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소란함이 온전히 허락되는 안식처가 있을까?
가족 여행은 늘 맞지 않는 퍼즐 조각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일과 같다. 누군가는 지치고, 누군가는 심심해하며, 결국 작은 균열이 소란으로 번지기 마련이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가 발견한 해답은 Bao Sang Ting Wu machiya posong이라는 이름의 오래된 나무 집이었다. 현관문을 여는 순간, 눅눅한 6월의 습기를 단숨에 밀어내는 짙은 히노끼 향이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과거 교직원들의 기숙사였다는 이곳은 세월의 결이 고스란히 남은 나무 벽과 낮은 천장으로 우리를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독채 가옥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의 해방감이었다. 벽 너머로 낯선 이의 기침 소리를 걱정할 필요 없이, 아이들이 복도를 뛰어다니며 내는 쿵쾅거리는 진동이 발바닥을 타고 기분 좋게 전해졌다. 텔레비전이 없는 빈자리는 처음엔 낯설었지만, 곧 그 공간을 채운 것은 서로의 숨소리와 낮은 웅성거림이었다. '여기선 마음껏 웃어도 돼'라는 무언의 허락이 공기 중에 떠다녔고, 우리는 비로소 팽팽했던 긴장을 내려놓고 서로의 눈을 맞추기 시작했다.
아이의 작은 세계에서 가장 빛났던 발견은 무엇이었을까?
둘째 아이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 "엄마, 나무 집은 왜 이렇게 좋은 냄새가 나?" 나는 대답 대신 아이의 작은 손을 잡고 다다미 방으로 이끌었다. 아이는 까슬하면서도 푹신한 다다미의 독특한 촉감이 신기한지 한참을 뒹굴며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맨발에 닿는 바닥의 온도는 적당히 미지근했고, 낮게 깔린 침대는 아이들이 마음껏 점프해도 떨어질 걱정 없는 안전한 섬이 되어주었다. 부모로서 가졌던 막연한 불안감이 느슨하게 풀리는 순간이었다.
공용 공간의 무쇠 솥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증기는 아이들에게 마법의 가루처럼 보였나 보다. 쇠 냄새와 섞인 뜨거운 물의 기운을 살피며 아이들은 작은 탐험가가 되어 집안 곳곳을 누볐다. 간식으로 준비한 망고 와플은 6월의 타이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갓 구워낸 와플의 고소한 향과 그 위에 얹어진 망고의 진한 노란색.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입안 가득 퍼지는 끈적하고 달콤한 과즙이 아이의 입가에 흘러내렸고, 그것이 나무 바닥에 툭 떨어졌다. 나는 그것을 닦아내며 생각했다. 이 정도의 엉망진창이라면, 오히려 완벽한 휴식이라고.
아이들은 쇼지 문 뒤에 숨어 서로의 실루엣을 찾는 숨바꼭질에 열중했다. 얇은 종이 문 너머로 비치는 희미한 그림자와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나무 벽에 부딪혀 둥글게 퍼져나갔다. 정교한 건축의 미학보다 그 틈새를 파고드는 아이들의 천진함이 이 공간을 더 생생하게 숨 쉬게 만들었다.
짐을 꾸려 떠날 때, 마음속엔 어떤 풍경이 남게 될까?
6월의 타이둥은 뜨거웠다. 피부를 따갑게 찌르는 햇살과 높은 습도가 숨을 턱 끝까지 차오르게 했지만, Bao Sang Ting Wu machiya posong의 툇마루에 걸터앉아 있으면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짭조름한 바람이 땀방울을 부드럽게 식혀주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축제의 음악 소리는 일상의 소음과는 다른, 우리가 지금 '낯선 곳'에 와 있다는 설렘을 일깨워주었다.
해변 공원에서 맛본 총유병의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기름 냄새, 그리고 60석 산의 주황색 금침꽃이 지평선을 물들이던 강렬한 색채가 기억의 잔상으로 남았다. 우리는 특별한 목적지 없이 그저 걸었고, 억지로 무언가를 깨닫으려 애쓰지 않았다. 그저 덥고, 배고프고, 가끔은 투덜거렸지만, 결국 그 모든 불완전함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었다. 잘 짜인 계획보다 우연히 발견한 골목의 정적이 더 좋았고, 고급 레스토랑보다 나무 바닥에 옹기종기 모여 먹던 망고의 달콤함이 더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나무 향이 소매 끝에 오래도록 머물렀다.
- 타이둥 역에서 유바이크를 빌려 고요한 골목길을 천천히 달리는 여유를 즐겨보세요.
- 다다미 방에 누워 갓 구운 망고 와플의 달콤함을 천천히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