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덥고 습한 곳을 골랐을까
"와, 진짜 미쳤다. 여기 사람이 살 수 있는 온도 맞아?" 지훈이 땀에 젖어 몸에 달라붙은 티셔츠를 펄럭이며 소리를 질렀다. "닥쳐. 네가 여기 가자며. 역 근처라 좋다고 우겼잖아." 민수가 헛웃음을 터뜨리며 대꾸했다. "내가 언제? 너였잖아, 기억 안 나?" "어쨌든 도착했으니까 됐지. 나 지금 땀 때문에 불쾌지수 최고조니까 제발 입 좀 다물어." "너 원래 불쾌지수 최고조잖아. 그건 그냥 네 성격인 거지." 우리는 서로를 깎아내리는 유쾌한 난투극으로 여행의 서막을 열었다. 8월의 신베이는 습했다. 공기는 젖은 수건처럼 무거웠고, 보도블록에 쩍쩍 달라붙는 운동화 소리가 꼭 우리의 끈질긴 우정 같았다.
화려한 외피 속에 숨겨진 안온한 요새
Xing Fu Zan Jing Pin Fan Dian의 로비에 들어선 순간, 끈적였던 외부의 열기는 사라지고 서늘한 냉기가 피부를 감쌌다. 층고가 높고 인테리어는 당당하다 못해 과감했다. 부를 과시하는 듯한 화려함과 은은하게 감도는 찻잎의 향기가 묘하게 섞여 있었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촌스럽다 하겠지만, 나는 그 정직한 과함이 오히려 마음을 놓이게 했다. 기계식 주차장에 차를 맡기고 올라온 '야치 객실'은 기대 이상이었다. 타이베이의 좁은 호텔들과 달리, 캐리어를 완전히 펼쳐놓고도 충분히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공간이 펼쳐졌다. 특히 욕실과 화장실이 분리된 구조는 함께 여행하는 이들 사이의 최소한의 품격을 지켜주었다.
시몬스 매트리스 위로 몸을 던지자, 적당한 탄성이 지친 등을 포근하게 받쳐주었다. 그것은 습한 정글 같은 도시에서 발견한 작은 오아시스였다. 무료 세탁기에서 갓 나온, 따뜻하고 뽀송한 수건의 감촉이 손끝에 닿았을 때 비로소 이번 여행의 진정한 목적이 '완벽한 게으름'이었음을 깨달았다. 다음 날 아침, 호텔 내 두 곳의 레스토랑 중 중식당에서 맛본 조식은 생각보다 정직했다. 볶은 양배추의 아삭함이 살아있었고, 볶음면의 짭조름한 풍미는 화려한 로비보다 더 다정하게 다가왔다. 우리는 접시에 양배추를 수북이 쌓아 올리며, 내일은 정말로 공랴오 바다까지 갈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논쟁했다.
새벽 두 시, 낮은 목소리로 나누는 진심
"야, 내일 진짜 바다까지 갈 거야?" 방 안의 조명을 낮추자, 낮의 소란함이 고요해지고 나른한 정적이 찾아왔다. "가야지. 8월인데 바다 안 가면 손해잖아." "귀찮아. 그냥 여기서 계속 누워 있고 싶어. 이 침대, 진짜 마약 같다니까." "그게 네 이번 여행 목적이었잖아. 누워 있기." "맞아. 근데 이렇게 누워서 서로 욕하는 것도 꽤 괜찮은 여행인 것 같아." "말은 그렇게 해도 너 아까 조식 때 양배추 세 번 리필했잖아. 좋았으면서." 우리는 낮의 날 선 농담 대신, 조금은 눅눅하고 솔직한 진심을 낮은 목소리로 주고받았다.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서로의 숨소리와 에어컨의 낮은 기계음이 우리를 더 가깝게 만들었다.
창밖에는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방 안은 더없이 아늑했다.
- Xing Fu Zan Jing Pin Fan Dian의 무료 세탁기를 이용해 땀에 젖은 옷을 뽀송하게 관리할 것.
- 조식 뷔페에서 아삭한 볶은 양배추와 볶음면의 조화를 꼭 경험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