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서툰 청춘을 묵묵히 지켜본 다섯 가지 조각들
리우 향수 10밀리리터 병: 눅눅한 공기 속에서 퍼지는 짙은 흙내음과 서늘한 풀향, 그리고 칙 하고 분사될 때의 가벼운 진동. 어떤 향이 우리의 계절에 가장 어울릴지 20분 넘게 치열하게 토론하던 유치한 고집을 지켜봤다. 투명한 유리병에 반사된 오후의 햇살이 우리의 갈등을 비웃듯 반짝였고, 결국 다 비슷하다는 허무한 결론을 내렸지만 병 속의 액체는 여전히 고요했다.
금사 타로 크루아상: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가 바스락거리며 부서지는 경쾌한 소리와 혀끝에 감기는 달콤한 타로 앙금의 진득한 촉감. 고소한 버터 향이 방 안을 가득 채운 가운데, 마지막 한 조각을 두고 벌어진 소리 없는 눈치 싸움과 팽팽한 긴장감을 목격했다. 누군가의 입가에 묻은 하얀 설탕 가루는 패배의 명백한 증거였으며, 그것을 보며 터뜨린 웃음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
150센티미터 너비의 침대 시트: 6월의 습기를 머금은 피부가 닿았을 때 느껴지는 찰나의 서늘함과 빳빳하게 다려진 면의 촉감. 은은한 노란 조명 아래, 졸업이라는 거창한 이름 뒤에 숨어 "아무것도 하기 싫어"라고 중얼거리며 대자로 뻗어 있던 네 명의 한심하고도 사랑스러운 실루엣을 기억한다. 매트리스 깊숙이 몸을 파묻으며 내뱉은 안도의 한숨이 시트의 결을 따라 잔잔하게 퍼져나갔다.
에어컨 리모컨: 22도와 26도 사이에서 벌어진 끝없는 온도 전쟁. 춥다며 이불을 턱 끝까지 끌어올리는 자와 덥다며 연신 버튼을 누르는 자의 소리 없는 갈등을 기록했다. 삑삑거리는 기계음만이 가득했던 방 안에서, 서로의 체온과 취향이 충돌하며 만들어낸 묘한 열기 속에서 적당한 타협점은 끝내 찾아오지 않았다.
1층의 세탁기: 바다의 짠내와 땀이 밴 옷가지들이 서로 엉켜 돌아가던 둔탁한 진동과 규칙적인 소음. 젖은 수건을 털어 넣으며 내뱉은 "아, 진짜 덥다"라는 탄식의 파동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눅눅한 세탁실의 공기 속에서 세제 향기가 땀 냄새를 천천히 덮어갈 때쯤, 우리의 소란스러움도 비로소 잠시 잦아들었다.
만약 이 방의 물건들이 입을 열어 우리를 말한다면
Hua Lian Lan Tian Li Chi Fan Dian의 로비는 지나치게 정돈되어 있었다. 은은한 우디 향과 미니멀한 인테리어가 주는 정적 속에 우리가 들어선 순간, 공간의 밀도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물건들의 눈에 비친 우리는 '여유'라는 단어를 가장 낯설어하는, 조금은 서툰 이방인들이었다. 뤼보랑의 채식 조식 뷔페에서 짭조름한 채소 볶음밥을 입에 가득 물고 "우리 나중에 뭐 해 먹고 살지?"라며 미래의 불안을 툭 던지던 모습, 소나기에 옷이 젖었음에도 그저 낄낄거리며 리위탄의 조명을 보러 가던 무모함. 그들은 아마 우리를 '불확실한 미래를 안고도 현재의 소란함을 사랑하는, 조금은 엉망진창이지만 다정한 무리'라고 정의할 것이다. 친절한 직원들의 미소와 쾌적한 헬스장, 세탁실의 소음마저 우리의 서투른 웃음소리에 묻혀버렸던 그 여름의 한 조각. Hua Lian Lan Tian Li Chi Fan Dian에서의 시간은 그렇게 무용한 대화들이 모여 가장 빛나는 목적지가 되었다.
창밖 화롄의 밤하늘에 흩뿌려진 별 몇 개, 그것으로 충분했다.
- 뤼보랑의 채식 조식은 꼭 경험해 볼 것, 기대 이상의 풍미가 있다.
- 호텔에서 장군부 1936까지는 느린 걸음으로 산책하며 걷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