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조명이 쏟아지는 거대한 성으로의 초대
2월의 신북은 습하고 눅눅한 추위가 외투 깃 사이로 집요하게 파고드는 계절이었다. 아이는 이미 여행의 피로에 지쳐 내 손을 꼭 잡고 있었지만, Xing Fu Zan Jing Pin Fan Dian의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거짓말처럼 눈을 크게 떴다. 아이의 시선에 이곳은 단순한 호텔이 아니라, 동화책 속에서나 보던 거대한 금빛 성이었다. 비정상적일 만큼 높게 솟은 층고는 아이의 고개를 한참 위로 끌어올렸고, 천장에서 쏟아지는 화려한 조명들은 바닥의 매끄러운 대리석 위로 보석처럼 흩어졌다. 누군가는 과하다고 느낄 법한 그 화려함이, 일곱 살 아이에게는 자신을 환영하는 정당한 예우로 읽히는 모양이었다. 로비에는 묘하게 눅눅한 공기와 깨끗한 세제 냄새가 섞여 감돌았다. 전형적인 대형 호텔의 인위적인 향기보다, 관리가 잘 된 오래된 저택에서 날 법한 정직하고 포근한 냄새였다. 아이는 그 냄새가 마음에 드는지 코를 킁킁거리며 로비 한복판을 가로질러 뛰어갔다. 어른의 걸음으로는 단 몇 초면 닿을 거리였지만, 아이에게 그곳은 반드시 정복해야 할 광활한 탐험지였다. "엄마, 여기 진짜 왕자님이 사는 곳 같아!" 아이의 들뜬 목소리가 높은 천장에 부딪혀 기분 좋게 공명했다.
열두 평의 작은 우주와 마법의 세탁실
객실 문을 열자마자 아이가 내뱉은 첫마디는 "우와, 진짜 넓다!"라는 감탄사였다. 우리가 묵은 엘리건트 더블룸의 약 12평 남짓한 공간은 아이에게 단순한 숙소가 아니라,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개인 운동장이 되었다. 특히 시몬스 매트리스가 깔린 커다란 침대는 이 방에서 가장 훌륭한 장난감이었다. 아이는 침대 위에서 몇 번이고 몸을 던졌고, 매트리스의 적당한 탄성이 아이의 작은 몸을 구름처럼 밀어 올릴 때마다 까르르 웃는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나는 그 소란스러운 행복을 뒤로하고 미니바를 살폈다. 무료로 제공되는 작은 과자들과 음료수들을 발견한 아이는 그것을 '마법의 보물 상자'라고 명명했다. 바스락거리는 과자 봉지를 뜯어 입에 넣고는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을 짓는 아이를 보며, 나는 이 작은 공간이 주는 안도감을 느꼈다.
더욱 흥미로운 발견은 무료 세탁실이었다. 코인 투입구 없이 정직하게 놓인 세탁기와 건조기가 나란히 자리 잡고 있었다. 아이는 웅웅거리며 돌아가는 세탁기 드럼 속에서 옷가지들이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젖은 옷들이 서로 엉켜 회전하는 모습이 마치 작은 세탁소에서 벌어지는 마법 공연처럼 보였을 것이다. 2월의 눅눅함을 머금은 외투가 건조기 속에서 뽀송뽀송하게 말라 나오는 과정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무용한 즐거움이었다. 아이는 건조기에서 막 꺼낸, 갓 구운 빵처럼 따끈한 수건을 얼굴에 비비며 킥킥거렸다. 보들보들한 촉감과 온기, 그것이 아이에게는 Xing Fu Zan Jing Pin Fan Dian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이었을지도 모른다.
숨소리만 남은 방, 비로소 마주한 고요의 온도
폭풍 같던 아이들이 잠들었다. 방금까지 전쟁터 같았던 12평의 공간에 갑자기 묵직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아이들의 고른 숨소리만이 리듬처럼 방 안을 채운다. 나는 비로소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아 창밖을 보았다. 창 너머 신좡의 밤거리는 2월의 가느다란 겨울비에 젖어 있었고, 공기는 한층 더 무겁고 습했다. 하지만 두꺼운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둔 이 방 안은 더없이 쾌적하고 아늑했다.
문득 낮에 호텔 내 두 곳의 식당 중 하나인 중식당에서 맛보았던 음식들이 떠올랐다. 아삭하게 볶아낸 양배추의 은은한 단맛, 그리고 파기름 향이 진하게 배어 있던 달걀장의 짭조름한 풍미. 대단한 진미는 아니었지만, 으슬으슬한 날씨에 몸을 녹이기에 충분한 온도였다. 특히 대만식 소갈비의 묵직한 육즙은 혀끝에 여전히 잔향처럼 남아 있었다. 화려한 로비의 분위기와는 달리, 이곳의 음식들은 소박하고 정직했다. 내일 아침 제공될 무료 조식은 또 어떤 따뜻함으로 우리를 깨워줄까 기대하며 시몬스 매트리스 위로 몸을 뉘었다. 적당히 단단하고 부드러운 감각이 등줄기를 타고 전해졌다.
무언가 대단한 깨달음을 얻으러 온 여행은 아니었다. 그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넓은 방이 있었고, 배를 채워줄 따뜻한 밥이 있었으며, 젖은 옷을 말려줄 세탁기가 있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삶이 항상 특별한 이벤트로 가득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적당한 크기의 방에서, 적당한 온도의 이불을 덮고, 사랑하는 이들의 숨소리를 듣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사치스러운 평범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월의 신북, 이 낯선 도시의 한구석에서 나는 꽤 깊은 안도감을 느꼈다.
젖은 외투를 걸어두고 다시 누운 밤, 모든 것이 완벽했다.
- 아이와 함께 1층 중식당의 볶은 양배추와 파기름 달걀장을 꼭 나눠 먹어보길 권한다.
- 신북 등불 축제의 인파에 지쳤다면, 무료 건조기로 만든 따뜻한 수건으로 아이의 얼굴을 닦아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