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30, 조식 식당에 내려앉은 활기찬 소란
아침의 시작은 늘 그렇듯 기분 좋은 소란과 함께였다. 갓 구운 빵의 고소한 향기와 진한 커피 내음이 식당 안을 가득 채웠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식기 부딪히는 소리가 경쾌한 리듬을 만들어냈다. 첫째는 들뜬 마음에 오렌지 주스를 쏟을 뻔하며 호들갑을 떨었고, 둘째는 접시 위에 알록달록한 과일을 정성껏 쌓아 올리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이곳의 조식은 정갈한 채식 위주였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고기 반찬이 없다는 사실에 잠시 당황한 기색이었지만, 셰프가 추천한 채식 조 요리를 한 입 맛보더니 이내 조용해졌다. 짭조름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혀끝을 감싸자, 아이들은 고기가 아니어도 충분히 풍요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깨달은 듯했다. 창밖으로는 10월의 투명한 햇살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들어왔고, 피부에 닿는 공기는 끈적임 없이 보송했다. 얇은 가디건을 걸치고 식당을 나서는 길, 아이들의 가벼운 발걸음이 마치 작은 새의 날갯짓처럼 경쾌했다. 특별히 무언가를 가르치려 애쓰지 않아도, 함께 나누는 식사만으로 마음이 충만해지는 아침이었다.
15:00, 전망 좋은 3인실이 주는 안온한 정적
오전 내내 이어진 야외 활동으로 몸이 묵직해질 때쯤, 우리 가족을 맞이한 것은 Shou Du Da Fan Dian Song Shan Guan의 전망 좋은 3인실이 품고 있는 정돈된 공기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밖에서 우리를 괴롭히던 관광객들의 소음과 날카로운 자동차 경적 소리가 거짓말처럼 차단되었다. 세상의 볼륨이 한 단계 낮아진 듯한 고요함.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넓은 침대 위로 몸을 던졌고, 하얀 시트가 바스락거리며 내는 청량한 소리가 방 안에 퍼졌다. 짙은 톤의 목제 가구와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커튼이 방 안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눌러주어, 마치 도심 속의 작은 섬에 표류한 것 같은 안도감이 들었다. 텔레비전에서는 낯선 현지 방송의 웅얼거림이 흘러나왔지만, 우리는 그 소리를 아늑한 배경음악 삼아 한동안 말없이 누워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허락, 그것은 여행 중 누릴 수 있는 가장 사치스러운 순간이었다. 둘째가 내 팔을 꼭 잡으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빠, 우리 그냥 여기 계속 있으면 안 돼?" 나는 대답 대신 아이의 보드라운 머리카락을 천천히 쓸어 넘겼다. 나른한 오후의 햇살이 커튼 틈새로 스며드는, 더할 나위 없이 평온한 시간이었다.
20:00, 옥상 정원에서 바라본 도시의 보석들
호텔 정문에서 불과 3분만 걸으면 라오허 야시장의 화려한 네온사인과 활기가 시작된다. 우리는 그 인파 속에 섞여 들어 숯불 향 가득한 꼬치구이와 바삭한 지파이를 즐겼다. 옷소매에는 어느새 튀긴 기름 냄새와 매콤한 향신료의 향이 짙게 배어들었다. 적당한 피로감이 기분 좋게 밀려올 때쯤, 우리는 다시 Shou Du Da Fan Dian Song Shan Guan의 옥상 정원으로 향했다. 10월의 밤바람은 제법 서늘했지만, 달궈진 피부를 기분 좋게 식혀주며 스쳐 지나갔다. 차가운 금속 난간에 기대어 서자 저 멀리 타이베이 일공일 빌딩의 거대한 실루엣이 밤하늘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도시의 불빛들은 마치 누군가 검은 비단 위에 보석을 흩뿌려놓은 것처럼 찬란하게 반짝였다. 아이들은 난간 너머의 웅장한 풍경보다 서로의 옷에 묻은 소스를 닦아주는 다정한 소란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 모습이 조금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가슴 뭉클하게 다가왔다. 야시장의 소란스러운 소음에서 벗어나 다시 찾은 이 고요한 높이. 우리가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함께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완벽한 밤이었다.
23:00, 모두가 잠든 뒤 찾아온 온전한 나의 시간
아이들이 깊은 잠에 빠져들자 방 안에는 규칙적이고 낮은 숨소리만 남았다. 나는 욕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틀었다. 쏟아지는 물줄기의 수압이 매우 강해, 어깨에 닿는 뜨거운 물의 촉감이 마치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내 주는 마사지처럼 느껴졌다.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던 근육들이 툭 하고 풀리는 순간이었다. 깨끗한 타일의 매끄러운 감촉과 스마트 비데의 편리함이 여행자의 지친 마음을 세심하게 배려해 주는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젖은 머리를 말리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송산역 근처의 도시는 여전히 잠들지 못한 채 명멸하고 있었지만, 이 방 안만큼은 외부의 침범을 허락하지 않는 완벽한 요새 같았다. 내일은 또 어떤 사소한 다툼이 우리를 기다리고, 어떤 뜻밖의 즐거움이 우리를 웃게 할까. 거창한 계획은 세우지 않기로 했다. 그저 발길 닿는 대로 걷고, 눈에 보이는 맛있는 것을 먹고, 다시 이 포근한 침대로 돌아오면 그만이다. 내 에너지의 육십 퍼센트만 쓰며 천천히 걷는 여행. 비축해둔 마음의 여유가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짓게 했다. 이 정도면 꽤 성공적인, 아니 아주 근사한 여행이다.
얇은 잠옷의 보드라운 감촉이 기분 좋게 몸을 감싸 안았다.
- 라오허 야시장에서 미식 여행을 즐긴 후, 도보 3분 거리의 호텔로 빠르게 복귀해 씻는 효율적인 동선을 추천한다.
- 옥상 정원에서 타이베이 일공일 빌딩의 야경을 배경으로 가족의 다정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