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을 예약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면, 그냥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하세요. 우리도 딱히 계획 같은 건 없었거든요. 그저 12월의 어느 날, 시린 공기를 피해 어디론가 숨어들고 싶었을 뿐이죠. 거창한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온전해지는 그런 곳이니까요.
심해의 고요를 닮은 파란색의 위로
Cozzi blu He Yi Fan Dian의 문을 열었을 때, 우리를 맞이한 건 깊은 바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짙은 파란색의 파동이었다. 세련된 오션 스타일의 객실은 마치 도시 한복판에서 만난 작은 심해 같았다. 하얀 시트 위로 내려앉은 코발트빛 조명은 서늘하면서도 포근했고, 침대에 몸을 던지는 순간 느껴지는 바스락거리는 면의 촉감과 푹신한 매트리스가 온몸의 긴장을 느슨하게 풀어주었다. "여기 정말 조용하다," 누군가 나직하게 읊조린 말은 파란 공기 속에 부드럽게 녹아들었다. 방 안의 온도는 적당히 미지근했고, 두꺼운 벽 너머의 소음은 완전히 차단되어 오직 서로의 존재감만이 선명했다.
밖으로 나서자 12월의 타오위안 바람이 뺨을 날카롭게 스쳤다. 칼날처럼 시린 바람이었지만, 그 덕분에 맞잡은 손바닥의 온기는 더욱 뜨겁고 명확하게 각인되었다. 5분 정도 걸어 도착한 화타이 명품성에서는 밤하늘에서 인공 눈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차갑고 축축한 하얀 입자들이 어깨 위에 내려앉을 때마다 우리는 아이처럼 웃음을 터뜨렸다. 화려한 크리스마스 조명이 보석처럼 빛나는 거리에서, 우리는 특별한 대화 없이 그저 서로의 보폭을 맞추며 천천히 걸었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 푸른 로비의 조명을 마주했을 때, 마치 거친 파도를 지나 안전한 항구에 도착한 것 같은 안도감이 밀려왔다. 나쁘지 않은, 아니 꽤 근사한 밤이었다.
달콤한 침묵과 60퍼센트의 온기
다음 날 방문한 작은 가게 타마타마에서 맛본 겨울 한정 딸기 푸딩은 이 여행의 가장 달콤한 조각으로 남았다. 낡은 외관의 집 안으로 들어서자 정갈하고 차분한 공기가 우리를 감쌌다. 붉은 딸기가 정점으로 놓인 차가운 디저트를 한 숟가락 떠 넣자, 묵직한 달콤함과 신선한 산미가 혀끝에서 조화롭게 춤을 췄다. 입가에 묻은 크림을 서로 닦아주며 나누던 작은 웃음, 그 찰나의 온도가 어떤 화려한 만찬보다 충만하게 느껴졌다.
다시 돌아온 Cozzi blu He Yi Fan Dian의 객실은 여전히 깊은 바다색이었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다시 침대에 누웠다. 한 사람은 책장을 넘기는 사각거리는 소리를 냈고, 다른 한 사람은 눈을 감은 채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뱉었다. 억지로 무언가를 채우려 하지 않아도, 그저 함께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된 기분이었다. 삶의 에너지를 60퍼센트만 쓰고 나머지는 오롯이 나를 위해 비축하는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허락을 받은 기분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존재를 관조하며 12월의 끝자락을 파랗게 물들였다. 다시 이곳에 온다면, 그때도 우리는 아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 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12월의 어느 파란 방에서, 낮은 숨소리를 기억하며.
- 화타이 명품성의 인공 눈이 내리는 밤거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어보세요.
- 타마타마의 겨울 한정 딸기 푸딩이 주는 달콤한 위로를 꼭 경험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