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의 우리에게.
6월의 타이베이는 무척이나 끈적였지. 하지만 우린 그 습함마저 사랑했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분했던 시간, 함께 누워 천장을 바라보던 그 무심한 공기가 여전히 네 기억 속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
여전히 기억될 6월의 조각들
유리창을 두드리는 6월의 소나기. Shou Du Da Fan Dian Song Shan Guan의 객실 창가에 기대어 있으면, 아스팔트를 때리는 빗소리가 마치 낮은 드럼 소리처럼 방 안을 채웠어. 42인치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낯선 현지 방송의 푸르스름한 빛과 서늘한 에어컨 바람이 피부에 닿을 때, 창밖의 후끈한 증기와 대비되는 그 묘한 경계에서 세상의 소음이 한 겹의 유리 너머로 멀어지는 안도감을 느꼈지.
미각을 깨우는 정갈한 채식의 아침. 라오허 야시장의 강렬한 향신료 냄새를 씻어내듯 마주한 채식 뷔페의 고요함이 기억나. 특히 고기 없이도 깊은 감칠맛을 낸 '수조'의 짭조름한 풍미가 혀끝에 닿을 때,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데?"라며 서로를 바라보며 웃던 그 평온한 아침의 빛깔이 그리워. 정갈하게 놓인 음식들을 천천히 씹으며 우리는 서두르지 않는 여행의 속도를 배웠어.
구름 속에 숨어든 101 타워의 실루엣. 루프탑 정원에 올라가면 습한 안개에 가려져 끝부분이 몽환적으로 흐릿한 101 타워가 보여. 뺨을 스치는 눅눅한 바람 속에서, 모든 게 선명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듯 희미한 실루엣을 배경으로 나누었던 우리의 긴 침묵은 그 어떤 대화보다 밀도 높게 서로의 마음을 채워주었지. 억지로 정상을 확인하려 애쓰지 않았던 그 마음이 우리 관계를 더 유연하게 만들어준 것 같아.
정적과 소란, 그 3분의 경계선. Shou Du Da Fan Dian Song Shan Guan의 빳빳한 복도와 정갈한 로비를 지나 문을 여는 순간, 튀김 냄새와 사람들의 활기찬 외침이 파도처럼 밀려왔어. 건조한 호텔의 공기에서 눅눅한 시장의 열기로 급격히 전이되는 그 찰나의 감각은 마치 다른 차원으로 여행을 떠나는 짜릿한 쾌감 같았지. 그 극명한 온도 차이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타이베이라는 도시의 진짜 얼굴을 마주한 기분이었어.
다시 열어볼 기억의 상자
아마 우리는 그때 먹었던 망고의 진한 달콤함이나, 호텔 욕조의 묵직한 온수 속으로 몸을 밀어 넣었을 때 느껴지던 안락한 압력을 먼저 떠올릴 거야. 누구와 어떤 사소한 일로 투덜거렸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아. 하지만 눅눅한 여름 공기 속에서도 쾌적했던 리넨의 서늘한 촉감, 그리고 함께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뱉었던 "그냥 좋네"라는 무심한 진심은 기억의 가장 깊은 곳에 고요해져 있을 거야. 그것들은 아주 작은 트리거가 되어, 어느 날 문득 코끝을 스치는 습한 바람 한 줄기에 우리를 다시 6월의 타이베이, 그 정갈한 방 안으로 데려다 놓겠지.
현관에 나란히 놓인, 조금은 젖어있는 네 켤레의 신발.
- 체크인 후 가벼운 옷차림으로 라오허 야시장의 길거리 음식을 섭렵할 것.
- 아침 식사로 제공되는 채식 메뉴 중 '수조'의 깊은 풍미를 꼭 경험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