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둥의 하루를 수놓은 다섯 가지의 기억
삑, 삑. 아이의 운동화가 로비의 매끄러운 대리석 바닥과 마찰하며 내는 날카로운 소리. 층고가 유난히 높은 로비라 그 소리가 천장까지 닿았다가 다시 내려오는 기분이 들었다. "우와, 여기 우리 집이야?"라고 묻는 아이의 들뜬 목소리에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설렘이 묻어났다. 반짝이는 바닥에 비친 아이의 그림자가 빠르게 움직일 때마다, 낯선 곳에 도착했다는 긴장감은 어느새 기분 좋은 소란함으로 바뀌어 갔다.
딩. 투명 엘리베이터가 층수를 바꿀 때마다 내는 정갈한 신호음. 발밑으로 계전 서옥의 고즈넉한 책장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천천히 멀어졌다. Tai Dong Xi Lai Deng Jiu Dian의 공중에 떠서 내려가는 묘한 부유감은 마치 일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는 의식처럼 느껴졌다. 엘리베이터 벽면에 닿은 손끝에 서늘한 금속의 감촉이 느껴졌고, 시야가 넓어지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이 도시의 품에 안겼음을 깨달았다.
후루룩. 아리하이 뷔페의 아침, 아이가 뜨거운 소고기 탕을 조심스레 들이켜는 소리. 하얀 김이 아이의 콧등에 송골송골 맺혔고, 진한 육수 냄새가 테이블 주변을 포근하게 감쌌다. 대만식 쌀떡인 미타이무의 쫀득한 질감이 입안에서 굴러다닐 때쯤, 우리는 오늘 어디를 갈지 낮은 목소리로 짧은 회의를 했다. 접시와 포크가 부딪히는 가벼운 금속음들이 배경음악처럼 깔리며 가족의 아침을 다정하게 채웠다.
위잉. 어린이 놀이방의 두툼한 카펫 위를 전기 자동차가 구르는 낮은 기계음.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표정으로 핸들을 꺾으며 가상의 도로를 달렸고, 볼풀장의 플라스틱 공들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자잘한 소리들이 그 뒤를 따랐다. 알록달록한 공들의 색채와 아이의 웃음소리가 섞여 드는 동안, 나는 잠시 의자에 기대어 멍하니 쉴 수 있었다. 무용한 것들이 주는 평온함,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었다.
솨아아. Tai Dong Xi Lai Deng Jiu Dian 후작 스위트의 욕조에 따뜻한 물이 채워지는 소리. 9월의 선선한 밤공기를 뚫고 들어온 온기가 욕실 안을 뽀얀 수증기로 가득 채웠다. 물결이 찰랑거리며 내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낮 동안의 소란함이 썰물처럼 천천히 고요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비누 거품이 손가락 사이로 부드럽게 빠져나가는 촉감과 고요한 물소리만 남은 시간, 비로소 완전한 적막이 주는 달콤함을 만끽했다.
서로의 숨소리가 겹쳐지는 밤, 우리는 비로소 하나가 되었다.
- 철화촌의 밤거리를 거닐며 은은한 등불 아래 추억 남기기.
- 아리하이 뷔페의 담백한 해산물 죽으로 따뜻한 아침 시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