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서툰 소란함을 묵묵히 지켜본 다섯 가지
시몬스 매트리스: 빳빳한 흰 시트의 서늘한 감촉과 몸을 깊게 감싸는 묵직한 탄성. 셋이서 엉켜 누워 내일의 경로를 두고 벌인 치열한 설전을 기억한다. 눅눅해진 외투를 허물처럼 벗어 던진 뒤 찾아온 해방감 속에, 우리는 계획표 대신 천장의 무늬를 세며 한 시간을 멍하니 보냈다.
록시땅 어메니티: 코끝을 간지럽히는 은은한 허브 향과 몽글몽글하게 피어오르는 하얀 거품. 거리의 기름진 냄새를 지우려 서둘러 비누칠을 하던 분주한 손길을 보았다. "누가 더 많이 걸었을까?"라는 유치한 내기를 하며 낄낄거리던 웃음소리가 욕실의 습기 속에 눅눅하게 배어 있었다.
토토 세면대: 차가운 세라믹의 매끄러운 질감과 쏟아지는 물줄기의 청량한 소리. 잠결에 서로의 멍한 얼굴을 마주하며 칫솔질을 하던 아침의 풍경. 거울에 튄 하얀 치약 자국 위로 겹쳐진 졸음 섞인 신음과, 잠을 깨우려 서로의 어깨를 툭툭 치던 다정한 장난을 기억한다.
통창 너머의 시티뷰: 손끝에 닿는 유리창의 서늘한 온도와 멀리서 반짝이는 도시의 인공적인 빛들. 101 타워가 정확히 보이는지를 두고 벌인 유치한 논쟁을 목격했다. 차가운 유리에 이마를 붙이고 타이베이의 밤거리를 응시하던 정적, 그 고요함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여행의 안도감을 느꼈다.
로비의 커피 머신: 쌉싸름한 원두 향과 컵 위로 몽글게 피어오르는 뜨거운 김. 잠을 깨우기 위해 기계적으로 버튼을 누르던 아침의 무거운 공기. "진짜 지금 나가야 해?"라는 나른한 망설임과 함께, 혀끝에 닿는 씁쓸한 커피 맛이 우리를 다시 도시의 소음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 무생물들이 입을 열어 우리를 말한다면
이 방의 가구들은 아마 우리를 '사랑스러운 무법자들'이라 정의했을 것이다. Yi Pin Shang Lv의 정갈한 화이트 톤 인테리어는 우리의 무질서함과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복도 끝까지 길게 뻗은 캐리어의 행렬, 침대 위에는 편의점에서 털어온 간식 봉지들이 마치 흐드러진 꽃잎처럼 흩어져 있었다. 우리는 나름대로 촘촘한 계획표를 짰지만, 결국 그 종이는 컵받침이 되어 구석에 밀려났다. 대신 우리는 발길 닿는 대로 걸었고, 낯선 골목에서 길을 잃었을 때 가장 크게 웃었다.
방 안의 정적을 깨뜨리는 것은 누군가의 깊은 코 고는 소리였거나, 새벽 세 시에 갑자기 시작된 진지한 인생 상담이었다. 물건들은 말이 없었지만, 그들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이곳에서 보낸 시간이 얼마나 무용했고, 그래서 얼마나 충분했는지를. 잘 정돈된 호텔 방이 우리의 소란함으로 조금씩 흐트러지는 과정은 꽤 근사한 구경거리였다. 빳빳했던 시트가 구겨지고, 정갈했던 수건이 바닥에 뒹굴 때쯤 우리는 비로소 이곳이 우리의 아지트가 되었음을 느꼈다. Yi Pin Shang Lv의 루프탑 테라스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불빛처럼, 우리의 밤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반짝였다. 특별한 사건은 없었다. 그저 함께 있었고, 적당히 시끄러웠으며, 잠자리가 포근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창가에 남은 작은 지문들이 우리의 웃음소리를 기억하고 있었다.
- 소거돔 근처 아이스 파크에서 얼음 위를 미끄러지며 동심으로 돌아가 보길.
- 루프탑 라운지에서 타이베이의 소음을 배경음악 삼아 멍하니 야경을 감상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