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Di Jing Ze Xing Guan

아이의 발가락이 닿은 욕조의 끝

08:00, 아침의 소란과 달콤한 시작

아이의 작은 손에 묻은 오렌지 주스가 빳빳하고 하얀 식탁보 위로 툭 떨어졌다. 당황해 닦아내기도 전에 둘째가 높은 톤으로 소리를 지른다. "아빠, 저기 맛있는 푸딩 있어!" Di Jing Ze Xing Guan의 아침은 늘 이런 식이다. 정돈되지 않은 아이들의 소음과 갓 구운 빵의 고소한 향기가 공기 중에 촘촘하게 뒤섞여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조식 뷔페의 메뉴는 생각보다 다채로웠다. 특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대만 특유의 따뜻한 죽과 콩국은 적당한 온도로 잠들어 있던 위장을 부드럽게 깨웠다. 첫째는 포크로 소시지를 콕 찍어 입에 넣으며 오늘 갈 곳을 재촉하듯 묻는다. 나는 대답 대신 쌉싸름한 커피를 한 모금 머금었다. 뜨거운 액체가 목을 타고 내려가며 온몸의 신경을 깨우는 감각이 좋았다. 화려한 호텔 조식의 격식보다는, 마치 내 집 식탁처럼 편안하게 음식을 옮겨 담을 수 있는 이 무질서한 분위기가 오히려 여행의 묘미처럼 다가왔다. 접시에 음식을 산더미처럼 쌓아 올린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14:00, 서늘한 그늘 속의 안식

방 밖은 5월의 타이둥이었다.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는 높은 습도와 공기 중에 묘하게 섞여 있는 야생 백합의 달콤하고 진한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동랑 가니발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아이들을 챙기느라 이미 모든 진이 빠져나간 상태였다. Di Jing Ze Xing Guan의 객실 문을 열자마자 쏟아지는 서늘한 에어컨 바람. 그 극명한 온도 차이가 피부에 닿는 순간,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긴장의 끈이 탁 풀렸다. 방은 기대보다 훨씬 넓었다. 커다란 캐리어 두 개를 완전히 펼쳐놓아도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길이 남을 정도였다.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푹신한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매트리스가 아이들의 무게만큼 깊게 꺼졌다가 다시 천천히 솟아오르는 모습이 마치 커다란 솜사탕 같았다. 나도 그 옆에 나란히 누워 천장의 하얀 무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누워 있는 것.' 그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거창한 목적이었다고, 나는 스스로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 바닥에 흩어진 젖은 옷가지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치우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쾌적한 정적이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했다.

19:00, 물결 속에 녹아드는 하루

저녁으로 맛본 현지 두부 요리의 고소하고 눅진한 풍미가 아직 입안에 맴돌고 있었다. 이제는 아이들을 씻겨야 할 시간이다. 이 호텔의 욕실 구조는 가족 여행객에게 매우 합리적이었다. 세면대와 변기, 그리고 욕조가 각각 독립된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어 동선이 겹치지 않았다. 덕분에 첫째가 세면대에서 양치를 하는 동안, 둘째는 커다란 욕조 속에서 마음껏 물장구를 칠 수 있었다. 따뜻한 물을 가득 채운 욕조에 아이들을 넣자, 찰랑거리는 물결이 욕실 벽면의 매끄러운 타일에 부딪히며 경쾌한 소리를 냈다. 아이의 작은 발가락이 욕조 끝에 닿아 꼼지락거리는 모습이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하얀 비누 거품이 아이의 코끝에 몽글몽글 묻어 있을 때, 아이는 "아빠, 나 산타클로스 같지?"라며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도톰한 수건의 포근한 촉감이 젖은 피부를 감쌀 때 느껴지는 안도감은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좁은 공간에서 서로 부딪히며 투덜거리는 소리가 났지만, 그 소음조차 따뜻한 온기로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씻고 나온 아이들의 살결에서 은은한 비누 향이 났고, 창밖으로는 미지근한 밤바람이 낮은 휘파람 소리를 내며 지나갔다.

