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뻗나 내기할까
"야, 너 분명히 호텔 도착하자마자 기절할걸? 내기할래?"
"웃기네. 내 체력이 너보다 훨씬 나아. 넌 지금 공항에서부터 이미 영혼이 털린 표정인데."
"말도 안 돼. 난 지금 최상의 상태라고. 이런 성 같은 호텔에 들어오면 잠이 오겠냐?"
"성 같은 소리 하네. 그냥 큰 호텔이지. 근데 너, 아까부터 계속 하품하고 있거든?"
우리는 서로의 피곤함을 증명하기 위해 경쟁하듯 떠들었다. 누가 더 빨리 지치는지 내기하는 것만큼 효율적인 시간 낭비는 없다. 타이베이의 1월 공기는 꽤나 쌀쌀했다. 목도리를 반쯤 올리고 걷는 길, 입 밖으로 나오는 하얀 입김이 겨울의 도착을 알렸다. 우리는 서로를 깎아내리며 낄낄거렸지만, 발걸음은 이미 Jun Pin Jiu Dian의 육중한 문을 향하고 있었다.
천장의 꿈과 바닥의 침묵
객실 문을 열었을 때, 우리는 잠시 말을 잃었다. 100평이라는 숫자가 주는 위압감보다 먼저 다가온 건 천장의 높이였다. 거대한 가죽 소재의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공중에 매달려 있었고, 그 아래로 우리의 작은 목소리들이 낮게 메아리쳤다. 천장에는 '한여름 밤의 꿈'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1월의 타이베이에서 여름의 꿈을 바라보는 모순. 나쁘지 않았다.
나선형 계단을 오르내리며 우리는 이 공간의 주인이라도 된 양 굴었다. 사실은 넓은 방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인 이방인들에 불과했지만. 발바닥에 닿는 카펫은 지나치게 두꺼웠다. 걷는 소리가 모두 흡수되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친구 하나가 그 두꺼운 카펫에 발이 살짝 걸려 휘청거렸을 때,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 작은 소란이 거대한 방 안을 잠시 채웠다.
창밖으로는 북동풍이 불어 닥치고 있었지만, 방 안의 온도는 적당했다. 무용하고 거대한 공간이 주는 안락함. 우리는 그 넓은 거실의 아주 작은 일부분만 사용하며 시간을 보냈다. 굳이 모든 공간을 채울 필요는 없다. 비어 있는 곳이 많아야 누워 있을 자리가 더 많아지는 법이니까. Nespresso 머신에서 내린 커피의 쌉싸름한 향이 가죽 샹들리에의 묵직한 분위기와 섞였다. 6층의 '차원(Le Thé)'에서 먹은 아침 식사는 풍성했다. 특히 갓 구운 빵의 온기가 손끝에 남았을 때, 이번 여행은 꽤 성공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낮아진 목소리와 위스키 한 잔
"근데 진짜, 여기 생각보다 괜찮네."
"그러게. 아까는 너무 과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누워 있으니까 그냥 좋다."
"우리 다음에도 그냥 이렇게 올까? 아무 계획 없이."
"글쎄. 그때도 네가 이렇게 빨리 지칠지 궁금하긴 하네."
낮의 소란함이 걷힌 밤, 2층 서재의 낮은 조명 아래에서 나누는 대화는 낮보다 낮게 깔렸다. 위스키 한 잔을 곁들인 시간. 우리는 더 이상 내기를 하지 않았고, 서로를 깎아내리는 말 대신 짧은 긍정을 주고받았다. 전면을 채운 책장과 고풍스러운 가구들이 주는 무게감이 우리를 차분하게 만들었다. 밖은 여전히 춥고 바람이 불었지만, 이곳의 공기는 밀도가 높고 따뜻했다. 적당한 거리감과 적당한 친밀함. 그 사이에서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휴식을 취했다. 굳이 무언가를 더 하려 애쓰지 않아도 충분한 밤이었다.
금빛 로비의 조명 속으로 하얀 입김이 흩어졌다.
- 6층 '차원(Le Thé)'의 조식 뷔페에서 따뜻한 빵과 커피를 천천히 즐겨보길 권한다.
- 체크인 후 호텔 내 예술 도슨트 투어에 참여해 층마다 있는 준마 조각상을 관찰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