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집에서 벌인 엉뚱한 도전 네 가지
일출 보기 내기: (실패) 2월의 서늘한 새벽 공기가 방 안을 천천히 채울 때, 우리는 누가 먼저 바다의 시작을 보는지 내기를 걸었다. 결과는 전원 패배였지만, 빳빳하고 서늘한 시트의 감촉에 몸을 깊숙이 맡긴 채 암막 커튼 틈으로 스며드는 희끄무레한 빛을 구경하는 게 훨씬 달콤했다. "그냥 더 자자"라는 누군가의 나직한 속삭임에 모두가 동의한 순간, 늦잠이라는 합법적인 게으름이 주는 안도감이 온몸을 포근하게 감쌌다.
태평양을 품은 욕조 체험: (성공) 바다 테마 객실답게 정면으로 수평선이 보이는 욕조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웠다. 몽글몽글한 수증기가 시야를 하얗게 가릴 때쯤, 열린 창문으로 들어온 2월의 찬 바람이 뺨을 스치는 온도 차가 짜릿하게 다가왔다. 파도가 거친 바위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굉음을 배경음악 삼아 가만히 누워 있자니, 세상의 모든 소음이 멀어지고 오직 나만의 고요한 섬에 도착한 기분이었다. 뜨거운 물속에서 느끼는 나른함은 마치 태평양의 품에 안긴 듯했다.
고양이 '오궈위'의 마음 훔치기: (실패) 숙소의 실세인 오궈위에게 온갖 애교와 간식을 동원해 구애했지만, 녀석은 우리를 그저 정해진 시간에 보급품을 바치는 '친절한 보급병' 정도로 취급했다. 햇볕에 달궈진 바닥에 누워 반쯤 감긴 금빛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던 그 무심하고 당당한 표정. 그 건조한 태도에 오히려 우리는 배꼽을 잡고 웃으며, 이 집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지 뼈저리게 실감했다. 녀석의 꼬리가 한 번 살랑일 때마다 우리의 마음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가랑비 속 바위 해변 산책: (뜻밖의 성공) 갑작스러운 가랑비에 운동화는 금세 젖어 무거워졌지만, 비에 젖은 바위에서 풍기는 쌉싸름한 광물 냄새와 짠 바다 내음이 코끝을 강렬하게 자극했다. "이게 바로 진짜 모험이지!"라며 서로의 엉망인 몰골을 보고 헛웃음을 터뜨리던 순간, 눅눅한 옷의 찝찝함은 어느새 함께라는 충만함으로 변해 있었다. 발밑에서 찰랑이는 차가운 바닷물과 빗방울의 리듬이 묘하게 어우러진 산책은 우리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묶어주었다.
이번 여행의 최종 성적표
결과적으로 Tai Dong Hai Ping Mian Min Su의 샛노란 외벽은 우리에게 '여기선 좀 이상하게 굴어도 괜찮다'는 다정한 면죄부였다. 오후 3시, 웰컴 티와 함께 맛본 파인애플 잼의 달콤함은 여행의 긴장을 녹여주기에 충분했다. 일출 내기는 엉망이었고 계획은 무너졌지만, 욕조 속의 정적과 오궈위의 나른한 하품이 그 빈자리를 채웠다. 무용한 것들이 주는 이 낯선 충만함이야말로 우리가 찾던 진짜 휴식이었으며, 우리는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가장 많은 것을 얻었다.
노란 벽 너머로 일렁이던 푸른 바다의 잔상. (사진)
- 시내 노포에서 짭조름한 아이스크림 맛보기.
- 알람을 끄고 오궈위가 깨워줄 때까지 늦잠 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