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눅한 공기를 걷어내고 가족의 온기를 채울 수 있을까?
3월의 이란은 습기가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는 계절이다. 잿빛 하늘이 어느 순간 옅은 초록색으로 물들 때쯤, 쟈오시 역에 내린 우리 가족을 맞이한 건 보도블록 위를 요란하게 구르는 캐리어의 금속성 소음이었다. 228 연휴의 인파 속에 섞여 걷다 보면 어느새 지쳐버리는 아이들의 작은 어깨가 안쓰러웠다. 그렇게 5분쯤 걸어 도착한 Jiao Xi Qi Lin Jiu Dian의 로비는 소란한 세상에서 분리된 고요한 섬 같았다.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서늘한 에어컨 바람과 은은한 아로마 향이 눅눅했던 기분을 단숨에 씻어내 주었다. 1층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달콤한 웰컴 스낵을 한 입 베어 물자,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여행의 긴장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배정받은 객실의 커다란 고정창을 통해 오후 4시의 나른한 햇살이 소파 위로 길게 누워 있었다. 아이들이 그 빛의 조각 위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여행이란 결국 계획되지 않은 소란함 속에서 이런 작은 평온의 조각을 발견하는 일이라고. 깨끗하게 정돈된 하얀 침구의 바스락거리는 촉감이 우리 가족을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아이의 눈에 비친 온천은 어떤 마법이었을까?
"엄마, 물이 왜 이렇게 미끈거려요?" 둘째가 70센티미터 깊이의 스파 풀에 몸을 담그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비단 한 겹을 얇게 바른 듯 매끄러운 탄산수소염천의 촉감이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3층의 넓은 실내 수영장은 통풍이 잘되어 쾌적했고, 하얀 수증기가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풍경은 마치 구름 속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120센티미터 깊이의 풀에서 헛발질을 하며 낄낄거리는 큰애의 웃음소리가 수영장 천장에 부딪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내 발가락이 물고기야!"라고 우기는 아이의 엉뚱한 상상력이 따뜻한 온천수 속에 섞여 유영했다. 노천탕에 앉아 바라본 란양 평원은 낮게 깔린 안개 사이로 투명한 빛을 내뿜고 있었고, 뺨을 스치는 서늘한 바람과 몸을 감싸는 뜨거운 물의 명확한 온도 차이는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감각의 유희였다. 물 밖으로 나왔을 때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아이들의 뺨과, 복도 카펫 위에 점점이 남겨진 작은 물자국들은 그들이 이곳에서 얼마나 순수한 즐거움을 만끽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였다. 수건으로 머리를 감싼 채 뒤뚱거리며 걷는 아이들의 뒷모습에서 나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가족의 풍경을 보았다.
체크아웃 후 마음속에 남을 단 하나의 장면은 무엇일까?
산싱 지역의 파와 마늘 향이 진하게 배어 나온 전골 요리를 함께 나누던 저녁 시간이었다. 원적외선 가스레인지 위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국물 너머로 서로의 얼굴에 맺힌 땀방울과 만족스러운 미소가 보였다. 고기를 살짝 데쳐 파와 함께 입에 넣었을 때 느껴지는 담백한 온기는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억지로 채소를 먹으라고 다그치지 않아도, 따뜻한 국물에 취해 야금야금 식사를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했다. Jiao Xi Qi Lin Jiu Dian의 넓은 객실 속에서 함께 누린 그 적당한 침묵과 나른함은, 그 어떤 화려한 관광지보다 더 깊은 안도감을 주었다. 다음 날 아침,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숙식 요리와 달콤한 디저트가 가득한 뷔페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창밖의 선명해진 풍경을 바라보았다. 대단한 깨달음은 없었지만, 그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함께 밥을 먹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장소만 옮겨졌을 뿐인데,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 주는 충만함이 마음속에 묵직하게 자리 잡았다.
물기 어린 수건이 가지런히 놓인 침대 위로 아이들이 겹쳐 잠들었다.
- 쟈오시 역에서 도보 5분 거리의 편의점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미리 준비하세요.
- 저녁 전골 요리에 현지 특산물인 산싱 파를 듬뿍 넣어 깊은 풍미를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