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한 아침의 시작, 루로우판의 온기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끄는 것은 '댄싱 파티클'이라는 작품이었다. 공중에 부유하는 입자들이 느릿하게 춤을 추는 모습에 아이들은 넋을 잃었다. "아빠, 저건 왜 안 떨어져?" 둘째의 천진난만한 물음에 나는 그저 함께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정답을 알지 못해도 괜찮은, 여행자만이 누리는 묘한 해방감이었다. The Amnis Hotel의 조식 식당은 호텔 특유의 미니멀한 인테리어만큼이나 정갈했다. 갓 지은 밥 위에 얹어진 루로우판의 갈색 소스가 조명 아래서 보석처럼 윤기를 냈고, 짭조름한 고기 향이 코끝을 기분 좋게 간지럽혔다. 아이들은 볼이 빵빵해지도록 고기를 밀어 넣었고, 나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황어 전의 식감을 천천히 음미했다. 사워도우 빵의 거친 표면을 손끝으로 만지며 씹을수록 퍼지는 고소함을 즐겼다. 창밖으로 펼쳐진 가오슝 항구의 분주한 크레인들과 푸른 바다가 아침 햇살에 반짝였고, 아이들의 소란스러운 웃음소리가 진한 커피 향과 섞여 공간을 따스하게 채웠다.
눅눅한 공기를 뚫고 만난 우육면의 진심
7월의 가오슝은 숨이 막힐 듯 무거웠다. 피부에 닿는 공기는 마치 젖은 수건을 덮고 있는 것처럼 눅눅했고, 높은 습도는 온몸을 끈적하게 감싸 안았다. "너무 더워!" 투덜거리는 첫째와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에 마음을 뺏긴 둘째를 데리고 좁은 골목 안 작은 식당으로 숨어들었다. 가게 안은 진한 육수 냄새와 현지인들의 웅성거림으로 가득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우육면과 쫄깃한 만두가 테이블 위에 놓이자, 뜨거운 열기가 안경 너머 시야를 뿌얗게 흐렸다. 진한 국물을 한 모금 들이켜자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혔지만, 오히려 속은 시원하게 풀리는 기분이었다. 서툰 젓가락질에 만두가 바닥으로 굴러떨어지고 옷에 육수 자국이 튀었지만, 나는 그저 허허 웃었다. 식당을 나서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다. 우산을 펴기도 전에 옷이 젖어 몸에 달라붙었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신이 나 빗물을 튀기며 달렸다. 발가락 사이로 스며드는 눅눅한 물기마저 가오슝의 여름을 온몸으로 껴안은 것 같아 싫지 않았다.
도시의 야경을 품은 달콤한 마무리
숙소로 돌아와 The Amnis Hotel의 인피니티 풀에 몸을 맡겼다. 미지근한 물의 무게가 온몸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고, 수평선 너머로 가오슝의 화려한 시티 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물속에 가만히 누워 있으면 세상의 모든 소음이 소거되고 오직 나의 숨소리만 들리는 고요한 진공 상태가 되었다. 아이들의 첨벙거리는 물보라와 까르르 웃는 소리가 정적을 깨웠지만, 그마저도 하나의 음악처럼 들렸다. 객실로 돌아오니 빳빳하게 펴진 하얀 시트가 포근한 유혹을 건넸다. 하지만 아이들의 배꼽시계는 정확했다. 편의점에서 사 온 대만식 밀크티와 탱글탱글한 푸딩, 짭조름한 스낵들이 테이블 위에 펼쳐졌다. 푸딩을 크게 한 숟가락 떠먹으며 오늘 하루의 모험을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어느덧 아이들이 깊은 잠에 빠져 고른 숨소리만 남았을 때, 나는 창가에 서서 도시의 불빛을 보았다. 쏟아진 보석처럼 반짝이는 야경이 마음의 소란을 잠재웠다. 냉장고에서 꺼낸 차가운 물 한 잔이 목줄기를 타고 내려가는 서늘한 감각, 그것으로 충분한 하루의 마침표였다.
현관에 나란히 놓인 젖은 운동화가 오늘의 모든 기억을 말해주고 있었다.
- 조식으로 제공되는 루로우판과 고소한 사워도우 빵의 이색적인 조합을 꼭 맛보세요.
- 가오슝의 갑작스러운 비를 피하기보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빗속을 걷는 낭만을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