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이 푸른 정적 속으로 들어왔는가
객실 문을 여는 순간, 짙고 옅은 파란색의 파도가 방 안으로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해해인생'이라는 이름의 객실은 벽지와 가구, 작은 소품 하나하나가 각기 다른 채도의 푸름을 머금고 있어, 마치 거대한 수족관이나 깊은 바다 한가운데에 떠 있는 기분을 선사했다.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면 란양 평원의 유려한 해안선과 우시항의 요트들이 오후의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실내의 파란색이 창밖의 수평선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안과 밖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묘한 해방감이 느껴졌다. "와, 방 전체가 바다 같아!" 아이의 들뜬 목소리가 정적을 깨뜨렸고, 아이들은 이 푸른 공간이 마음에 든 듯 빳빳하고 깨끗한 침대 위에서 작은 점프를 반복했다. 침대에서 발코니까지의 거리는 아이들이 세 번쯤 전력 질주하기에 딱 적당한 거리였고, 그들이 내는 소란스러움은 오히려 이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Wu Shi Gang oa hotel의 발코니에 서면 5월의 다정한 공기가 피부에 부드럽게 와닿았다. 기온은 26도 정도, 습도가 높았지만 불쾌하기보다는 오히려 포근한 외투를 입은 듯한 기분이었다. 짭조름한 바다 내음과 어디선가 바람을 타고 날아온 야생 백합의 진한 단내가 섞여 코끝을 간질였는데, 이 이질적인 두 향기가 섞여 묘한 안도감을 주었다. 거창한 계획은 필요 없었다. 그저 이 파란색의 품에 함께 누워 서로의 숨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이의 작은 세계에서 가장 빛났던 발견은 무엇이었을까
아이들은 루프탑의 온천 풀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몽글몽글하게 피어오르는 하얀 수증기 사이로 몸을 담그면, 피부를 감싸는 매끄러운 물의 감촉이 온몸의 긴장을 느슨하게 풀어주었다. 따뜻한 물속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일은 아이들에게 일종의 마법 같은 경험이었을 것이다. 루프탑에서 내려다보는 항구의 풍경은 정돈된 장난감 마을처럼 아기자기했다. 그때, 아이가 갑자기 물을 튀기며 날카로운 소리를 질렀다. "엄마, 저기 봐! 진짜 큰 고래가 나타났어요!" 손가락 끝이 향한 곳에는 작은 낚싯배 한 척이 외롭게 떠 있었지만, 아이의 눈에는 그것이 거대한 고래의 등지느러미로 보였으리라. 나는 그 순수한 착각을 깨뜨리고 싶지 않아 "정말이네, 고래가 우리한테 인사하나 봐"라고 맞장구를 쳐주었다. 착각이 주는 즐거움이라는 것이 있다. 우리는 한동안 그 배를 고래라고 부르며 낄낄거렸다. 물놀이 후 맛본 오에이 피자는 그야말로 완벽한 마무리였다. 갓 구워져 나와 코끝을 자극하는 고소한 빵 냄새, 바삭한 도우와 길게 늘어지는 치즈의 쫀득한 점성. 아이들의 입가에 붉은 토마토소스가 훈장처럼 묻어 있었고, 수영복을 입은 채 피자를 씹으며 웃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지하의 오베이 플레이 공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수많은 게임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전자음들이 가득했다. 평소라면 소란스럽다고 느꼈겠지만, 이곳에서는 그 소음조차 여행의 일부였다. 아이들이 게임에 몰두하는 동안 나는 잠시 의자에 기대어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무용한 시간이 주는 쾌적함, 아이들은 즐거웠고 나는 고요했다. 그것으로 충분한 오후였다.
체크아웃의 순간, 마음속에 어떤 색의 조각이 남았을까
체크아웃을 하고 호텔을 나서는데, 아이가 내 옷자락을 꼭 쥐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우리 다음에 꼭 다시 오자." 평소 무심하던 아이가 먼저 내뱉은 그 말 한마디에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졌다. 아마도 아이의 기억 속에는 온통 파란색이었던 방과 살결을 감싸던 따뜻한 온천수, 그리고 입가에 묻었던 달콤 짭짤한 피자의 맛이 강렬한 조각으로 남았을 것이다. 멀리 거북섬의 희미한 실루엣이 보였고, 5월의 햇살은 적당히 뜨거웠으며 바람은 기분 좋게 시원했다. 외아오 해변의 하얀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청량한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특별한 사건은 없었다. 대단한 깨달음을 얻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함께였고,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 여행이란 결국 낯선 곳에 가서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내는 일이다. 다만 장소가 Wu Shi Gang oa hotel이었기에, 우리의 일상은 조금 더 선명하고 깊은 파란색으로 기억될 것 같다. 짐을 챙겨 차에 오르는 아이의 뒷모습에서 옅은 바다 냄새와 햇살의 온기가 배어 나왔다.
바다의 푸른 잔상이 아이들의 작은 손끝에 여전히 머물러 있었다.
- 외아오 해변의 고운 모래를 밟으며 거북섬의 실루엣을 배경으로 가족 사진을 남겨보세요.
- 루프탑 온천 풀에서 항구의 요트들이 춤추는 풍경을 바라보며 느긋한 휴식을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