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이란은 공기가 눅눅했다. 피부에 쩍쩍 달라붙는 습기 속에 Xiang Ge Li La Dong Shan He Du Jia Fan Dian의 웅장한 성곽 같은 외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체크인하러 들어서는 순간, 콧속을 스치는 서늘한 에어컨 바람에 젖은 앞머리가 순식간에 말라붙었다. 우아하게 입장하려던 다짐은 이미 증발해 버린 뒤였다.
차갑고 걸쭉한 녹두 우유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갈 때, 비로소 여름의 한복판에 서 있음을 실감했다. 밤 8시 반, 로비에서 제공하는 야식의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배를 채우기보다 기분을 채우는 적당한 양, 그 소박한 맛이 오히려 더 달콤하게 느껴졌다.
"여기 진짜 유럽 같지 않아?" 친구가 천장의 화려한 몰딩을 가리키며 물었다. 나는 멍하니 금빛 장식을 바라보다 대답했다. "글쎄, 에어컨만 빵빵하면 거기가 유럽이지." 우리의 낭만 없는 대화가 높은 천장 아래로 공허하게 울려 퍼졌지만, 입가에는 낄낄거리는 웃음이 걸려 있었다.
자전거를 빌려 탔다. 목적지는 없었다. 그저 페달을 밟을 때마다 뺨을 스치는 미지근한 바람과 길가에 핀 이름 모를 풀들의 진한 초록색 향기만이 가득했다. 결국 호텔 주변을 세 바퀴나 돌고는 "오늘 운동 끝!"이라며 당당하게 복귀했다. 효율성이라곤 전혀 없는, 완벽하고 무용한 낭비였다.
실내 수영장의 물은 체온과 비슷해 부드럽게 몸을 감쌌다. 물속에서 들리는 소리는 둔탁하고 아득했다. 7월의 태양이 밖에서 날뛰고 있을 때, 나는 수면 위에 가만히 누워 푸르스름한 천장을 보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이 물결처럼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밤 8시, Xiang Ge Li La Dong Shan He Du Jia Fan Dian의 클래식한 로비에서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상영 중이었다. 벨벳 소재의 묵직한 가구들에 기대어 만화 영화를 보는 풍경. 화려한 예술품들과 어린아이 같은 취향의 부조화가 묘하게 즐거웠다. 고급스러운 공간에서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머무는 그 간극이 주는 여유가 좋았다.
갑자기 하늘이 낮게 내려앉더니 소나기가 쏟아졌다. 눅눅한 흙내음이 확 끼쳐왔고, 옷은 금세 무거워졌다. 하지만 젖은 채로 방에 들어와 빳빳하고 뽀송뽀송한 흰 시트 위에 몸을 던졌을 때의 쾌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창밖의 빗줄기가 마치 정교하게 그려진 수채화처럼 보였다.
침대에 누워 낮은 조명 아래 천장을 보았다. 특별한 사건은 없었지만, 친구들의 나른한 말소리와 간간이 터지는 웃음소리가 방 안의 온도를 적당히 데워주었다. 삶이 꼭 특별한 서사로 가득 차야 할까. 이렇게 무용한 순간들이 겹겹이 쌓여 하루를 채우는 것이야말로 진짜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창가에 맺힌 빗방울이 느리게 아래로 흐른다.
- 로비에서 상영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멍 때리기에 최고야.
- 자전거 빌려서 정처 없이 돌아봐. 그게 진짜 힐링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