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0, 금빛 햇살이 내려앉은 조식 식당
아이들은 눈을 뜨자마자 약속이라도 한 듯 배가 고프다며 보챘다. Jiao Xi Qi Lin Jiu Dian의 조식 뷔페에 들어서자, 갓 구워낸 크루아상의 고소한 버터 향과 진한 커피 내음이 공기 중에 겹겹이 쌓여 코끝을 간질였다. 창가로 스며드는 12월의 투명한 아침 햇살이 하얀 식탁보 위로 부드럽게 쏟아졌다. 첫째는 접시 위에 알록달록한 제철 과일을 산처럼 쌓아 올렸고, 둘째는 오렌지 주스를 마시다 턱밑까지 주황색 물줄기를 흘리며 깔깔거렸다. 이란 사람들의 환대라는 것이 아마 이런 온기일까. 풍성하게 차려진 음식들을 보며 마음속에 몽글몽글한 만족감이 피어올랐다.
둘째가 갑자기 내 옷자락을 꼭 쥐더니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 "아빠, 온천은 지구가 보글보글 끓인 국물이야?" 나는 대답 대신 짭조름한 베이컨 한 조각을 입에 넣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식당 안을 가득 채운 아이들의 소란스러움은 소음이라기보다, 이곳이 살아 숨 쉬는 공간임을 알려주는 활기찬 배경음악처럼 느껴졌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문밖에서 기다리는 12월의 서늘한 공기조차 기분 좋은 설렘으로 다가왔다.
14:00, 정지된 시간과 하얀 침대의 안식
오전 내내 거리의 활기를 만끽했다. 호텔 문을 나서면 바로 편의점과 약국이 있어 편리했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5분만 걸으면 탕웨이거우 온천 공원과 정겨운 시장이 나타났다. 이순헌에서 아기자기한 기념품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아이들의 어깨가 조금씩 처지기 시작했다. 다시 돌아온 객실은 23제곱미터의 아늑한 공간이었다. 너무 넓지도, 좁지도 않은 그 적당한 거리감이 우리 가족을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방 한 면을 차지한 커다란 창문 너머로 12월의 이란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걸려 있었다. 열리지 않는 창문이었기에 오히려 그 너머의 세상은 정지 화면처럼 고요했다. 180*200 사이즈의 광활한 침대에 세 식구가 한꺼번에 몸을 던졌다. 빳빳하게 잘 말려진 시트의 서늘한 감촉과 몸을 깊숙이 받아주는 쿠션감이 안도감을 주었다. 첫째는 이미 깊은 잠에 빠져 고른 숨소리를 냈고, 둘째는 내 팔을 베개 삼아 웅얼거리다 이내 잠들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누워 있는 것. 여행의 진정한 목적이 이것이었다면, 나는 이번 여정에서 가장 소중한 조각을 찾아낸 셈이다. 무용한 시간이 주는 묵직한 안락함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19:00, 산싱 파의 알싸한 향과 훠궈의 온기
저녁 식사는 호텔 내에서 건강 훠궈를 즐기기로 했다. 원적외선 가스레인지 위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육수의 진한 향기가 식욕을 자극했다. 담백한 채수 속에 얇게 썰린 소고기 양지와 돼지 어깨살이 부드럽게 익어갔다. 특히 이 지역의 자랑이라는 산싱 파와 마늘종을 듬뿍 넣자, 국물에 알싸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더해져 맛의 층위가 풍성해졌다.
"이 풀은 맛이 이상해!" 첫째가 파를 젓가락으로 골라내며 투덜거렸지만, 정작 잘 익은 고기를 집어 먹을 때는 그 누구보다 진지한 표정이었다. 뜨거운 김이 몽글몽글 피어올라 맞은편에 앉은 아내의 얼굴이 안개 속에 가려진 듯 흐릿하게 보였다. 우리는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았다. 그저 뜨거운 국물을 천천히 들이켜고, 부드러운 고기를 씹으며 서로의 눈빛으로 만족감을 공유했다. 12월의 추위가 피부 끝에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훠궈의 뜨거운 기운이 몸 안쪽부터 천천히 채워주며 얼어붙었던 마음까지 녹여주는 기분이었다. 배가 부르자 비로소 주변의 고요한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22:00, 란양 평원을 품은 옥상 노천탕의 적막
아이들을 깊은 잠에 재우고 나서야 비로소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찾아왔다. 3층의 실내 수영장과 아이들이 좋아하던 스파 풀은 이제 아이들의 추억으로 남겨두고, 나는 Jiao Xi Qi Lin Jiu Dian의 정점인 옥상 노천탕으로 향했다. 12월의 밤공기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웠다. 옷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그 짧은 찰나, 피부에 닿는 공기가 서늘해 몸이 절로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순간, 묵직한 온기가 전신을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긴장을 풀어주었다.
탕 너머로는 란양 평원의 야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화려한 도심의 불빛은 아니었지만, 낮게 깔린 마을의 불빛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점점이 박혀 있었다. 물의 온도는 완벽했고, 피부에 닿는 느낌은 마치 최고급 비단 한 겹을 두른 것처럼 매끄러웠다. 사우나에서 땀을 뺀 뒤 다시 찬 공기를 들이마시며 탕에 몸을 뉘었다. 머릿속을 복잡하게 채우고 있던 일상의 잡념들이 뜨거운 물속으로 천천히 녹아내려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누군가는 이곳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고 하겠지만, 나는 그저 이 깊은 적막함이 좋았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오직 물의 무게와 나의 호흡에만 집중하는 시간. 다시 이곳에 돌아와 이 고요를 마시고 싶다고 생각했다.
젖은 수건이 바닥에 툭 떨어지는 소리를 끝으로, 우리는 다시 깊은 잠 속으로 고요히 머무했다.
란양 평원의 야경을 품은 노천탕에서 하루의 끝을 맺어보세요.
- 옥상 노천탕에서 밤하늘의 별과 평원의 불빛을 보며 명상하는 시간을 추천합니다.
- 석식 훠궈에 산싱 파를 듬뿍 넣어 이란 지역만의 깊은 풍미를 느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