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둘째의 작은 손이 팝콘 그릇으로 빠르게 향했다. 고소한 버터 향이 코끝을 스치고, 팝콘 한 알이 입안에서 톡 터지자 아이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첫째는 바스락거리는 쿠키 봉지를 소중하게 챙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Yue Le Lv Dian의 정갈하고 미니멀한 로비 바닥 위로 아이들의 가벼운 발소리가 경쾌한 리듬을 만들며 튀어 올랐다. 체크인을 기다리는 짧은 시간 동안, 아이들은 이미 이곳이 가진 다정하고 포용적인 간식 체계에 완벽히 적응해 있었다.
릴랙스 루프에 올라섰다. 5월의 공기는 26도 정도로 적당했고, 피부에 닿는 바람은 기분 좋게 서늘했다. 시야 끝까지 아득하게 펼쳐진 태평양은 거대한 푸른 비단처럼 고요했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짭조름한 바다 내음과 야생강꽃의 달콤한 향기가 묘하게 섞여 들어왔다. 아이들이 난간 너머 먼 수평선을 구경하는 동안 나는 그저 가만히 서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다의 침묵을 응시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세상은 생각보다 더 넓었고, 내 마음은 생각보다 더 고요해졌다.
펀 하우스에서는 카드를 섞는 촥촥 소리가 끊이지 않고 울려 퍼졌다. "내가 이길 때까지 절대 카드 안 낼 거야!" 첫째는 장난스러운 고집을 피우며 카드를 꼭 쥐었다. 둘째는 규칙조차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알록달록한 카드 표면을 작은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렸다.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공간의 빈틈을 촘촘히 채웠다. 누군가 크게 웃음을 터뜨릴 때마다 옆 테이블의 낯선 여행자들도 함께 미소 지었다. 적당한 소음이 주는 안도감, 그것은 타인의 온기가 섞인 다정한 소란함이었다.
펑춘 빙과점에서 사탕수수 얼음을 맛보았다. 60년의 세월을 품었다는 가게의 얼음은 입자가 거칠면서도 혀끝에 닿는 순간 달콤하게 녹아내렸다. 장작불에 천천히 끓여냈다는 팥의 진하고 묵직한 향이 입안 가득 남았다. 얼음의 서늘함이 목을 타고 내려가자 5월의 눅눅한 습기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아이들의 입가에 갈색 팥물이 엉망으로 묻어 있었다. 닦아내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그 무질서한 모습조차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져 나쁘지 않았다.
1층 마인 코너의 구석진 자리에 몸을 깊숙이 묻었다. 오후의 황금빛 햇살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바닥 위에 길게 누워 있었다. 공중에는 미세한 먼지들이 느릿하게 유영하며 작은 별처럼 반짝였다. 읽다 만 책을 펴고 천천히 한 페이지를 넘겼다. 아이들이 잠시 조용해진 찰나, 정적 속에서 책장 넘기는 소리만이 선명하게 들렸다.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는 시간'이 주는 지극한 즐거움이 이곳 Yue Le Lv Dian의 공기 속에 스며 있었다.
공유 주방에서는 작은 냄비 하나가 보글보글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끓고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온 여행자가 수줍게 건넨 이름 모를 과일을 접시에 담았다. 껍질을 까자마자 코끝을 찌르는 상큼하고 이국적인 향이 퍼졌다. 각자의 음식을 조금씩 나누어 먹는 포틀럭 파티 같은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금세 친구가 되었다. 거창한 성찬은 아니었지만, 낯선 이와 함께 음식을 나누는 행위 자체가 주는 온기는 그 어떤 진미보다 따뜻했다.
방으로 돌아와 빳빳한 침대 시트 위로 몸을 던졌다. 바스락거리는 면의 촉감이 지친 피부에 닿자 긴장이 탁 풀렸다. 하루 종일 걷느라 퉁퉁 부은 발을 내려놓고 멍하니 천장을 보았다. 아이들은 이미 서로의 팔다리가 엉킨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창밖으로는 밤의 소리들이 낮은 저음으로 깔리기 시작했다. 내일은 또 어디를 갈지, 무엇을 할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 이 침대에 누워 아이들의 고른 숨소리를 듣는 것이 가장 완벽한 계획이었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느린 걸음으로 걷고 싶다.
- 아이와 함께 옥상에서 태평양을 바라보며 흘러가는 구름의 모양을 세어보세요.
- 1층 공유 공간에서 다른 여행자들이 추천하는 현지 간식을 나누며 이야기를 나눠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