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잔디 위로 흩뿌려진 아이들의 순수한 소동
둘째가 갑자기 신발을 벗어 던진 것은 찰나의 일이었다. Jiao Xi Han Mu Jiu Dian의 '러웨이양' 플레이그라운드는 바닥 전체가 푹신한 인조 잔디로 덮여 있어, 아이들에게는 그곳이 거대한 초록색 바다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5월의 이란은 햇살이 적당히 나른했고, 공기는 습했지만 불쾌하기보다는 오히려 피부를 부드럽게 감싸는 포근함이 있었다. 아이들은 그 초록색 바닥 위에서 활쏘기 체험에 완전히 매료되어 있었다. 첫째는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진지한 표정으로 과녁을 노렸지만, 화살은 늘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 허공을 갈랐다. 그 서툰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나는 한참 동안 그 장면을 눈에 담았다. 주변에는 다른 가족들의 평화로운 풍경이 겹쳐졌다. 어떤 아이는 야구 그물망 앞에서 공을 던지며 환호했고, 어떤 아이는 그저 잔디 위에 대자로 누워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봤다. 무언가를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강박이 없는 공간, 그저 머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마법 같은 곳이었다. 잔디 사이로 꼼지락거리는 아이들의 작은 발가락들이 마치 물속을 유영하는 작은 물고기 떼처럼 보였다.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지만, 그 찰나의 시각적 평온함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이었다.
정적의 숲과 소음의 바다가 교차하는 복도
호텔 로비는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울 만큼 정갈했다. 높은 천장과 절제된 조명,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사람들의 대화가 마치 거대한 갤러리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1층 게임룸으로 들어서는 순간, 공기의 질감은 완전히 반전되었다. 플레이스테이션 레이싱 시뮬레이터의 거친 엔진 소리가 고막을 때렸고, 닌텐도 스위치의 경쾌한 효과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아이들은 그 소란스러운 디지털의 바다 속에서 완전히 무장 해제된 상태였다. 그때 둘째가 내 옷자락을 꼭 쥐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 "아빠, 온천물은 어디서 오는 거야? 땅속에 아주 커다란 주전자가 숨겨져 있어?"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그냥 그렇다고 대답해 주었다. 정답을 알려주는 것보다 아이의 엉뚱한 상상력을 지켜주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인 육아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다시 복도로 나오면 거짓말처럼 깊은 정적이 찾아왔다. 두꺼운 카펫이 모든 발소리를 집어삼켜,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묘한 부유감이 느껴졌다. 소란스러운 웃음소리와 깊은 침묵이 반복되는 리듬. 그 불균형한 조화가 오히려 내 마음을 더 깊은 편안함으로 이끌었다.
피부를 감싸는 비단 한 겹의 온기
객실 내 마련된 전용 온천탕에 몸을 깊숙이 담갔다. Jiao Xi Han Mu Jiu Dian의 물은 탄산수소염천이라고 했는데, 손끝이 물에 닿는 순간 일반적인 물과는 전혀 다른 질감이 느껴졌다. 미끄러웠다. 마치 피부 위에 아주 얇고 투명한 비단 한 겹을 덧바른 것 같은 매끄러운 촉감이었다. 뜨거운 물이 근육의 팽팽한 긴장을 천천히 녹여내릴 때쯤, 첫째가 자기 몸보다 훨씬 큰 호텔 가운을 입고 욕실로 뛰어 들어왔다. 가운 자락이 너무 길어 발에 걸린 아이가 휘청거렸고, 결국 내 무릎 위로 툭 엎어졌다. 아이의 몸에서 나는 젖은 수건의 냄새와 온천수의 눅눅한 향이 섞여 코끝을 스쳤다. 우리는 한동안 그렇게 서로 엉킨 채로 가만히 있었다. 물 온도는 더할 나위 없이 적당했고, 토토사의 고급스러운 설비가 갖춰진 욕실의 타일은 발바닥에 닿을 때마다 기분 좋은 온기를 전해주었다. 거창한 휴식이라는 단어보다는, 그저 적당한 온도의 물속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부유하는 상태.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여행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었다. 나쁘지 않은, 아니 아주 다정한 촉감이었다.
란양 평원의 알싸함과 달콤한 조각들
식사는 호텔 내의 엠유 뷔페에서 해결했다. 란양 평원에서 정성껏 길러낸 지역 식재료를 사용했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특히 산싱 파를 활용한 요리가 기억에 남는다. 입안에 넣는 순간 알싸한 향이 혀끝을 자극했고, 뒤이어 은은하게 퍼지는 달큰한 끝맛이 입맛을 돋웠다. 아이들은 뷔페의 화려한 디저트 구역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선물 가게에서 보았던 '금설서병'이라는 과자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추와 크랜베리가 듬뿍 들어간 누가 과자였는데, 한 입 베어 물자 쫀득한 식감과 함께 진한 달콤함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첫째는 입가에 하얀 설탕 가루를 묻힌 채로 계속해서 과자를 찾았고, 그 모습에 우리는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란양 평원의 신선한 채소들로 구성된 샐러드는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었으며, 간이 과하지 않아 재료 본연의 정직한 맛이 느껴졌다. 화려한 미식의 향연이라기보다, 땅의 기운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정갈한 식사였다. 배가 부르자 아이들은 금세 차분해졌고, 우리는 창밖으로 쏟아지는 5월의 황금빛 햇살을 바라보며 천천히 차를 마셨다. 그 정적이 꽤 달콤하게 느껴졌다.
야생생강꽃과 바다가 빚어낸 낯선 향기
호텔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5월의 이란이 가진 고유한 숨결이 느껴졌다. 계곡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야생생강꽃의 달콤한 향기와, 멀지 않은 곳에서 불어오는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공중에서 묘하게 섞여 있었다. 그것은 회색빛 도시에서는 절대 맡을 수 없는, 약간은 야성적이면서도 낭만이 섞인 냄새였다. 습도가 높아서 그런지 향기는 더 진하게 코끝에 달라붙어 기억의 각인을 남겼다. 호텔 로비의 베이커리 구역으로 돌아오면 매일 아침 갓 구워낸 빵의 고소한 냄새가 우리를 맞이했다. 진한 버터 향과 함께 섞여 나오는 산싱 파 소스의 묘한 풍미. 그 냄새를 맡으면 잠이 덜 깬 상태에서도 기분 좋은 허기가 찾아왔다. 아이들은 빵 냄새를 따라 강아지처럼 킁킁거리며 복도를 걸었고, 그 뒷모습은 마치 작은 탐험가들 같았다. 자연의 원초적인 향기와 인공적인 고소함이 교차하는 지점. 그 냄새들이 기억의 갈피 속에 촘촘히 저장되어, 훗날 이 시기의 이란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날 것 같다. 충분히 쾌적하고, 충분히 그리울 공기였다.
아이의 작은 손을 잡고 걷는 복도 끝에, 옅은 오렌지색 노을이 걸려 있었다.
- 5월의 이란은 습도가 높으니 통기성이 좋은 면 소재의 옷을 여러 벌 챙기세요.
- 러웨이양 플레이그라운드 이용 시 아이들이 신발을 자주 벗으므로 샌들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