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이라는 이름의 은밀한 공모
1월의 이란은 생각보다 서늘했다. 바다에서 밀려온 습한 바람이 얇은 옷깃 사이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몸을 절로 움츠리게 만들었다. 저녁 식사 후 세 시간이 흐른 시점, 방 안의 정적을 깬 건 누군가의 짧은 헛기침이었다. 그것은 단순한 생리적 현상이 아니라, 배고픔의 신호이자 금기를 깨자는 은밀한 제안이었다. 우리는 홀린 듯 겉옷을 챙겨 입고 Yi Lan Bo Si Fan Dian의 로비를 나섰다. 체크인 때 따뜻한 미소로 짐을 옮겨주던 직원들의 친절함이 여운처럼 남아 있어, 나서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호텔 문을 열자마자 펼쳐진 동문 야시장은 이미 튀김의 고소한 기름 냄새와 사람들의 활기찬 웅성거림으로 가득했다. 쫄깃한 이란 떡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묵, 그리고 이름 모를 현지 간식들을 비닐봉지 가득 담아 돌아오는 길, 손가락을 파고드는 봉투의 묵직함이 마치 전쟁터에서 가져온 전리품처럼 느껴져 묘한 쾌감이 일었다.
눅눅한 밤을 씹어 삼키는 대화
"거봐, 결국 내가 이겼지? 너 아까까지는 절대 배 안 고프다고 큰소리쳤잖아."
침대 위에 무질서하게 쏟아낸 간식들을 보며 누군가 낄낄거렸다. 우리는 좁은 방 안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전리품들을 하나씩 맛보기 시작했다. Yi Lan Bo Si Fan Dian의 객실은 최신식의 화려함은 없었지만,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낡은 가구에서 배어 나오는 묵직한 안정감이 있었다. 구석에서 윙윙거리며 돌아가는 제습기 소리가 습한 겨울밤의 공기를 보송하게 다듬어주는 배경음악처럼 들렸다.
"근데 여기 침구 진짜 좋다. 아까 호텔 내 대중 온천욕탕에서 뜨겁게 몸을 지지고 왔더니, 이 빳빳한 시트 위에 눕는 게 정말 천국 같아."
"그건 네가 평소에 잠자리가 까다로워서 그런 거고. 그나저나 아까 자오시 온천 물 진짜 미끄럽지 않았냐? 피부에 비단 한 겹을 얇게 바른 기분이었어."
우리는 입안 가득 달콤하고 쫄깃한 떡을 밀어 넣으며, 타이핑산의 짙은 안개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맸던 골목길의 기억을 나누었다. 특별할 것 없는 사소한 이야기들이었지만, 함께 씹고 삼키는 행위 속에 즐거움이 묻어났다. 서로를 깎아내리는 가벼운 농담 속에 웃음이 섞였고, 방 안은 어느새 포근한 온기와 사람 냄새로 가득 찼다.
포만감이 데려다준 고요한 정적
소란스럽던 대화가 서서히 잦아들고, 음식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빈 봉투와 냅킨 몇 장만이 흩어져 남았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각자의 자리에 몸을 깊숙이 뉘었다. 천장의 은은한 조명이 방 안을 부드러운 호박색으로 감쌌고, 창밖으로는 이란 시내의 희미한 불빛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낮게 흩어져 있었다. 새벽 두 시, 낮 동안의 소음과 여행자의 긴장이 모두 고요해지은 완벽한 정적의 시간이었다. 빳빳하게 세탁된 시트의 서늘한 감촉이 피부에 닿자 비로소 깊은 안도감이 밀려왔다. 화려한 최신식 시설은 아니더라도, 머무는 이를 무조건적으로 안심시키는 낡은 호텔의 우아함이란 바로 이런 것이리라. 무언가 대단한 깨달음을 얻으려 애쓸 필요 없이,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것을 먹고 편안한 침대에 누워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고른 숨소리를 자장가 삼아 깊은 잠의 늪으로 천천히 빠져들었다.
창가에 맺힌 작은 물방울 위로 새벽빛이 아주 천천히 스며들고 있었다.
- 동문 야시장의 쫄깃한 이란 떡과 달콤한 펑리수 조합을 추천합니다.
- 따뜻한 우유 한 잔과 곁들이는 현지식 튀김 간식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