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한 여름의 끝에서 가족이 함께 숨 쉴 틈을 찾는다면?
8월의 이란은 공기가 눅눅하다 못해 무겁다.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는 습도는 숨을 턱 끝까지 차오르게 만들고, 태풍이 휩쓸고 간 거리에는 묘한 정적과 함께 젖은 흙 내음이 진동한다. Jiao Xi Qi Lin Jiu Dian의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날카롭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젖은 셔츠를 빠르게 식히며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안도감을 준다. 체크인 후 안내받은 고층의 고급 객실에는 180x200 사이즈의 거대한 침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스락거리는 하얀 시트의 서늘한 감촉이 피부에 닿자 비로소 팽팽했던 긴장이 스르르 풀린다. 가족 여행은 대개 치밀한 계획과 예상치 못한 변수 사이의 싸움이지만, 이곳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호텔 문을 나서면 5분 거리의 쟈오시역과 편의점, 약국이 늘어서 있어 아이의 갑작스러운 배고픔이나 예상치 못한 요구에도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그 적당한 거리감이 주는 심리적 여유는 여행자의 마음을 너그럽게 만든다. 창밖으로 펼쳐진 정지된 풍경 속으로 몸을 밀어 넣으며, 우리는 비로소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라는 가장 사치스러운 휴식을 만끽했다.
아이들의 작은 제국, 그곳에서 발견한 가장 순수한 기쁨은?
둘째 아이는 70센티미터 깊이의 스파 풀에 발을 담근 순간, 비로소 자신의 영역을 찾은 듯 안심했다. 어른에게는 무릎 높이의 얕은 물이었지만, 아이에게는 끝없이 펼쳐진 거대한 바다이자 정복해야 할 영토였다. 물속에서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여긴 이제 내 나라야!"라고 외치는 아이의 맑은 목소리가 수면 위로 흩어졌다. 실내 수영장의 물결은 놀라울 정도로 미끈했다. 탄산수소염천 특유의 성분이 피부 위에 얇은 비단 한 겹을 덧씌운 것처럼 매끄럽게 감겼고, 물놀이 후의 나른함은 기분 좋은 무게감으로 온몸을 짓눌렀다. 저녁 식사로 제공된 건강 훠궈는 이번 여행의 미각적 정점이었다. 원적외선 가스레인지 위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육수 속으로 이 지역 특산물인 산싱 파와 마늘이 듬뿍 들어갔다. 알싸하면서도 달큰한 파 향이 뜨거운 김을 타고 코끝을 간지럽히자, 평소 채소를 멀리하던 첫째가 조심스레 파 한 조각을 건져 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 이건 좀 맛있네." 화려한 수식어보다 정직한 그 한마디가 식탁 위의 온기를 더했다. 뜨거운 국물로 속을 데우고 에어컨 바람에 살짝 식은 피부를 다시 달래는 단순한 반복 속에서, 아이들은 여행의 가장 핵심적인 즐거움을 발견하고 있었다.
체크아웃의 순간, 마음속에 깊이 각인될 단 하나의 장면은?
루프탑 노천탕에서 바라본 란양 평원의 파노라마는 잊을 수 없는 잔상으로 남았다.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하얀 수증기 너머로 거북섬의 실루엣이 아스라이 걸려 있었고, 하늘은 서서히 보랏빛으로 물들어갔다. 8월의 뜨거운 햇살이 정수리를 내리쬐지만, 몸을 감싼 온천수의 묵직한 무게감은 나를 지구 중심 방향으로 지긋이 눌러주며 모든 잡념을 씻어내렸다. 방으로 돌아와 객실의 우아한 귀비의자에 몸을 깊숙이 기대자, 은은한 나무 향이 배어 있는 목제 바가지의 잔향이 코끝을 스쳤다. 아이들의 고른 숨소리와 젖은 수건이 바닥에 툭 떨어지는 소리, 낮은 조명 아래서 나누던 시시한 농담들. 대단한 깨달음이나 극적인 감동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눅눅한 여름날의 끝에 만난 적당한 온도의 물과 푹신한 침대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되었다. Jiao Xi Qi Lin Jiu Dian에서의 시간은 그렇게 물결처럼 부드럽게, 하지만 깊게 기억 속에 스며들었다.
아이의 젖은 머리카락에서 은은한 온천 냄새가 났다.
- 북문 녹두사 우유의 진한 달콤함으로 오후의 갈증을 달래보길 권한다.
- 탕웨이거우 온천공원의 소박한 시장 골목을 천천히 걷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