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이란은 눅눅한 습기를 머금고 있었다. 비에 젖은 바위에서 배어 나오는 서늘한 광물 냄새가 코끝을 스쳤고, 공기는 피부에 닿자마자 묵직하게 감겨와 마치 투명한 막 속에 갇힌 기분이었다. 우리는 Lv Wu Guo Ji Guan Guang Fan Dian 로비에 들어섰다. 체크인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서로의 손끝이 닿을 듯 말 듯한 아슬아슬한 거리를 유지했다. 그 적당한 거리감이 오히려 편안했다. 억지로 맞추지 않아도 되는, 각자의 숨구멍이 확보된 그 틈새가 우리를 안심시켰다. '잔-해경' 객실의 문을 열자 낮게 깔린 오렌지빛 조명이 우리를 맞이했고, 바스락거리는 하얀 시트의 서늘한 촉감이 피부에 닿았다. 캡슐 커피의 진한 향이 방 안을 채울 때, 우리는 창밖의 바다를 보는 대신 천장의 무늬를 세거나 나란히 누워 서로의 규칙적인 숨소리를 들었다. 그것이 이번 여행의 진짜 목적이었다. 욕실의 타일은 발바닥에 닿았을 때 기분 좋게 차가웠고, 그 냉기가 온몸의 긴장을 서서히 풀어주었다. 우리는 대정 낭만 스타일의 의상을 빌려 입기로 했다. 짙은 색의 옷감이 피부에 닿는 느낌이 낯설었지만, 거울 속에 비친 우리의 모습은 평소보다 조금 더 다정해 보였다. 옷감이 조금 뻣뻣했고 소매가 길어 손등을 덮었기에, 당신의 어색한 걸음걸이를 보며 나는 아주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꼭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당신이 쑥스러운 듯 중얼거렸다. 우리는 일본식 정원을 천천히 걸었다. 발밑에서 자갈이 부딪히는 소리가 규칙적인 박자로 들려왔고, 공기는 여전히 습했지만 그 속에 섞인 흙 내음이 마음을 차분하게 고요해지혔다. 정원 한구석에서 카피바라 한 마리가 눈을 반쯤 감은 채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멍한 표정이 꽤 마음에 들어, 우리는 그 동물과 함께 한동안 정지 상태로 서 있었다. 아무런 의미 없는 시간이었지만, 그 무용함이 우리를 웃게 했다. 짚라인을 타고 호수를 가로지를 때는 바람이 찼다. 얼굴에 닿는 공기가 날카로운 칼날처럼 스쳤지만, 땅에 발을 딛고 나서 맞잡은 손의 온도는 딱 적당했다. 그 온기가 좋았다. 이후에 찾은 화로 욕탕의 물은 비단 한 겹을 피부에 바른 것처럼 매끄러웠다. 뜨거운 물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지 않고 나란히 앉아 있었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라 시야가 흐릿해졌고, 보이지 않으니까 더 많은 것이 들렸다. 찰랑이는 물소리, 그리고 당신의 깊은 호흡. "지금 이대로도 충분해." 내 마음속의 독백이 수면 위로 잔잔한 파동을 일으켰다. 물 밖으로 나왔을 때 닿는 서늘한 공기가 오히려 피부를 팽팽하게 만들었고, 수건으로 몸을 감싸자 온몸에 기분 좋은 나른함이 퍼졌다. 우리는 굳이 '힘내자'거나 '더 행복해지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 말들은 이 습한 공기 속에서 너무 무겁게 느껴졌으니까. 그냥 물이 따뜻하다는 것, 지금 여기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오후에는 말차와 화과자를 체험했다. 쌉싸름한 말차의 맛이 혀끝에 남았고, 달콤한 화과자가 그것을 천천히 덮어주었다. 우리는 아주 느리게,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그것들을 씹었다. 화과자의 정교한 모양이 아까워 한참을 바라보다가 결국 한 입에 넣었을 때,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이 여행의 피로를 씻어내 주었다. 저녁에 제공된 무료 야식은 적당히 짭조름했고, 함께 마신 음료는 가슴 속까지 시원했다. 우리는 서로의 보폭을 억지로 맞추려 하지 않았다. 당신이 조금 느리면 내가 기다렸고, 내가 멈추면 당신이 돌아봤다. 그 불완전한 리듬이 오히려 우리다웠다. 젖은 신발은 여전히 무거웠지만, 호텔 방으로 돌아오는 길의 공기는 더 이상 차갑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적당히 서늘했고, 그래서 더 포근한 밤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속도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다. 젖은 땅 위에 나란히 찍힌 두 쌍의 발자국이 밤의 어둠 속으로 천천히 스며드는 풍경.
- Lv Wu Guo Ji Guan Guang Fan Dian의 일본식 정원에서 카피바라와 함께 느린 시간을 보내보세요.
- 잔-해경 객실의 포근한 침대에서 바다의 소리를 들으며 온전한 휴식을 취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