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여기 계속 있으면 안 될까?"
"또 비가 오네."
그가 창밖의 뿌연 풍경을 보며 나직하게 말했다. 5월의 신베이는 공기가 끈적였고, 우산을 펴는 것조차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었다.
"그냥 여기 계속 있으면 안 될까?"
내가 묻자 그는 대답 대신 로비에서 가져온 아이스크림 컵을 내밀었다. 차가운 플라스틱 컵 표면에 맺힌 물방울이 손가락을 타고 서늘하게 흘러내렸다.
"안 될 건 없지."
그의 목소리는 낮았고, 우리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빗소리가 창문에 부딪히는 규칙적인 리듬만이 방 안을 채웠다.
습기를 머금은 도시 위로 내려앉은 푸른 안식
Two Tails Hotel의 객실 벽면에는 누군가의 다정한 상상이 그려져 있었다. 우리가 머문 방은 깊은 바닷속 풍경을 담고 있었는데, 푸른 색조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벽 전체를 감싸고 있어 조명을 낮추면 마치 고요한 수심 아래 잠겨 있는 기분이 들었다. 벽 속의 물고기들은 정지해 있었지만, 몽롱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아주 천천히 유영하는 것처럼 보였다. 밖은 습기로 가득한 메이위 시즌이었다. 공기가 피부에 눅눅하게 달라붙어 숨조차 무겁게 느껴지는 계절, 이 방은 우리만의 작은 잠수함이 되어 세상의 소음을 차단해 주었다.
이곳의 공기는 쾌적하고 건조했다. 역에서 호텔로 바로 연결되는 통로가 있다는 점은 이 여행에서 가장 실질적인 위안이었다. 젖은 신발을 신고 끈적한 보도를 걷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 그 사소한 편리함이 우리를 더 너그럽게 만들었다. 호텔 아래층의 쇼핑몰을 구경하다가 습기가 견디기 힘들 때면, 언제든 이 정갈한 공간으로 도망쳐 올 수 있었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꾸며진 Two Tails Hotel의 직선적인 가구들과 부드러운 조명은 밖의 무질서한 날씨와 대비되어 더욱 선명한 평온함을 선사했다.
로비에서 제공되는 아이스크림은 이 여행의 가장 무용한, 그래서 가장 사랑스러운 발견이었다. 혀끝에서 빠르게 녹아내리는 차가운 달콤함이 피부에 남은 끈적함을 씻어내 주는 것 같았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이스크림 컵을 든 채 로비에 앉아 있었다. 특별한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은 침묵, 차가운 디저트가 주는 단순한 쾌락이 우리 사이의 공백을 적절한 온도로 채워주었다. 가끔 고개를 들어 바라본 창밖의 루저우 풍경은 회색빛이었지만, 입안의 달콤함 덕분에 그 풍경조차 부드러운 파스텔 톤으로 보였다.
빳빳하게 정돈된 흰색 침대 시트의 바스락거리는 촉감과 적당한 실내 온도, 그리고 옆에 있는 사람의 고른 숨소리가 섞이자 그 평범함은 특별한 안식으로 변했다. 대단한 계획은 필요 없었다. 푹신한 매트리스에 몸을 맡기고 가상의 바다를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어디선가 희미하게 섞여 들어오는 5월의 백합 향기가 코끝을 간질였다. 우리는 서로의 호흡과 리듬이 비슷해지고 있다는 것을, 굳이 말하지 않고도 느낄 수 있었다. 도시의 소음이 닿지 않는 이 정적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라는 가장 확실한 이정표를 확인하고 있었다.
우리는 젖은 우산을 문 앞에 나란히 두고, 다시 한번 아이스크림을 가지러 갔다.
- 역에서 바로 연결되니까, 비 오는 날엔 그냥 호텔 안에서 느긋하게 뒹굴거리자.
- 로비 아이스크림이 생각보다 달콤하니까, 우리 꼭 두 번은 챙겨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