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슝의 조각들을 채운 다섯 가지 소리
첫 번째는 인피니티 풀에서 들려온 '첨벙!' 소리였다. 둘째가 "아빠, 여기는 거대한 욕조 같아!"라고 외치며 손바닥으로 물을 내리쳤을 때, 햇살을 머금은 물방울이 보석처럼 흩어졌다. 3월 가오슝의 공기는 눅눅한 반죽처럼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었지만, The Amnis Hotel의 푸른 물속은 기분 좋게 서늘했다. 아이의 맑은 웃음소리가 물결을 타고 번져나갔고, 나는 턱을 괸 채 도시의 지평선이 수평선과 맞닿는 찰나를 응시하며 완전한 해방감을 느꼈다.
두 번째는 아침 식사 시간, 도자기 그릇을 부드럽게 긁는 숟가락 소리였다. 아내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해산물 죽을 천천히 저으며 내는 소리였다. 세미 뷔페의 정갈한 음식들이 놓인 테이블 위로 낮은 대화들이 안개처럼 깔렸고, 갓 구운 빵의 고소한 향기가 콧등을 간질였다. 어디론가 서둘러 떠나야 한다는 강박 없이, 그저 규칙적인 금속음과 죽의 온기에 몸을 맡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아침이었다.
세 번째는 고층 객실의 두꺼운 유리창을 뚫고 희미하게 전해진 마조 행렬의 북소리였다. 거리에서는 화려한 축제가 한창이었고, 사람들의 외침과 웅장한 북소리가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와 방 안까지 닿았다. 하지만 The Amnis Hotel의 미니멀한 공간은 지독할 만큼 고요해, 외부의 소란함이 오히려 아득한 배경음악처럼 느껴졌다. "아빠,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야?"라고 묻는 첫째의 호기심 어린 목소리가 정적뿐인 방 안에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네 번째는 외출을 마치고 돌아와 무거운 캐리어를 닫을 때 났던 '치익' 하는 지퍼 소리였다. 하루 종일 가오슝의 거리를 걷느라 지친 아이들이 푹신한 침대 위로 툭, 쓰러지며 내는 둔탁한 소리가 이어졌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인테리어 덕분에 우리가 흘린 작은 소음들이 오히려 선명한 기억의 조각이 되어 귓가에 머물렀다. 짐을 정리하는 손길은 느릿했고, 우리는 서로의 피곤함을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은 채 서로의 존재만으로 위안을 얻었다.
다섯 번째는 잠들기 전, 고밀도 시트가 바스락거리며 몸을 감싸는 소리였다. 네 식구가 한꺼번에 넓은 침대에 몸을 던졌을 때, 갇혀 있던 공기가 한꺼번에 밀려 나가는 묵직한 소리가 났다. 보송보송한 면의 촉감이 피부에 닿고, 은은한 조명 아래 아이들의 고른 숨소리가 방 안을 따뜻하게 채웠다. 특별한 대화는 없었지만, 서로의 체온이 느껴지는 거리에서 듣는 그 규칙적인 숨소리가 세상 그 어떤 음악보다 감미로웠다.
"그냥 여기 있어서 좋았어." 잠결에 내 손을 꼭 잡은 아이의 작은 온기.
- 아침 식사로 제공되는 해산물 죽을 꼭 맛보세요. 따뜻한 온기가 여행자의 하루를 든든하게 채워줍니다.
- 인피니티 풀의 가장자리에 기대어 도시의 지평선을 바라보며, 아무런 생각 없이 완전한 휴식을 누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