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조각을 깨우는 다섯 가지 소리
1. "툭, 툭." 두툼한 카펫 위를 달리는 아이들의 발소리였다. Jun Pin Jiu Dian의 스위트 룸 카펫은 발목까지 잠길 듯 푹신해 모든 소음을 부드럽게 집어삼켰다. 망토를 두르고 기사가 된 양 거실을 누비는 둘째의 소란함조차 뭉툭하게 들려, 나는 그 난장판을 한 폭의 그림처럼 관조하며 미소 지었다.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촉감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섞여 거실 가득 몽글몽글하게 피어올랐다.
2. "딸깍." 새벽 6시, 네스프레소 머신이 캡슐을 뚫는 날카로운 파열음이었다. 아이들이 깨어나기 전, 천장의 '한여름 밤의 꿈' 벽화에서 쏟아지는 은은한 빛을 받으며 마시는 커피는 적당히 쌉쌀했다. 100평이 넘는 이 거대한 공간이 오직 나만을 위한 정적과 짙은 원두 향에 잠겨 있는 이 시간이 가장 달콤했다. 창밖의 서늘한 새벽 공기가 피부에 닿을 때쯤, 따뜻한 잔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3. "또각, 또각." 나선형 계단을 오르는 작은 발걸음 소리였다. 2층 서재로 이어지는 계단을 한 칸씩 오를 때마다 소리가 둥글게 울려 퍼지며 공간의 깊이를 더했다. 아이들은 정작 책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천장까지 닿은 전면 책장의 위용과 그 사이로 스며드는 금빛 조명, 그리고 오래된 종이 냄새가 섞인 공기 속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그 작은 발소리는 마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탐험가의 리듬처럼 들렸다.
4. "토닥토닥." 창문에 부딪히는 11월 타이베이의 빗소리였다. 밖은 습하고 회색빛이었지만, 방 안의 묵직한 가죽 소파와 화려한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뿜어내는 온기는 오히려 더 아늑했다. 비 덕분에 억지로 일정을 잡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그리고 이 포근한 침대 속에 계속 누워 있을 수 있다는 사치가 꽤 만족스러웠다. 빗줄기가 창을 두드리는 리듬에 맞춰 마음속의 소음들도 하나둘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5. "아빠, 말은 왜 여기 있어?" 호텔 곳곳에 배치된 말 조각상을 가리키는 첫째의 낮은 목소리였다. 말의 상징이나 역사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아이와 함께 조각상의 매끄러운 표면을 가만히 만져보았다. 손끝에 닿는 서늘한 대리석의 촉감과 달리 말의 눈망울은 다정해 보였고,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그 조각상을 바라보았다. Jun Pin Jiu Dian의 고전적인 분위기가 우리 부자 사이의 침묵을 더욱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젖은 운동화를 현관에 두고, 우리는 다시 넓은 침대 속으로 파고들었다.
- 6층 '찻원'의 조식은 시간을 넉넉히 잡고 즐기길. 낮 12시까지 운영되어 늦잠의 여유를 누리기 좋다.
- 1층 로비의 거대한 서가 앞에서 아이와 함께 '플루스 울트라'라는 문구를 천천히 읽어보는 시간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