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박한 시간, 엇갈린 시선
Fu Rong Da Fan Dian은 거대한 배의 형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배는 어디로도 떠나지 않는다. 단수이 어인마두의 끝자락에 묵직하게 닻을 내린 채, 그저 밀려오는 파도와 저무는 해를 응시할 뿐이다. 7월의 대만은 가혹했다. 달궈진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일렁였고, 눅눅한 공기는 젖은 셔츠를 등에 달라붙게 만들었다.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피부를 스치는 서늘한 냉기가 마치 다른 차원으로 진입한 것 같은 해방감을 주었다. 우리가 묵은 곳은 방 안에 텐트가 설치된 캠핑 테마 룸이었다. 안락한 호텔 객실 속에 야생의 상징인 텐트가 놓여 있다는 모순. 나는 베이지색 천의 거친 질감을 손끝으로 천천히 쓸어보았다. 120인치 대형 스크린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르스름한 빛이 천장에 은은하게 번졌고, 에어컨의 일정한 기계음이 정적을 메웠다. 우리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각자의 자리에 누워 천장의 무늬를 세며, 굳이 무언가를 채우려 하지 않아도 충분한 이 고요한 정박의 시간을 만끽했다.
방 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작은 텐트였다. 성인 둘이 들어가기엔 조금 좁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밀폐된 좁음이 오히려 세상으로부터 보호받는 아늑한 요새처럼 느껴졌다. 텐트 내부에 걸린 작은 전구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낮게 반짝이고 있었다. 우리는 그 작은 공간 속에 나란히 누웠다. 바깥세상의 숨 막히는 열기는 완전히 차단된, 오직 우리 둘만이 공유하는 비밀 기지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그는 무심한 표정으로 천장을 보고 있었지만, 나는 귓가를 간지럽히는 그의 규칙적인 숨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침구의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낮게 읊조리는 대화. 창밖으로는 어느새 소나기가 내리고 있었는지, 희미하게 들려오는 빗소리가 텐트 내부의 고요함을 더욱 깊고 진하게 만들었다. 서로의 체온이 닿는 거리에서 우리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특별한 계획이 없다는 것이 이토록 완벽한 휴식이 될 수 있음을, 나는 이 작은 천막 아래서 깨달았다.
우리가 함께 머문 찰나의 색
우리가 동시에 기억하는 것은 단수이의 노을이다. 객실 발코니에 섰을 때, 하늘은 단순히 붉은색이 아니었다. 멍든 것처럼 진한 보라색과 타오르는 오렌지색이 뒤섞여 수평선 너머로 천천히 고요히 머무르고 있었다. 습한 바닷바람이 머리카락을 흩뜨렸고, 어디선가 짭조름한 바다 내음과 거리의 달콤한 간식 냄새가 섞여 들어왔다. 저녁으로 즐긴 뷔페에서 맛본 송엽게 다리 살의 식감은 여전히 생생하다. 하얗고 단단한 살점을 떼어 입에 넣었을 때 퍼지던 그 짭짤하고 달콤한 풍미. 우리는 "맛있다"는 상투적인 말 대신, 서로의 접시에 게살을 조용히 얹어주었다. 멈춰있는 배 위에서 맛보는 바다의 정수였다. 관경탑에서 내려다본 항구의 전경과 사우나의 온기가 몸을 감싸던 순간들, 그리고 300평 규모의 놀이 공간에서 들려오던 아이들의 먼 웃음소리가 배경음처럼 깔렸다. 그 소란함마저 이 공간의 일부로 받아들여지는, 적당한 온도와 적당한 거리감이 맞물린 완벽한 저녁이었다.
멀리 어인마두의 조명들이 하나둘 켜지며 바다 위에 보석처럼 흩뿌려졌다.
- 저녁 뷔페의 송엽게 요리를 꼭 천천히 음미하며 바다의 맛을 느낄 것.
- 해 질 녘, 객실 발코니에서 수평선이 보라색으로 물드는 찰나를 기다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