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진짜로, 진짜 새벽 6시에 일어나는 거야"
"내일은 진짜로, 진짜 새벽 6시에 일어나는 거야." 누군가 비장하게 선언했다. "너 아까 자전거 축제 가자며!" 옆에서 낄낄거리며 툭 던진 말에 그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갔잖아, 호텔 로비까지!" "그걸 간 거라고 우기는 거야 지금?" "효율적인 이동이었어. 내 소중한 체력을 안배한 거라고." 다들 동시에 헛웃음을 터뜨렸다. 우리는 이번 여행의 목표를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잡았지만, 입으로는 여전히 정복자 같은 거창한 계획을 뱉어내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우린 아무것도 안 했어." "아니, 크림빵은 먹었잖아. 그건 엄청난 성취야." 입가에 묻은 하얀 크림을 닦아내며 누군가 덧붙였다. 서로의 게으름을 칭찬하고 비웃는, 우리만의 다정한 방식이었다. 로비의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땀에 젖은 뒷덜미를 스쳤고, 우리는 그 쾌적함에 취해 한참을 떠들었다.
소음마저 둥글게 말아 쥐는 안락함
우리가 머문 Yan Bo Da Fan Dian의 객실은 묘한 안도감을 주는 구석이 있었다. 이곳의 시그니처인 '버블' 테마는 단순한 인테리어의 장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세상의 모든 소란과 강박으로부터 우리를 분리해주는 투명하고 견고한 막처럼 느껴졌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발끝에 닿는 카펫의 묵직한 질감이 모든 발소리를 집어삼켰다. 누군가 크게 웃어도 그 소리가 벽에 부딪혀 날카롭게 돌아오는 대신, 둥근 공간의 흐름을 타고 부드럽게 흩어졌다.
9월의 이란은 공기가 정직했다. 창문을 조금 열어두면 들어오는 바람에서 습기가 빠진 건조한 가을 냄새가 났다. 오후 4시의 햇살이 하얀 침대 시트 위에 길게 누워 있었고,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각자의 짐을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져두었다. 캐리어 하나가 복도 한가운데를 가로막아 작은 장애물 경주 코스가 되었지만, 누구 하나 치우려 하지 않았다. 그 무질서함이 오히려 완벽한 휴식처럼 다가왔다.
빳빳하게 다려진 시트의 서늘한 촉감이 피부에 닿을 때, 촌화 빵집에서 사 온 해염 크림빵을 한 입 베어 물었다. 혀끝에 먼저 닿는 짭조름한 소금 결정, 그리고 뒤이어 밀려오는 버터의 묵직한 풍미. 입안에서 느껴지는 그 구체적인 맛의 순서가 좋았다. 호텔의 곡선형 벽면을 따라 흐르는 은은한 간접 조명은 눈을 피로하게 하지 않았고, 우리는 그 적당한 조도 아래서 각자의 스마트폰을 보거나 의미 없는 말을 주고받았다. 대단한 깨달음 같은 건 없었다. 다만, 이 둥근 방 안에 함께 있다는 사실이 충분했다. 무용(無用)한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가는 감각. 그것이야말로 여행이 줄 수 있는 가장 사치스러운 즐거움이었다.
불 꺼진 방, 낮아진 목소리들의 온도
"사실 나, 이번에 회사 그만둘까 생각 중이야." 갑자기 낮아진 목소리가 정적을 깼다. 낮의 소란함은 어디로 갔는지, 방 안에는 이제 작은 숨소리와 낮은 가습기 소리만 남았다. "그만두면 뭐 하게?" "글쎄. 그냥 좀 누워 있으려고." "나쁘지 않네." 우리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 몸을 뒤척이며 옅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 한숨이 공기 중에 섞여 들어가는 소리가 들릴 만큼 고요했다. "그냥 이렇게 계속 있으면 좋겠다." "그건 좀 과해. 월요일엔 출근해야지." "그래, 그건 맞지." 다시 작은 웃음이 터졌다. 진지함과 농담 사이의 그 짧은 간극. 우리는 서로의 불안을 굳이 위로하려 하지 않았다. 그저 어둠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느끼며 옆에 누워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대답이 되었다. 낮 동안의 가벼운 농담들이 걷힌 자리에, 조금 더 무겁고 진실한 마음들이 둥글게 모여 앉아 있었다.
창밖으로 9월의 둥근 달이 낮게 내려앉아 있었다.
- 촌화 빵집의 해염 크림빵을 사서 푹신한 침대 위에서 나눠 먹기
- Yan Bo Da Fan Dian의 마법 같은 네온 바에서 무심하게 칵테일 한 잔 즐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