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여기 있자"
"나가기엔 좀 춥지 않아?" 그가 내 어깨를 감싸 쥐며 낮게 물었다. 손끝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얇은 가디건을 뚫고 들어왔다.
"응. 그냥 여기 있자."
나는 그의 품에 조금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Mei Lun Da Fan Dian의 커다란 통창 너머로 1월의 화롄이 무채색의 풍경으로 펼쳐져 있었다. 바다의 짠 내음이 섞인 서늘한 바람이 유리창을 가볍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누구 하나 먼저 움직이려 하지 않았고, 그 정적이 우리 사이의 온도를 더 밀도 있게 만들었다.
무용한 시간들이 쌓이는 안식처
방 안은 깊은 바다 속처럼 고요했다. 발소리를 부드럽게 삼키는 두툼한 카펫의 질감이 발바닥을 통해 몽글몽글하게 전해졌고, 빳빳하게 다려진 하얀 시트는 피부에 닿을 때마다 기분 좋은 서늘함과 쾌적함을 동시에 남겼다. 우리는 이곳에서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을 완전히 내려놓기로 했다. 호텔 내부에 조성된 울창한 숲속 공원을 천천히 거닐 때면, 짙은 피톤치드 향이 폐부 깊숙이 들어와 마음속에 쌓인 소음들을 깨끗이 씻어내 주었다. 숲의 짙은 초록빛은 마치 거대한 파도처럼 우리를 포근하게 감싸 안았고, 그 속에서 우리는 아주 느린 호흡으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걸었다.
출출해질 때쯤 1층 베이커리에서 갓 구운 빵의 고소하고 달콤한 향기에 이끌려 작은 디저트를 샀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그 달콤함은 겨울의 한기를 지워주는 작은 위로였다. 다음 날 아침, 네 곳의 레스토랑 중 하나인 조식 식당의 통창 너머로 이슬을 머금은 잔디밭이 보였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온기가 손끝을 타고 전해질 때, 화롄의 옅은 안개가 도시를 포근하게 덮고 있었다. 시내에서 맛본 따뜻한 두유와 두부 푸딩의 적당한 달콤함은 혀끝에 오래도록 머물며 마음까지 말랑하게 만들었다. 넓게 펼쳐진 골프 코스의 정갈한 풍경과 푸른 워터파크의 정적인 모습은 이곳이 단순한 숙소가 아니라 하나의 작은 세계임을 깨닫게 했다. 60퍼센트의 힘만 쓰며 머무는 여행. 그것은 서로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천장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장 완벽한 휴식이었다. Mei Lun Da Fan Dian에서의 시간은 그렇게 무용한 조각들이 모여 가장 빛나는 기억의 층을 이루었다.
침대 머리맡의 노란 조명이 우리를 비추고, 창밖의 바람은 딱 적당한 온도로 잦아들었다.
- 내일 아침에는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나 숲길을 천천히 걸어보자.
- 아무 계획 없이 침대에 누워 정원의 색깔이 변하는 걸 같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