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로 솟은 안식처, 왜 가족과 함께 이곳이어야 했을까?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아이의 작은 손가락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숫자가 빠르게 올라갈수록 고막을 압박하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엄마, 귀가 멍멍해!" 아이의 외침에 우리 모두는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침을 삼켰다. H2o Shui Jing Zhan Guo Ji Jiu Dian의 20층 로비에 발을 내딛는 순간, 지상의 소란함은 사라지고 전혀 다른 밀도의 공기가 우리를 감쌌다. 통창 너머로 펼쳐진 가오슝 시내는 마치 정교하게 만들어진 장난감 자동차들이 움직이는 작은 모형 도시 같았다. 객실 문을 열자 193센티미터와 210센티미터라는 압도적인 크기의 침대가 하얀 바다처럼 펼쳐져 있었다. 아이는 신발을 벗기도 전에 그 광활한 면적 위로 몸을 던졌고, 바스락거리는 흰 시트의 서늘하고 매끄러운 감촉이 피부에 닿으며 비로소 여행의 안도감이 찾아왔다.
가족 여행이란 결국 서로의 무거운 짐을 나누어 들어주고, 좁은 공간에서 부딪히며 서로의 모서리를 깎아내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곳의 공간은 그 모든 부딪힘을 너그럽게 품어줄 만큼 충분했다. 아이가 침대 끝에서 끝까지 굴러다녀도 여유가 넘쳤고, 에어컨이 뿜어내는 22도의 청량함은 9월 가오슝의 29도 무더위를 단숨에 밀어냈다. 눅눅했던 옷가지들이 뽀송하게 마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쾌적함 속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벽에 부딪혀 돌아오는 리듬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음악이었다. 충분한 공간이 주는 심리적 여유는 서로에 대한 인내심의 길이를 조금 더 늘려주었고, 우리는 비로소 서로의 얼굴을 더 다정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푸른 물결 속의 작은 물고기, 아이의 마음을 훔친 것은 무엇이었을까?
루프탑 수영장으로 향하는 길은 설렘을 넘어선 작은 소동에 가까웠다. 이미 수영복을 챙겨 입은 아이들의 발소리가 두툼한 카펫에 흡수되어 둔탁하게 울려 퍼졌다. 9월의 태양은 여전히 피부를 따갑게 찔렀지만, 물속으로 뛰어드는 찰나 세상의 온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찰랑이는 물결이 피부에 닿자 끈적였던 습기가 한순간에 씻겨 내려갔고, 아이는 튜브에 몸을 맡긴 채 옅은 푸른색의 가오슝 하늘을 응시했다. 수영장의 물은 하늘보다 더 짙은 파란색으로 빛나며 마치 거대한 사파이어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물놀이 중간에 들이킨 차가운 주스의 얼음 조각이 입안에서 달그락거리며 경쾌한 소리를 냈다. 아이는 물속에서 자신의 발가락을 빤히 바라보더니 "나 이제 진짜 물고기가 된 것 같아!"라며 엉뚱한 상상을 늘어놓았다. 그 천진난만한 목소리 너머로 루프탑 바에서 들려오는 잔 부딪히는 소리와 사람들의 낮은 대화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잔잔하게 깔렸다. 젖은 몸으로 갑판 위를 걸을 때 발바닥에 닿는 타일의 미지근한 온도는 적당한 안락함을 주었다. 저녁이 되어 방으로 돌아온 뒤,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연결된 화면 속에서 좋아하는 만화가 흘러나오자 아이는 침대 헤드에 기대어 스르르 잠이 들었다. 젖은 머리카락에서 배어 나오는 은은한 샴푸 향기가 방 안에 머물렀고, 무언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강박 없이 그저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치유의 시간이었다.
체크아웃의 아쉬움 뒤에 남은 것,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게 될까?
마지막 날 아침, H2o Shui Jing Zhan Guo Ji Jiu Dian의 조식 레스토랑은 기분 좋은 활기로 가득했다. 갓 구운 빵의 고소한 풍미와 진한 커피 향이 섞여 코끝을 자극했고, 아이는 접시에 담긴 현지 과일의 달콤한 과즙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나는 따뜻한 죽 한 그릇의 온기를 손바닥으로 느끼며,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히는 달그락 소리와 옆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낯선 언어들의 웅성거림을 가만히 감상했다. 그 모든 소음과 향기가 하나의 풍경이 되어 기억의 갈피 속에 저장되었다.
체크아웃을 위해 다시 20층 로비를 지날 때, 아이는 이제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 전혀 무섭지 않다고 말했다. 처음 도착했을 때의 낯섦은 어느새 익숙한 편안함으로 변해 있었다. 가방을 챙겨 나서는 길, 로비 창밖으로 보이는 가오슝의 풍경이 처음보다 조금 더 다정하게 느껴졌다. 특별한 사건은 없었다. 그저 함께 먹고, 함께 씻고, 넓은 침대에서 함께 뒹굴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 평범한 순간들이 촘촘하게 엮여 여행의 밀도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시 이곳에 온다면, 그때도 아이들은 여전히 소란스럽겠지만 나는 그 사랑스러운 소란함이 사무치게 그리울 것 같았다.
창가에 놓인 빈 컵 속에 오후의 금빛 햇살이 가득 고여 있었다.
- 20층 로비에서 가오슝의 파노라마 전경을 먼저 감상한 뒤 객실로 이동하는 동선을 추천합니다.
- 루프탑 수영장은 해 질 녘에 방문하여 붉게 물드는 노을과 함께 낭만적인 수영을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