자오시역의 소란, 그리고 4월의 푸른 예감
자오시역에 발을 내디뎠을 때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한 것은 투명할 정도로 짙은 파란색이었다. 4월의 이란은 습기 없이 보송했고, 코끝을 스치는 공기는 적당히 서늘해 숨을 들이켤 때마다 폐부 깊숙이 청량함이 차올랐다. 멀리 보이는 산의 능선마저 옅은 푸른빛으로 물들어 있어, 마치 수채화 속으로 걸어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우리 일행 중 한 명은 내리자마자 지도를 거꾸로 든 채 당당하게 반대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야, 저기 아니라고!"라고 외치려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 뒷모습을 구경하며 천천히 따라가는 것이 이번 여행의 묘미 같았으니까. 보도블록 위를 구르는 캐리어의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경쾌한 리듬을 만들었고, 우리는 서로의 보폭을 억지로 맞추지 않은 채 느슨하게 흩어졌다. 누군가는 앞서나가고 누군가는 계속 뒤처졌지만, 그 벌어진 간격조차 적당해 보였다. 억지로 발을 맞출 필요가 없는 여행, 그것이 이번 여정의 유일한 규칙이었다.
유황 향기가 이끄는 낯선 골목의 다정함
역에서 호텔로 향하는 길목마다 눅눅하면서도 알싸한 유황 냄새가 배어 있었다. 그 냄새는 마치 이곳이 온천 마을임을 알리는 보이지 않는 이정표처럼 우리의 감각을 계속해서 자극했다. 계획에도 없던 작은 간식 가게 앞에 멈춰 섰을 때, 무심한 표정의 주인장이 내어준 지역 과자는 달콤하고 바삭했다. "너 옷 너무 얇게 입은 거 아냐?" 4월의 변덕스러운 바람에 어깨를 움츠린 친구를 보며 우리는 낄낄거렸다. 길가에 핀 이름 모를 들꽃들이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흔들리고, 그 사이로 온천 계란을 파는 가게들의 활기가 거리까지 흘러나왔다. 굳이 가게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그곳의 온기와 소란함이 피부에 닿았다. 우리는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 걷는 대신, 하늘을 가로지르는 구름의 모양을 멍하니 관찰하며 걸음을 늦췄다.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않는 시간, 그저 발길 닿는 대로 걷고 눈에 보이는 것을 기록하는 단순함이 주는 쾌적함이 우리를 감쌌다. 길을 잘못 들어 마주친 좁은 골목의 고요함조차 예정된 행운처럼 느껴지는 오후였다.
Jiao Xi Zhang Rong Feng Huang Jiu Dian, 온전한 쉼표를 찍는 공간
드디어 도착한 Jiao Xi Zhang Rong Feng Huang Jiu Dian의 로비는 넓고 정갈한 공기로 가득했다. 체크인을 마치고 객실 문이 열리자마자 우리가 한 일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가장 넓어 보이는 자리를 찾아 몸을 던지는 것이었다. 심플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의 방 안에는 빳빳하게 다려진 시트의 서늘한 감촉과 몸을 부드럽게 받쳐주는 적당한 탄성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 방의 진정한 주인공은 단연 객실 내 온천탕이었다. 뜨거운 물을 가득 채우고 몸을 담그자, 비단 한 겹을 얇게 바른 듯 미끄러운 탄산수소염천의 촉감이 피부를 부드럽게 감쌌다. "아,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나란히 앉아 내뱉은 짧은 한마디 속에 깊은 안도감이 섞여 있었다. 뜨거운 물속에서 근육이 느슨하게 풀리는 감각을 느끼며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 관계라는 것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저녁으로 제공된 뷔페는 화려한 수식어보다 맛 그 자체로 우리를 압도했다. 갓 조리되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요리들을 접시에 가득 담아 말없이 나누어 먹으며, 우리는 비로소 여행의 허기를 채웠다. 배가 부르자 3층 휴게 시설로 향했다. 그곳에는 핸드풋볼 테이블과 게임기, 탁구대가 마련되어 있어 정적인 휴식과는 또 다른 활기를 띠고 있었다. 우리는 누가 더 못하는지를 겨루며 핸드풋볼 경기를 했고,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튈 때마다 건조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정수기 옆에서 물병을 채우며 나누던 실없는 대화들, 그리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푹신한 침대에 몸을 던졌을 때의 그 아늑함. 여행의 목적이 그저 '잘 누워있는 것'이었다면, 이곳은 완벽한 정답이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이고, 맛있는 것을 먹고, 편안한 곳에서 잠드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의 할 일은 모두 끝난 셈이었다.
창밖으로 4월의 밤공기가 낮게 고요해져 있었다.
- Jiao Xi Zhang Rong Feng Huang Jiu Dian 3층 휴게실의 핸드풋볼 테이블에서 가벼운 내기를 즐겨보세요.
- 미끄러운 촉감의 탄산수소염천에 몸을 담그고 일상의 긴장을 완전히 내려놓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