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에 박힌 푸른 조각들
차 안에서 둘째가 물었다. 바다는 밤에 어디로 가느냐고. 아이의 엉뚱한 질문에 누구도 선뜻 대답하지 못한 채 도착한 Lan Yang Wu Shi Gang Hai Jing Jiu Dian의 객실은 온통 푸른색의 변주곡 같았다. 우리가 묵은 '동심 가족실'의 벽면에는 이 지역의 색채를 담은 아기자기한 삽화들이 그려져 있었는데, 아이들은 그 그림들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자기들만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12층 해경실의 넓은 창가에 등을 기대고 누우면 저 멀리 거북이섬이 보였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푸른 잉크 병에 작은 돌멩이 하나를 툭 떨어뜨린 것 같은, 정적이면서도 강렬한 풍경이었다. 새벽 6시, 하늘이 짙은 회색에서 투명한 금색으로 물들어가는 찰나의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는 숨을 죽였다. 아이들은 저 섬이 정말 거북이인지 아닌지를 두고 한참을 다퉜고, 그 소란스러운 생동감이 오히려 공간을 따뜻하게 채웠다. 12평 남짓한 공간에 놓인 두 개의 커다란 침대 위에서 우리는 서로 엉켜 누워 바다를 보았다. 풍경은 정지해 있었지만, 우리 가족의 마음만은 파도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소음과 정적이 교차하는 지점
호텔 내 어린이 놀이방은 우리가 알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공간이었다. 아이들의 높은 비명과 플라스틱 장난감이 바닥에 부딪히며 내는 경쾌한 소음들이 가득했다. 그것은 일종의 무질서한 교향곡이었고, 그 소음 속에 몸을 맡긴 채 첫째는 미끄럼틀을 타며 환호성을 질렀으며 둘째는 그 옆에서 정체 모를 춤을 췄다. 그러다 문득 올라간 루프탑 바에서는 전혀 다른 공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유리 온실 구조의 그곳에서는 오직 낮은 바람 소리만이 귓가를 스쳤다. 얼음 조각이 유리잔 벽에 부딪히며 내는 챙그랑 소리가 맑은 공기를 가를 때마다, 마음속의 소란함도 함께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놀이방의 폭발적인 소음과 루프탑의 투명한 정적. 이 극명한 대비가 묘하게 편안한 안도감을 주었다. 아이들이 지쳐 잠든 깊은 밤, 객실 안에는 오직 고른 숨소리만이 남았다. 그 고요함이야말로 이번 여행에서 우리가 얻은 가장 값비싼 사치였다. 복도 너머로 들려오는 다른 가족들의 희미한 웃음소리가 벽을 타고 전해질 때,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피부에 감기는 비단 한 겹
나노 밀크 배스에 몸을 담갔을 때, 물은 불투명한 우윳빛으로 우리를 감싸 안았다. 적당한 온도의 물이 피부에 닿는 감촉은 미끄러우면서도 부드러웠다. 마치 아주 얇은 비단 한 겹을 온몸에 정성스럽게 바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이들은 물속에서 하얀 거품을 만들어내며 깔깔거렸고, 나는 그 소리를 배경 삼아 어깨 위에 무겁게 쌓여 있던 일상의 긴장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물 밖으로 나왔을 때 피부는 갓 구운 빵처럼 보들보들했다. 2월의 이란은 습도가 높고 공기가 서늘해 살결에 닿는 바람이 차가웠지만, 두툼한 호텔 가운을 걸치자 금세 포근한 온기가 돌아왔다. 160x200cm의 넓은 침대 시트는 빳빳하고 시원한 촉감을 냈지만, 그 위를 덮은 두꺼운 이불은 묵직하게 몸을 눌러주며 깊은 안정감을 주었다. 하루 종일 아이들을 쫓아다니느라 팽팽하게 당겨졌던 다리의 피로가 매트리스의 탄성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었다. 젖은 머리카락에서 떨어진 물방울 하나가 발등에 닿아 잠시 서늘했지만, 곧 따뜻한 이불 속으로 파고들면 그만이었다.
혀끝에 남은 짭조름한 기억
저녁 식사로 마주한 구운 오리 요리는 이번 여행의 미각적 정점이었다. 다섯 가지 방식으로 조리되어 나온 오리 요리의 껍질은 얇고 바삭했으며, 씹는 순간 입안에서 짭조름한 기름기가 화산처럼 터져 나왔다. 살코기는 구름처럼 부드러웠고, 함께 곁들인 소스는 적당한 달콤함으로 맛의 균형을 잡았다. 평소라면 채소를 거부했을 아이들이 오리 고기에 싸인 채소까지 맛있게 입에 넣는 모습에 우리는 말 없는 미소를 지었다. 특별한 대화 없이 오직 씹고 맛보는 행위에만 집중했던 그 시간은 그 자체로 충만했다. 다음 날 조식 뷔페에서는 현지 식재료의 신선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요리들이 펼쳐져 있었다. 갓 구워낸 따뜻한 빵 한 조각과 과즙이 톡 터지는 신선한 과일, 그리고 정신을 깨우는 진한 커피 한 잔. 루프탑 바에서 마신 커피는 조금 썼지만, 손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잔의 온기가 마음까지 데워주었다. 식후에 나누어 먹은 작은 디저트의 단맛이 혀끝에 오래도록 머물렀다. 배가 부르면 마음이 너그러워진다는 말처럼, 우리는 서로의 입가에 묻은 소스를 보며 아이처럼 짧게 웃음을 터뜨렸다.
비와 소금이 섞인 겨울의 냄새
2월의 이란에는 이곳에서만 맡을 수 있는 특유의 향기가 있다. 비에 젖은 차가운 바위 냄새와 옅은 소금기가 섞인 눅눅한 공기. 북동풍이 강하게 불어올 때면 그 냄새는 더욱 짙어져 코끝을 자극했다. Lan Yang Wu Shi Gang Hai Jing Jiu Dian의 로비에 들어섰을 때, 갓 세탁한 리넨의 깨끗한 향기와 은은한 커피 향이 섞여 났다. 그것은 마치 '이제 모든 짐을 내려놓고 쉬어도 된다'고 말해주는 다정한 신호처럼 느껴졌다. 욕실에서는 나노 밀크 배스의 부드러운 크림 향이 뭉근하게 피어올랐다. 인위적인 향수가 아니라, 갓 짜낸 우유처럼 포근하고 순수한 냄새였다. 창문을 살짝 열면 멀리 항구에서 밀려오는 짭조름한 비린내와 젖은 흙 내음이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 그 냄새들은 우리가 일상의 궤도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낯선 곳에 와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일깨워주었다. 아이들의 옷가지에서는 밖에서 묻혀온 찬 바람 냄새와 땀 냄새가 섞여 났지만, 그마저도 사랑스러웠다. 그것은 우리가 함께 걷고, 뛰고, 움직였다는 가장 정직한 증거였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고른 숨소리가 파도 소리에 섞여 깊은 밤을 채웠다.
- 루프탑 바에서 일출을 감상해 보세요. 탁 트인 시야와 고요함이 마음을 정화해 줍니다.
- 나노 밀크 배스는 아이들이 매우 좋아하니, 입욕 시간을 넉넉히 잡아 여유를 즐기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