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을 데리고 떠나는 여행은 기본적으로 소란스러운 법이다. 짐 가방은 늘 예상보다 비대하고, 아이들의 호기심은 집요한 탐정처럼 꼬리에 꼬리를 문다. 12월의 타이베이, 다안구의 번잡한 거리와 지하철역의 소음을 뒤로하고 Yi Pin Shang Lv의 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나를 맞이한 것은 서늘한 바깥 공기를 밀어내는 정돈된 온기였다. 로비에 감도는 은은한 향기가 긴장했던 마음을 부드럽게 이완시켰다.
배정받은 방은 생각보다 아담했다. 커다란 캐리어를 펼치자 발 디딜 틈이 사라질 정도였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좁음이 우리 가족을 서로에게 더 밀착시켰다. 누군가의 팔꿈치가 내 옆구리를 찌르고, 아이들의 높은 웃음소리가 하얀 벽에 부딪혀 메아리치는 공간. 그것은 불편함이라기보다, 서로의 체온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안락한 고치 같았다. "아빠, 여기 진짜 포근해!"라고 외치는 아이의 목소리에 비로소 여행의 진짜 얼굴이 보였다.
창밖으로는 타이베이 101 타워가 보였다. 거대한 은빛 송곳처럼 하늘을 찌르는 그 건물이 밤이 되면 도시의 외로움을 달래듯 은은한 황금빛을 내뿜는다. 아이들은 그 불빛이 마치 거대한 촛불 같다며 창문에 코를 박고 한참을 구경했다. 밖은 칼바람이 불어 찼지만, 두꺼운 암막 커튼을 치고 조명을 낮춘 방 안은 세상과 단절된 우리만의 작은 섬이었다. 70%의 힘만 쓰기로 다짐한 여행이었음에도 아이들의 에너지는 늘 120%를 상회했다. 나는 그저 그들의 소란스러운 행복을 관조하며, 푹신한 침대 끝에 걸터앉아 이 평화로운 무질서를 만끽했다.
욕실의 타일은 매끄러운 얼음처럼 차가웠지만, 쏟아지는 물 온도는 더할 나위 없이 적당했다. 아이들의 끈적이는 손을 씻기며 록시땅 어메니티의 허브 향을 맡았다. 자극적이지 않고 정갈한 향기가 코끝에 머물며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 주었다. 화려한 수식어는 필요 없었다. 그저 깨끗한 수건과 따뜻한 물, 그리고 내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Yi Pin Shang Lv에서의 시간은 그렇게 단순하지만 확실한 행복으로 채워졌다.
도시의 소음 끝에 찾아낸 우리만의 다섯 가지 조각
토토 비데: 엉덩이에 닿는 즉각적인 온기와 포근함. "우와, 따뜻해!"라고 외치며 가장 먼저 발견한 둘째가 한참을 내려오지 않아 화장실 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졌다.
시몬스 매트리스: 몸을 부드럽게 밀어 올리는 탄성과 푹신한 감촉. 첫째가 먼저 뛰어오르며 침대를 트램펄린으로 만들자, 방 안은 금세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101 타워의 야경: 창밖으로 펼쳐진 황금빛 도시의 실루엣. 아내가 먼저 손가락으로 가리킨 그 빛은 느릿하게 깜빡이며 우리에게 고요한 안식을 선물했다.
록시땅 어메니티: 손끝에 머무는 은은한 허브 향과 매끄러운 거품. 아이들의 손을 씻기며 내가 먼저 느낀, 겨울의 눅눅함을 씻어내는 쾌적하고 청량한 냄새였다.
루프탑 테라스의 바람: 뺨을 스치는 서늘하고 알싸한 겨울 공기. 아이들이 먼저 달려 나갔지만, 3초 만에 추위에 질려 다시 내 품으로 파고드는 모습이 작은 웃음 포인트가 됐다.
아이들의 고른 숨소리 위로 101 타워의 잔잔한 빛이 내려앉은 밤.
- 101 타워 뷰 객실을 선택해 밤마다 아이들과 함께 도시의 불빛을 세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한다.
- 지하철역과 인접한 다안구 중심가이니, 가벼운 외투를 걸치고 골목 곳곳의 숨은 맛집을 탐방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