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Kai Xuan Xing Guang Jiu Dian

파란색이 너무 많아서 그냥 멍하니 있었다

덜컹거리는 캐리어와 서툰 시작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소란스러운 공기가 우리를 맞았다. 세 명의 친구, 그리고 바닥을 긁어대는 세 개의 커다란 캐리어. 매끄럽지 못한 바퀴 소리가 정적을 깨뜨렸고, 우리는 누가 예약을 했는지, 예약 번호는 어디 있는지 서로에게 묻느라 한참을 실랑이했다. "아, 내 메일함에 있을 텐데!" 하는 다급한 외침 속에 가방에 매달려 있던 작은 인형이 툭 떨어졌고, 우리는 그 엉뚱한 모습에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Kai Xuan Xing Guang Jiu Dian의 로비는 생각보다 널찍했고, 4월의 타이둥 공기는 기분 좋게 미지근했다. 창밖으로 쏟아지는 파란색의 향연을 본 순간,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일상에서 멀리 떨어져 왔음을 실감했다.

이 호텔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네 가지

승리보다는 달콤한 패배. 호텔 이름인 '개선'은 승리를 뜻하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철저하게 게으름에 패배했다. 갓 세탁한 시트의 포근한 냄새와 서늘한 감촉 속에 몸을 파묻고 정오까지 늦잠을 자는 것, 그것이 그 어떤 성취보다 달콤하다는 것을 배웠다.

낡은 자전거가 내는 정직한 리듬. 무료로 빌린 자전거는 페달을 밟을 때마다 '끽끽'거리며 투정을 부렸다. 하지만 매끄러운 고속도로보다 덜컹거리는 바퀴의 진동이 손끝에 전해질 때, 비로소 여행의 속도에 적응하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로비 테이블이라는 작은 해방구. 8명은 족히 앉을 법한 커다란 로비 테이블은 우리의 아지트가 되었다. 밖에서 사 온 현지 간식들을 잔뜩 펼쳐놓고, 바스락거리는 과자 봉지 소리와 함께 낄낄거리며 나누던 대화는 격식 있는 식사보다 훨씬 풍요로웠다.

파란색에도 농도가 있다는 사실. 객실 커튼을 걷으면 짙은 파란색의 바다가 시야를 가득 채웠다. 햇살에 부서지는 은빛 물결과 하늘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그 짙은 농도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잡념들이 밀물에 씻겨 내려가듯 사라졌다.

계획표의 빈칸을 채운 뜻밖의 바람

원래는 유명한 명소들을 촘촘하게 훑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Kai Xuan Xing Guang Jiu Dian의 옥상 테라스에서 바라본 바다가 너무나 평온했던 탓일까. 계획표는 가방 깊숙이 처박혔고, 우리는 무작정 자전거를 타고 해안선을 따라 달렸다. 23도의 쾌적한 기온, 뺨을 스치는 바람에서는 옅은 소금기가 느껴졌다. 그러다 이름 모를 작은 벤치에 멈춰 섰을 때,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한 시간 동안 침묵했다. 규칙적인 파도 소리만이 공간을 채웠다. 누군가 나지막이 "심심하다"고 중얼거렸지만, 그 심심함이야말로 이번 여행에서 누린 가장 사치스러운 순간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먹은 차가운 디저트가 혀끝에서 달콤하게 녹아내리던 그 오후. 특별할 것 없었기에 오히려 과분했던 시간이었다. 무료 조식의 여유와 함께 시작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끝난 하루였지만, 우리는 서로의 얼굴에서 가장 편안한 미소를 발견했다.

창가에 걸린 얇은 커튼이 바다 내음을 머금고 살랑이고 있었다.

  • 무료 자전거를 빌려 해안공원의 눅눅하고 싱그러운 바람을 느껴보세요.
  • 조식 후 로비의 넓은 테이블에서 아무 생각 없이 바다를 바라보길 권합니다.

근처 맛집 & 명소

칠리샹 군만두

타이둥시 정치로 385골목 7호에 있는 30년이 넘은 로컬 분식 노포입니다. 주먹만 한 대형 군만두가 시그니처로 바삭한 겉과 부드러운 속, 넉넉한 소에 집제 달콤매콤 소스가 어우러집니다. 루웨이(양념 조림) 간식도 함께 내며 가격은 착해 군만두 한 개 25위안, 줄이 흔합니다. 정치로·난징로 교차로 골목에 있어 매장 식사와 포장 모두 가능합니다.

80 미식

난베이 만두집

타이둥시 허핑가 117호의 40년이 넘은 로컬 노포입니다. 얇고 탱글한 거대한 찐 만두가 시그니처로 속이 가득하고 육즙이 넘치며, 삶은 만두·볶음면·볶음·가정식 요리도 함께합니다. 손글씨 메뉴로 주문, 소스는 셀프, 매운맛을 좋아하면 집제 '바오피 라자오'(껍질 벗긴 고추)를 추천합니다. 2층 매장은 거의 만석이고 점심 11~14시·저녁 17~20:30, 평균 약 400위안입니다.

90 미식

카즈어 만새기 특산미식

타이둥 성공향 다둥로 115호에 있는 현지 도라도(광어와 비슷한 흰살생선) 테마의 창의 분식집입니다. 루러우판·굴전·생선 수프·생선 튀김·물만두 등 대만 요리에 도라도를 녹여 넣어 가격 착고 향토색이 강합니다. 오래된 대만+원주민 요소를 섞은 활기찬 인테리어, 타이완 루러우판 페스티벌 추천·푸드 프로그램 소개로 성공향 필식 명소입니다.

92 미식

반얀나무 쌀국수

타이둥시 중화로 1단에 있는 50년이 넘은 노포로 미타이무(얇은 쌀국수)가 시그니처입니다. 집제 고추기름·황금 김치·바삭한 도라도 튀김 같은 반찬이 인기이며 매장이 넓어 피크 시간에도 회전이 빠릅니다. 냉방은 없지만 국물이 깔끔하고 옛맛이라 타이둥 필식 리스트에 빠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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