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카타와 패션 테러리스트들의 소동
"야, 진짜 이걸 지금 입어야 돼?" 지석이 유카타 소매를 만지작거리며 툴툴댔다. "분위기라고, 분위기! 사진 찍어야지." 내가 낄낄거리며 대답하자, 옆에서 민호가 거들었다. "분위기 잡다가 감기 잡겠다. 11월인데 너무한 거 아니냐?" "넌 그냥 패션 센스가 없는 거야. 입어봐, 생각보다 포근해." 우리는 서로의 띠를 엉망으로 묶어주며 배꼽을 잡고 웃었다. 낯선 옷이 주는 어색함이 오히려 우리를 더 들뜨게 만들었다.
소리를 집어삼키는 카펫과 산의 윤곽
Lv Wu Guo Ji Guan Guang Fan Dian의 '월' 산경 객실에 들어서자마자 발끝에 닿는 두툼한 카펫의 질감이 포근했다. 발소리를 집어삼키는 그 푹신함 덕분에 우리가 나누는 소란스러운 농담들이 공중으로 흩어지지 않고 카펫 속으로 툭툭 떨어져 흡수되는 기분이었다. 창밖으로는 11월의 이란 산맥이 옅은 회청색 수묵화처럼 낮게 누워 있었고, 방 안에는 은은한 나무 향과 적당히 눅눅한 공기가 섞여 있었다. 온도는 22도 근처, 춥지도 덥지도 않아 그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눕기에 완벽한 온도였다.
우리는 일본식 테마 정원을 천천히 걸었다. 발밑에서 자갈이 서걱거리는 규칙적인 소리가 귓가를 간질였고, 유카타의 옷자락이 발목에 닿는 생소한 감각이 계속해서 일깨웠다. 빌려 입은 옷의 무게는 가벼웠지만, 그 옷을 입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는 일상의 이름표를 잠시 떼어낸 기분이 들었다. 정원 한쪽에서 체험한 이끼 공 만들기는 꽤 무용한 시간이었다. 젖은 흙의 비릿하면서도 구수한 냄새가 손끝에 남았고, 차가운 이끼의 촉감이 손바닥에 닿을 때마다 잡념이 씻겨 내려갔다. 무엇을 위해 이 작은 공을 만드는지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손을 움직이는 것, 그것으로 충분했다.
온천욕을 위해 찾은 욕장은 하얀 김이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있었다. Lv Wu Guo Ji Guan Guang Fan Dian의 자랑인 탄산수소나트륨 온천수는 피부에 닿는 감각이 매끄럽고 미끄러웠다. 욕조 끝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으면, 수증기가 시야를 가려 주변의 소음이 아득히 멀게 느껴졌다. 뜨거운 물속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낮 동안의 소란함이 적당한 온도로 희석되는 것 같았다. 밖으로 나왔을 때 피부를 스치는 11월의 서늘한 공기가 오히려 쾌적하게 다가왔다. 젖은 머리카락에서 물방울이 툭툭 떨어졌고,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다시 그 두툼한 카펫 위로 몸을 던졌다.
밤 9시 반의 작은 성찬과 진심
"이 튀김, 생각보다 진짜 괜찮네." 지석이 야식 코너에서 가져온 접시를 내밀며 낮게 읊조렸다. "거봐, 내가 말했지? 여기 야식이 진짜라고." 내가 속삭이듯 대답하자, 방 안에는 튀김을 씹는 바삭한 소리만 남았다. 짭조름한 루웨이의 향이 방 안에 퍼지고, 우리는 침대 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에도 올까?" 누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글쎄, 그때 가봐서 생각하자." 대답은 무심했지만, 우리는 서로의 눈빛에서 이미 다음 여행의 약속을 읽어내고 있었다.
침대 모서리에 닿은 발가락 끝에 기분 좋은 온기가 남았다.
- 카피바라와 사슴이 노니는 정원을 천천히 거닐며 멍 때리기
- 밤 9시 반, 야식 코너에서 갓 튀긴 튀김과 달콤한 디저트 즐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