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기억을 깨우는 하루의 다섯 가지 소리
두툼하고 폭신한 카펫 위로 캐리어 바퀴가 굴러가는 둔탁한 마찰음. 첫째 아이는 이미 설렘을 이기지 못하고 저만치 앞서 달려가고 있었다. 체크인을 기다리는 로비의 공기는 적당히 미지근했고, 은은한 시트러스 향이 코끝을 스쳤다. 이 소리는 단순한 이동의 소음이 아니라, 일상의 소란함을 뒤로하고 이곳에서의 온전한 머무름이 시작되었다는 다정한 신호처럼 들렸다.
뷔페의 하얀 접시들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가벼운 달그락 소리. 이란 지역의 색채가 짙게 배어 있는 현지 음식들이 접시 위에 소복이 쌓였다. 아내가 아이의 접시에 정성스레 음식을 덜어주며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렴"이라고 속삭이는 낮은 목소리가 섞여 들었다. 화려한 만찬은 아니었지만, 서로의 식성을 살피는 다정한 대화와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음식들 덕분에 마음까지 든든하게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욕조에 뜨거운 온천수가 쏴아 하며 차오르는 소리. Jiao Xi Zhang Rong Feng Huang Jiu Dian의 온천 별장에서 마주한 물결은 피부에 비단 한 겹을 바른 듯 매끄럽고 부드러웠다. 아이들이 물속에서 첨벙거리며 내는 웃음소리가 욕실의 하얀 벽면에 부딪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따뜻한 물속에서 서로의 발가락을 간지럽히며 터뜨리는 소란스러운 웃음들이 가족이라는 이름의 유대감을 더욱 단단하게 묶어주었다.
"아빠, 저 산은 왜 하얀색이야?"라고 묻는 둘째의 맑고 작은 목소리. 창밖으로는 3월의 통화꽃이 하얗게 내려앉아 마치 산등성이에 눈이 쌓인 듯한 장관이 펼쳐져 있었다. 아이의 순수한 질문에 서둘러 정답을 알려주려 애쓰지 않았다. 그저 아이의 작은 어깨를 감싸 안고 함께 그 풍경을 바라보았다. 봄의 공기는 조금 눅눅했지만, 아이의 목소리만큼은 숲속의 새벽 공기처럼 쾌적하고 청량했다.
모두가 깊은 잠에 빠진 밤, 객실의 에어컨이 낮게 웅웅거리며 내는 일정한 소리. 몸을 포근하게 감싸는 두툼한 침구의 무게감이 안도감을 주었다. Jiao Xi Zhang Rong Feng Huang Jiu Dian의 정적 속에서 들려오는 가족들의 규칙적인 숨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함께 누워 있는 것, 그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이었음을 깨닫는 평온한 순간이었다.
젖은 머리카락 끝에 남은 은은한 유황 향기가 포근한 밤의 공기와 섞여 들었다.
- Jiao Xi Zhang Rong Feng Huang Jiu Dian의 조식 뷔페에서 이란 지역의 풍미가 담긴 요리를 천천히 음미해 보세요.
- 호텔 인근 쟈오시 거리를 가볍게 산책하며 3월의 다정한 봄 공기를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