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의 시작은 누가 가장 먼저 짐을 빠뜨릴지 내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결과는 참담했다. 셋 다 칫솔을 챙기지 않은 것이다. 결국 호텔 1층 편의점의 차가운 형광등 아래서 똑같이 생긴 플라스틱 칫솔 세 개를 샀다. 손끝에 닿는 딱딱한 포장지의 감촉과 그 멍청한 일치감이 묘하게 안심이 됐다.
저녁으로 나온 건강 솥 요리에는 산싱 지역의 파가 듬뿍 들어 있었다. 뚜껑을 열자마자 확 끼쳐오는 알싸한 파 향과 뜨거운 육수에 살짝 데쳐진 소고기의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Jiao Xi Qi Lin Jiu Dian 1층에서 맛본 달콤한 웰컴 스낵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이었다. 배가 부르자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말이 적어졌다.
"우리는 지금 탐험을 하는 거야, 아니면 침대와 욕조 사이를 무한 왕복하는 셔틀이야?" 친구가 젖은 머리를 털며 물었다. 나는 눈을 감은 채 대답했다. "이게 바로 효율의 극치이자 럭셔리한 게으름이지." 우리는 서로의 나태함을 기꺼이 인정하며 낄낄거렸다.
수심 120센티미터의 실내 수영장, 락스 냄새가 섞인 습한 공기 속에서 한 친구가 야심 차게 다이빙을 시도했다. 결과는 거대한 물벼락과 함께 터져 나온 비명이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꽂혔지만, 우리는 10분 동안 배를 잡고 웃어댔다. 그 소란스러운 소음조차 쾌적하게 느껴지는 오후였다.
높은 층의 온천탕에 몸을 깊숙이 담그고 멀리 거북이섬의 실루엣을 보았다. 4월의 서늘한 공기는 23도였고, 피부를 감싸는 온천수는 기분 좋게 뜨거웠다. 차가운 뺨과 뜨거운 몸 사이의 명확한 온도 차이가 정신을 맑게 깨웠다. 그냥 그렇게 가만히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Jiao Xi Qi Lin Jiu Dian의 침대는 광활했다. 바스락거리는 하얀 시트의 감촉이 피부에 닿았고, 옆 사람의 존재를 완전히 잊은 채 대자로 누울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었다. 은은한 조명 아래 천장의 무늬를 하나하나 세다 보니 어느새 잠이 쏟아졌다. 눕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었다면, 이번 여행은 완벽한 성공이었다.
원산의 통화 숲으로 향했다. 4월의 나무들이 하얀 꽃을 터뜨려 마치 온 세상에 눈이 내린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눅눅한 흙내음과 꽃향기가 섞인 공기를 마시며 한참을 걷자 종아리가 뻐근해졌다. 우리는 서로 다리가 아프다고 투덜거렸지만, 누구 하나 발걸음을 멈추려 하지 않았다.
이란의 하늘은 투명한 파란색이었다. 어떤 특별한 의미나 거창한 깨달음을 찾으려 애쓰지 않았다. 그냥 좋았으니까 간 것이고, 좋았으니까 기억에 남는 것이다. 그렇게 무용한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 꽤 괜찮은 하루라는 무늬를 만들어냈다.
파란 하늘 아래, 우리는 그냥 거기 있었다.
- Jiao Xi Qi Lin Jiu Dian 고층 객실에서 바라보는 거북이섬 뷰는 정말 환상적이야.
- 원산의 하얀 통화꽃 길을 걷고 나서 먹는 현지 음식의 맛을 꼭 느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