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들리에의 정적과 게임기의 소음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천장의 거대한 수정 샹들리에가 쏟아내는 빛의 파편들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하지만 화려한 빛보다 먼저 나를 맞이한 것은 피부에 닿는 서늘하고 정제된 에어컨 바람이었다. 6월의 화롄은 끈적이는 습기로 가득했고, 밖에서는 소금기 섞인 태평양의 바람이 불었지만 이곳의 공기는 마치 다른 세상처럼 쾌적했다. 발소리를 부드럽게 집어삼키는 두꺼운 카펫의 질감이 안도감을 주었다. 클래식 4인실의 문을 열자 은은한 이탈리아제 욕실 용품의 시트러스 향이 코끝을 스쳤다. 180센티미터 너비의 커다란 침대 두 개가 놓인 공간, 그 위에 몸을 누이면 세상의 모든 소음이 차단될 것 같은 적당한 무게감의 침구가 나를 감싸 안았다. '완벽한 휴식의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로비에 발을 들이자마자 누가 먼저 게임룸을 찾는지 내기를 하며 소란스럽게 뛰어 들어갔다. 짐을 풀기도 전에 닌텐도 스위치 앞으로 달려가 컨트롤러를 움켜쥐었다. 고전 오락기 앞에 쪼그리고 앉아 버튼을 다급하게 누르는 '딸깍' 소리가 복도까지 울려 퍼졌을 것이다. 객실에 들어섰을 때는 이미 모두가 흥분 상태였다. 넓은 방에 커다란 침대가 두 개나 놓여 있는 것을 보자마자 누가 어디서 잘지를 두고 한바탕 유쾌한 전쟁이 벌어졌다. 침대 위에서 가볍게 점프를 해봤는데, 몸을 튕겨내는 탄성이 생각보다 좋아 한동안 짐 가방을 구석에 밀어두고 뒹굴었다. 옷가지가 여기저기 흩어지고 방 안은 금세 엉망진창이 되었지만, 그 무질서함이 오히려 여행의 해방감을 더해주어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붉은 고추기름, 서로 다른 미각의 기록
화롄 상편식에서 주문한 홍유초수는 시각적인 강렬함부터 남달랐다. 진한 붉은색의 고추기름이 완탕의 얇고 투명한 피를 매끄럽게 감싸고 있었다. 숟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떠올리니 탱글탱글한 새우 한 마리가 수줍게 모습을 드러냈다. 입안에서 톡 터지는 새우의 식감과 혀끝을 자극하는 알싸한 기름의 맛이 정직하게 다가왔다. 과장되지 않은, 재료 본연의 맛을 충실히 따르는 맛이었다. 옆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현지인들의 낮고 느긋한 대화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깔렸고, 뜨거운 국물을 한 모금 마시자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혔다. 하지만 그 땀조차 이 식사의 일부처럼 느껴졌으며, 정갈한 맛의 조화 속에서 깊은 만족감을 느꼈다.
식당 안은 그야말로 활기 넘치는 아수라장이었다. 28도의 습한 공기가 가게 내부까지 밀고 들어와 모두가 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우리는 서로의 젖은 머리카락을 보며 낄낄거렸다. 코끝을 찌르는 매콤한 고추기름 향이 식욕을 자극했고, 우리는 누가 더 많이 먹나 내기를 하며 접시를 빠르게 비워냈다. 입술이 빨갛게 달아오른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볼 때마다 웃음이 터져 나왔다. 주변의 소란스러운 소음과 끈적한 열기, 그리고 맵싸한 음식의 맛이 뒤섞여 '6월의 화롄'이라는 하나의 강렬한 장면으로 완성되었다. 정교한 맛의 분석보다는 함께 땀 흘리며 웃고 떠들었던 그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훨씬 더 진한 기억으로 남았다.
침묵마저 완벽했던 단 하나의 풍경
고층 객실의 창문을 활짝 열면 서쪽으로는 중앙산맥의 짙은 녹음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동쪽으로는 끝없는 태평양의 푸른 수평선이 거울처럼 펼쳐졌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말을 멈췄다. 평소라면 쉴 새 없이 떠들었을 친구들도, 늘 무언가를 세밀하게 관찰하던 나도 그 압도적인 자연의 규모 앞에서는 겸허하게 침묵했다. A Si Ma Li Jing Da Fan Dian이 제공하는 가장 큰 사치는 바로 이 탁 트인 시야였다. 도시의 편리함 속에 머물면서도 자연의 거대함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는 것. 우리는 그 풍경이 경이로웠다는 사실에만은 전적으로 동의했다. 특별한 대화는 필요 없었다. 그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같은 바람을 맞고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위로가 되었다.
창밖으로 보랏빛과 오렌지빛이 섞여 물들어가는 6월의 하늘이 천천히 내려앉았다.
- A Si Ma Li Jing Da Fan Dian 고층 객실에서 산과 바다를 동시에 조망하며 사색에 잠길 것
- 화롄 상편식의 홍유초수와 채기 두유의 달콤하고 매콤한 조합을 경험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