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눅한 여름의 끝에서 우리가 함께 건져 올린 다섯 가지 기억
7월의 타이둥은 거대한 찜통 같았다. 피부에 닿는 공기는 끈적한 점성을 띠었고, 숨을 쉴 때마다 습기가 폐부 깊숙이 들어찼다. 하지만 Tai Dong Xi Lai Deng Jiu Dian의 회전문을 통과하는 순간, 날카롭고 서늘한 에어컨 바람이 젖은 뒷덜미를 훑고 지나갔다. "살 것 같아!" 남편의 짧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둘째는 어느새 하얀 목욕 가운을 망토처럼 두르고 복도를 누비는 작은 영웅이 되었고, 첫째는 샴푸 하기 싫다며 욕실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려 시위를 벌였다. 그 소란스러운 소음조차 여행의 일부가 되어 우리를 포근하게 감쌌다.
전동 자동차: 아이들 놀이방의 매끄러운 바닥을 가르는 윙윙거리는 모터 소리와 코끝을 스치는 새 플라스틱 냄새. 핸들을 꽉 쥔 아이의 작은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만큼 진지한 표정이었다. 막내가 가장 먼저 발견하고는 운전기사를 자처하며 거실을 누볐다.
해산물 죽: 아침 햇살이 부드럽게 쏟아지는 조식 뷔페, 그릇 위로 뭉게뭉게 피어오르던 뜨거운 김이 안경 너머 시야를 하얗게 지웠다. 바다의 짭조름한 풍미와 혀끝에서 부드럽게 뭉그러지는 쌀알의 온기가 온몸으로 퍼졌다. 첫째가 한 입 먹더니 눈을 크게 뜨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욕조의 거품: 마르키스 스위트룸의 넓은 욕조를 가득 채운 몽글몽글한 하얀 거품과 은은하게 퍼지는 라벤더 비누 향. 톡톡 터지는 작은 기포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고, 따뜻한 물속에서 몸이 솜사탕처럼 가벼워지는 기분이었다. 내가 먼저 물 온도를 확인하며 발을 담갔을 때, 비로소 여행의 긴장이 눈 녹듯 사라졌다.
투명 엘리베이터: 위로 솟구칠 때 발아래로 천천히 멀어지던 타이둥 시내의 정적인 풍경과 기계적인 웅웅거림.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창밖으로 푸른 태평양의 수평선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고, 공중에 붕 떠 있는 묘한 해방감이 느껴졌다. 둘째가 창문에 코를 납작하게 붙이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야시장 꼬치: Tai Dong Xi Lai Deng Jiu Dian의 문을 나서자마자 훅 끼쳐오던 숯불의 매캐한 연기와 진한 기름 냄새. 손가락에 끈적하게 묻어난 달콤 짭조름한 소스를 핥으며 걷던 밤거리의 소란함이 오히려 아늑하게 느껴졌다. 우리 가족 모두가 동시에 냄새를 맡고 약속이라도 한 듯 야시장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에어컨 바람에 나란히 말라가던 젖은 수건들이 꼭 우리 가족 같았다.
- 조식 뷔페에서 타이둥식 미타이무를 꼭 드셔보세요. 쫄깃한 식감이 일품입니다.
- 호텔 앞 야시장은 늦은 밤에 방문해도 충분하니, 가벼운 옷차림으로 천천히 거닐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