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제곱미터, 그 낯설고도 다정한 간격
쟈오시 역에서 내려 걷는 길, 길가에 늘어선 편의점과 기념품 가게들의 소란스러운 소음이 등 뒤로 서서히 멀어질 때쯤 Jiao Xi Qi Lin Jiu Dian에 도착했다. 우리가 배정받은 방은 23제곱미터. 아주 넓지도, 그렇다고 좁지도 않은 그 적당한 크기의 공간 속에 우리는 놓였다. 방 안에는 열 수 없는 커다란 창이 하나 있었고, 10월의 옅은 햇살이 바닥에 길게 늘어지며 오후의 나른함을 그려내고 있었다. 공기 중에는 은은한 유황 냄새가 섞여 있었고, 발끝에 닿는 카펫의 부드러운 촉감은 낯선 여행지의 긴장을 조금씩 걷어내 주었다.
방 안의 배치는 단순했다. 소파와 침대 사이의 거리, 그리고 침대에서 욕실까지 이어지는 짧은 동선. 나는 소파 끝에 앉아 있었고 당신은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있었다. 불과 몇 걸음 되지 않는 그 짧은 거리조차 우리는 서로의 영역을 조심스럽게 탐색하는 것처럼 굴었다. 180*200 사이즈의 커다란 침대는 우리 두 사람이 눕기에 충분하고도 남았지만, 처음 마주한 그 넓이는 오히려 생경한 거리감으로 다가왔다. 누군가 먼저 다가가기보다, 각자의 자리에 머물며 방 안의 공기가 우리에게 익숙해지기를 기다렸다. 특별한 대화는 없었지만, 가끔 복도에서 들려오는 낮은 발소리와 에어컨의 일정한 기계음이 적막을 메웠다. 그것은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섞인, 나쁘지 않은 거리감이었다.
말 없는 온기가 맞닿는 찰나의 지점
밤이 깊어지자 우리는 옥상에 있는 노천탕으로 올라갔다. 10월의 밤공기는 피부를 서늘하게 자극했지만, 뜨거운 물속으로 몸을 밀어 넣는 순간 그 서늘함은 기분 좋은 대비가 되어 온몸의 근육을 이완시켰다. 탄산수소염천의 물은 마치 피부에 얇은 비단 한 겹을 바른 것처럼 매끄럽고 미끄러웠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 란양 평원의 야경을 바라보았다. 멀리 거북섬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일렁이는 풍경은 마치 수채화처럼 몽환적이었다.
"물 온도, 딱 좋네."
당신이 낮게 읊조렸다.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당신의 어깨에 가만히 머리를 기대었다. 굳이 '아름답다'거나 '행복하다'는 말을 덧붙일 필요는 없었다. 같은 온도의 물속에서 같은 지평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모든 마음이 전달되고 있었으니까. 물결이 일 때마다 당신의 어깨가 내 팔에 살짝 닿았다가 떨어졌다. 그 찰나의 접촉은 어떤 긴 문장보다 더 솔직하고 다정하게 느껴졌다. 수증기가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서로의 숨소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언어가 사라진 자리를 채운 것은 규칙적인 물소리와 서로의 온기뿐이었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의 리듬을 맞춰가는 아주 느리고 조용한 방식이었다.
각자의 고요가 머무는 평온한 섬
저녁으로는 호텔의 양생 전골을 즐겼다. 원적외선 가스레인지 위에서 일정하게 끓어오르는 육수 속에 소고기 우둔살과 돼지 어깨살이 어우러졌고, 특히 산싱 지역의 특산물인 파와 마늘종이 듬뿍 들어가 알싸하면서도 담백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정직하고 깨끗한 맛이었다. 하지만 식사를 마친 뒤 Jiao Xi Qi Lin Jiu Dian의 방으로 돌아와서는 다시 각자의 고요 속으로 고요히 머무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읽다 만 책의 페이지를 천천히 넘겼고, 당신은 창가에 기대어 쟈오시 시내의 불빛들을 하나둘 세고 있었다. 같은 방, 같은 공기 속에 있었지만 우리는 각자의 세계에 머물렀다. 누군가 말을 걸어 이 적막을 깨야 한다는 강박은 더 이상 없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온전히 보장되는 '함께 있음'. 그것이 이 여행에서 발견한 가장 편안한 상태였다. 쾌적한 에어컨 바람이 피부를 스치고, 적당한 습도가 방 안을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무용한 시간이 흘러갔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고요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곁에 누군가 있다는 안도감을 공유하며 천천히 잠 속으로 고요해졌다.
따뜻한 수건의 온기가 손끝에 남았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 옥상 노천탕에서 란양 평원의 야경과 거북섬의 실루엣을 함께 감상해 보세요.
- 산싱 파가 듬뿍 들어간 담백한 건강 전골로 여행의 피로를 풀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