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둥의 겨울, 우리 가족의 기억을 깨운 다섯 가지 소리
취원 중식당의 화염 오리 구이가 내는 강렬한 지글거림. 황금빛 불꽃이 튀어 오르며 뜨거운 기름이 끓어오르는 소리가 식탁 위를 가득 메웠다. 코끝을 찌르는 고소한 기름 향과 화끈한 열기가 얼굴에 닿았다. 입을 벌린 채 그 광경에 매료된 첫째의 눈동자 속에서 기대감이 반짝였다. 바삭한 껍질이 씹히는 소리가 귓가에 닿는 순간,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보며 미소 지었다. 짭조름한 풍미와 함께 밀려온 그 소리는 단순한 허기를 넘어, 함께 있다는 안도감과 여행의 설렘을 확신으로 바꾸어 놓았다.
Na Lu Wan Hui Guan에서 빌린 전기 자전거의 모터가 낮게 웅웅거리는 소리. 내 등 뒤에 매달린 둘째가 연신 작은 환호성을 질렀다. 바퀴가 타이둥의 매끄러운 아스팔트를 긁으며 내는 규칙적인 소음이 경쾌한 리듬처럼 느껴졌다. 1월의 서늘한 바람이 헬멧 틈새로 스며들어 뺨을 스쳤고, 갓 베어낸 풀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아이의 웃음소리는 그 바람보다 더 빠르게 앞서 나갔다. 스쳐 지나가는 초록빛 풍경들이 소리와 함께 부드럽게 뒤로 밀려나며, 일상의 소음들이 깨끗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바다는 왜 짠 냄새가 나?"라고 묻는 막내의 맑고 투명한 목소리. 태평양의 눅눅하고 짠 바람이 뺨을 때리며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던 순간이었다. 아내와 나는 잠시 서로의 눈을 맞추었다. 과학적인 정답보다는 "원래 바다는 그런 마법 같은 냄새가 난단다"라고 다정하게 속삭였다. 내 손을 꼭 잡은 아이의 작은 손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차가운 바닷바람을 상쇄시켰다. 아이는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고, 그 단순한 대화는 차가운 겨울 공기 속에 투명한 구슬처럼 머물렀다.
호텔 복도에 울려 퍼지는 캐리어 바퀴의 둔탁하고 리드미컬한 소리. 로비에서 풍겨오던 달콤한 소프트아이스크림과 팝콘의 향기를 뒤로하고, 우리가 머물 넓고 쾌적한 객실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무거운 짐이 바닥을 누르며 내는 소리가 복도의 정적을 깨우며 이어졌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바퀴의 진동과 적당한 울림이 이번 여행이 품은 행복의 무게처럼 느껴졌다. 짐은 무거웠지만, 그 소리는 묘하게 안정적이었다. '이 정도 무게라면 기꺼이 짊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창틀을 가늘게 떨게 만드는 겨울 바람의 낮은 휘파람 소리. 가족 모두가 객실 안의 은은하고 따뜻한 조명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밖은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지만, 방 안은 포근한 온기와 은은한 나무 향으로 가득했다. 창밖의 소음이 거세질수록 이 작은 공간의 정적이 더 아늑하게 다가왔다. 빳빳하고 깨끗한 호텔 시트의 서늘하면서도 부드러운 촉감이 피부에 닿았고, 바람 소리는 어느덧 우리를 깊은 잠으로 인도하는 다정한 자장가가 되었다.
따뜻한 이불 속, 서로의 숨소리가 겹쳐지는 평온한 밤.
- 취원 중식당의 화염 오리 구이를 꼭 맛보세요. 바삭한 식감이 겨울의 추위를 잊게 합니다.
- Na Lu Wan Hui Guan의 전기 자전거로 타이둥의 풍경을 누벼보세요. 1월의 바람이 무척 쾌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