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의 우리에게. 1월의 태평양 바람은 짭조름했고, 뺨을 스치는 공기는 제법 매서웠지. 하지만 맞잡은 손의 온기만으로 충분했던 시간이었어. 기억나니, 그 무심하면서도 투명하게 빛나던 겨울의 공기들.
5년 뒤에도 여전히 선명할 네 가지의 조각들
비단결처럼 매끄러운 탄산수소염천의 감촉. Yan Bo Da Fan Dian Su Ao Si Ji Shuang Quan Guan의 온천수는 마치 피부 위에 얇은 실크 한 겹을 덧입힌 듯 매끄러웠어. 찰랑이는 물소리와 함께 창밖으로 보이던 흐릿한 겨울 하늘이 대비되며, 따뜻한 물의 온도가 온몸의 긴장을 느슨하게 풀어주었지. 욕조에서 올라올 때 발바닥에 닿던 그 묘한 미끄러움은 5년 뒤에도 피부 끝에 남아있을 것 같아.
정오의 나른함을 깨우는 피스타치오 잼의 달콤함. 오후 1시 30분까지 이어지는 조식의 여유는 여행자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였어. 통풍이 잘 되는 쾌적한 레스토랑 창가로 쏟아지던 1월의 투명한 햇살과, 접시 부딪히는 소리가 어우러진 그 평화로운 풍경.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빵 위에 듬뿍 얹은 잼의 진한 풍미는 게으른 아침을 완벽한 휴식으로 만들어주었지.
칠성령 1300개 계단 끝에 마주한 수아오 만의 전경. 거친 숨소리만 가득했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며 서로의 체력을 장난스럽게 비웃었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본 푸른 만의 풍경은 모든 고단함을 씻어내 주었어. 수아오 만의 짙은 푸른색이 하늘의 색과 맞닿아 경계가 사라지던 그 찰나의 풍경은, 마치 세상의 끝에 서 있는 듯한 묘한 해방감을 주었지.
겨울바람 속에서 녹여 먹던 아사이라 빙수의 역설. 1월의 칼바람을 맞으며 혀끝을 아리게 만들던 차가운 얼음 과자. 보랏빛 아사이라 베리의 진한 색감과 하얀 얼음의 대비가 시각적으로도 즐거웠고, 차가운 공기 속에서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먹던 그 맛은 잊지 못할 거야. 입안에서 알갱이가 톡톡 터지며 녹아내리던 그 서늘한 감각이 기억나.
5년 뒤에 이 기록을 다시 열어본다면
아마 우리는 지금보다 무뎌진 어른이 되어 있겠지. 하지만 Yan Bo Da Fan Dian Su Ao Si Ji Shuang Quan Guan의 넓은 침대에서 느꼈던 해방감과 뽀송한 시트의 촉감은 기억날 거야. 로비의 웰컴 티 온기와 야외 수영장에서 바라본 수평선의 풍경, 그리고 우리가 나누었던 무용한 농담들. 피스타치오 잼의 정확한 맛은 잊었을지 몰라도, 서로를 바라보며 웃던 그 적당한 온도는 마음속에 남아 우리를 다시 그 겨울의 수아오로 데려다줄 거야.
창문에 맺혀 있던 작은 물방울 하나에 담긴 우리의 겨울.
- 조식 뷔페에서 피스타치오 밀크 잼을 듬뿍 얹은 빵으로 느긋한 아침을 시작할 것.
- 수아오 냉천 공원의 서늘한 22도 물속에서 온몸의 감각을 깨워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