22:00, 노란 조명 아래의 밀어

아이들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방금 전까지 전쟁터 같았던 공간이 거짓말처럼 고요한 침묵 속에 잠겼다. 아내와 나는 나란히 앉아 남은 과일을 조금씩 나누어 먹었다. 조명을 낮게 조절하자 방 안에는 은은하고 따뜻한 노란빛이 감돌았다. 우리는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았다. 그저 오늘 찍은 사진들을 천천히 넘겨보며 가끔 짧은 웃음을 터뜨렸을 뿐이다. 아이들이 엉뚱한 표정을 짓고 있는 찰나의 순간,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을 신기하게 바라보던 작은 뒷모습. 그런 사소한 장면들이 기억의 조각이 되어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였다. 내일은 또 어떤 예상치 못한 소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의 평온함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바스락거리는 침대 시트의 서늘한 촉감이 피부에 닿았다. 60%의 힘만 쓰고 나머지는 비축하자는 다짐대로, 오늘은 정말 충분히 쉬었다. 눈을 감으니 타이둥의 밤바람 냄새가 희미하게 스며드는 것 같았다. 나쁘지 않은 하루였다. 아니,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하루였다.

아이의 고른 숨소리를 자장가 삼아, 우리는 비로소 깊은 꿈속으로 고요히 머무했다.

  • 조식 뷔페의 따뜻한 두유와 죽은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좋아할 담백한 맛이니 꼭 경험해 보세요.
  • 욕실과 화장실이 분리된 넓은 구조 덕분에 가족 단위 여행객이 짐을 펼쳐두고 쓰기에 매우 쾌적합니다.

근처 맛집 & 명소

칠리샹 군만두

타이둥시 정치로 385골목 7호에 있는 30년이 넘은 로컬 분식 노포입니다. 주먹만 한 대형 군만두가 시그니처로 바삭한 겉과 부드러운 속, 넉넉한 소에 집제 달콤매콤 소스가 어우러집니다. 루웨이(양념 조림) 간식도 함께 내며 가격은 착해 군만두 한 개 25위안, 줄이 흔합니다. 정치로·난징로 교차로 골목에 있어 매장 식사와 포장 모두 가능합니다.

80 미식

난베이 만두집

타이둥시 허핑가 117호의 40년이 넘은 로컬 노포입니다. 얇고 탱글한 거대한 찐 만두가 시그니처로 속이 가득하고 육즙이 넘치며, 삶은 만두·볶음면·볶음·가정식 요리도 함께합니다. 손글씨 메뉴로 주문, 소스는 셀프, 매운맛을 좋아하면 집제 '바오피 라자오'(껍질 벗긴 고추)를 추천합니다. 2층 매장은 거의 만석이고 점심 11~14시·저녁 17~20:30, 평균 약 400위안입니다.

90 미식

카즈어 만새기 특산미식

타이둥 성공향 다둥로 115호에 있는 현지 도라도(광어와 비슷한 흰살생선) 테마의 창의 분식집입니다. 루러우판·굴전·생선 수프·생선 튀김·물만두 등 대만 요리에 도라도를 녹여 넣어 가격 착고 향토색이 강합니다. 오래된 대만+원주민 요소를 섞은 활기찬 인테리어, 타이완 루러우판 페스티벌 추천·푸드 프로그램 소개로 성공향 필식 명소입니다.

92 미식

반얀나무 쌀국수

타이둥시 중화로 1단에 있는 50년이 넘은 노포로 미타이무(얇은 쌀국수)가 시그니처입니다. 집제 고추기름·황금 김치·바삭한 도라도 튀김 같은 반찬이 인기이며 매장이 넓어 피크 시간에도 회전이 빠릅니다. 냉방은 없지만 국물이 깔끔하고 옛맛이라 타이둥 필식 리스트에 빠지지 않습니다.

86 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