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의 우리에게. 11월의 신뎬은 생각보다 쌀쌀했고, 우리는 그곳에서 꽤 많은 시간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보냈어. 그래도 나쁘지 않았지. 그때의 서늘한 공기와 달콤했던 맛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을까.
5년 뒤에도 선명하게 남아있을 네 가지 조각들
침대와 침대 사이의 작은 광장. Bai Jin Hua Yuan Jiu Dian의 객실은 생각보다 훨씬 넓어, 더블 베드 두 개 사이의 공간이 마치 우리만의 작은 광장 같았어. "누가 더 멀리 뛰나 내기할까?"라는 엉뚱한 제안에 결국 카펫 위로 엎어졌을 때, 발가락 사이로 느껴지던 푹신하고 보드라운 촉감이 아직도 생생해. 쾌적한 실내 온도 덕분에 얇은 가운만 걸친 채 서로의 웃음소리에 파묻혔던 그 나른한 오후, 우리는 세상의 모든 소음으로부터 격리된 채 오직 서로의 숨소리에만 집중했지.
아몬드 티의 고소함과 바삭한 소리. 조식 뷔페에서 만난 아몬드 티는 진하고 고소한 향이 코끝을 먼저 간지럽히며 잠든 감각을 깨웠어. 갓 튀겨낸 바삭한 빵을 그 속에 깊숙이 찍어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정적을 깨고 울려 퍼진 '바삭' 하는 경쾌한 소리는 마치 작은 축제 같았지. 입술에 묻은 설탕 가루를 닦아내며 서로의 멍청한 표정을 보고 킥킥거리던 그 순간은, 그 어떤 화려한 만찬보다 더 진하고 달콤한 기억으로 남을 거야.
오후 3시, 방 안으로 스며든 금빛 햇살. 11월의 신뎬은 햇빛의 각도가 낮고 완만해서, 창가에 앉아 있으면 햇살이 방 깊숙한 곳까지 길게 뻗어 들어왔어. 바닥의 나뭇결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비추는 그 빛의 경로를 따라 멍하니 누워 있으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이 꽉 차오르는 기분이었지. '지금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고, 창밖으로 옅은 주황색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던 풍경은 마치 정지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련했어.
체리 덕의 붉은 유혹과 진한 육즙. 저녁 식사로 마주한 체리 덕의 껍질은 짙은 붉은색으로 보석처럼 반짝였고, 포크로 살짝 누를 때마다 맑은 육즙이 배어 나왔어.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입안 가득 퍼지던 고소한 풍미와 체리 소스의 새콤달콤한 균형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지. 접시 위의 고기가 모두 사라질 때까지 이어진 기분 좋은 침묵, 그 고요함마저 우리에겐 가장 다정한 대화였고, 서로를 향한 신뢰가 겹겹이 쌓이는 시간이었어.
5년 뒤, 이 기억의 봉인을 해제한다면
우리는 아마 Bai Jin Hua Yuan Jiu Dian의 정확한 층수나 셔틀버스의 배차 간격 같은 무용한 정보들은 모두 잊었을 거야. 하지만 피부에 닿았던 빳빳하고 서늘한 흰색 시트의 감촉과, 방 안을 가득 채웠던 우리의 시끄러운 농담 소리는 여전히 귓가에 머물러 있겠지. 11월의 찬 공기를 뚫고 들어와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갔을 때 느껴지던 그 나른한 해방감. 그 찰나의 온기가 어떤 기록보다 정확하게 그때의 우리를 소환할 거야. 우리는 그저 함께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찬란했던 계절이었으니까.
식탁 위에 남겨진, 온기가 가신 빈 찻잔 하나.
- 아몬드 티와 튀김 빵의 고소한 조합은 꼭 다시 경험해 볼 것.
- 신뎬의 숲길을 아주 천천히, 발걸음마다 숨을 고르며 걸어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