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 하는 엘리베이터의 맑은 차임벨 소리가 정적을 깼다. 문이 열리자마자 갓 세탁한 시트의 보송보송한 향기가 복도를 따라 밀려왔다. 둘째가 기다렸다는 듯 먼저 튀어 나갔다. 작은 운동화가 바닥에 닿을 때마다 "삑삑"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그 소리를 이정표 삼아 Lv Ju Wen Lv Tai Bei Song Shan Ji Chang Guan의 복도를 천천히 걸었다. 발바닥에 뭉근하게 감기는 카펫의 촉감이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포근했다.
침대에 몸을 던졌다. 빳빳하게 다려진 하얀 시트가 서늘하면서도 매끄럽게 피부를 감쌌다. 창밖으로는 타이베이의 낮은 건물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고, 그 사이로 도시의 일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천장을 바라보며 길게 숨을 내뱉었다. "아, 이제야 정말 도착했구나." 도시의 소음은 두꺼운 유리창 너머로 아주 멀게만 느껴졌고, 그 고요함 속에 가만히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허기가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갑자기 낮게 깔리는 웅장한 굉음이 공간을 메웠다. 송산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였다. 창문이 미세하게 떨렸고, 그 진동은 공기를 타고 가슴팍까지 묵직하게 전해졌다. 마치 거대한 강철 짐승이 머리 위를 천천히 가로지르는 듯한 압도적인 감각. 소리가 완전히 잦아든 뒤 찾아온 정적은 이전보다 훨씬 깊고 아늑했다. 그 대비가 주는 평온함이 낯선 여행지의 긴장을 부드럽게 녹여주었다.
호텔 라운지에서 갓 내린 커피의 쌉싸름한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노릇하게 구운 빵에 버터를 듬뿍 발라 한 입 베어 물자, 짭조름한 풍미와 온기가 입안 가득 퍼졌다. 둘째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고집하며 입가에 하얀 크림을 잔뜩 묻힌 채 배시시 웃었다. 아이들이 빵 조각 하나를 두고 투닥거리는 소란함이 오히려 정겨웠다. "엄마, 내 거 더 줘!" 하는 외침이 라운지의 공기를 따스하게 데웠다.
11월의 오후 4시, 햇살은 낮고 길게 누워 방 안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바닥에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 사이로 작은 먼지들이 금가루처럼 천천히 유영했다. 아이들이 그 신비로운 빛의 조각들을 잡으려 작은 손을 뻗었지만, 먼지들은 손가락 사이로 유령처럼 빠져나갔다. "안 잡혀!" 투덜거리면서도 아이들은 한참을 그렇게 누워, 피부를 간지럽히는 햇살의 온기를 온몸으로 만끽했다.
샤워실의 천장은 낮았다. 손을 조금만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감이 오히려 아늑한 동굴 속에 들어온 기분을 주었다. 뜨거운 물줄기가 뭉친 어깨를 부드럽게 풀어주었고, 은은한 비누 향이 뽀얀 수증기와 섞여 공간을 몽환적으로 채웠다. 미끄러운 비누 거품이 손가락 사이로 스르르 빠져나가는 감각에 집중했다. 좁았지만 포근했던 그 공간, 오직 물소리만이 가득했던 그 짧은 시간이 나에게는 가장 완벽한 휴식이었다.
신생공원 장미원에 들어서자 붉은 꽃들이 파도처럼 뭉쳐 있었다. 비밀정원의 하트 모양 수경 구역 앞에서 첫째가 갑자기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비행기 한 대가 아주 낮게, 마치 우리에게 인사를 건네듯 날아가고 있었다. 아이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고, 우리 가족은 약속이라도 한 듯 아무 말 없이 그 비행기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았다. 11월의 서늘한 바람이 뺨을 스쳤지만, 맞잡은 손의 온기 덕분에 마음만은 더없이 따뜻했다. Lv Ju Wen Lv Tai Bei Song Shan Ji Chang Guan에서의 기억이 이 풍경 위에 겹쳐졌다.
내년 11월에도 다시 이곳에 누워, 이 평온한 공기를 마시고 싶다.
- 신생공원 장미원을 산책하며 낮게 날아가는 비행기를 배경으로 가족의 찰나를 사진으로 남겨보세요.
- 호텔 라운지의 무료 커피와 간식을 즐기며, 아이들과 함께 느긋한 오후의 대화를 나누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