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 방 안으로 오렌지색 사각형이 그려질 때
단수이의 1월은 정직하게 춥다. 목도리를 턱 끝까지 끌어올려도 바다에서 육지로 거칠게 밀려오는 칼바람은 옷깃 사이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내뱉는 숨마다 하얀 입김이 흩어지는 거리, 우리는 그 서늘한 공기를 피해 Fu Rong Da Fan Dian의 로비로 들어섰다. 거대한 유람선을 닮은 호텔의 외관은 마치 항구에 정박한 커다란 배 한 척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체크인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서로의 어깨에 묻은 찬 기운을 털어내며 어색한 침묵을 나누었다.
방 문을 열자마자 우리를 맞이한 것은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오후의 빛이었다. 낮은 각도로 기울어진 햇살이 빳빳한 흰 시트 위에 길쭉한 오렌지색 사각형을 그려놓고 있었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그 빛의 경계에 나란히 앉았다. 창밖으로는 단수이강의 은빛 물줄기가 유유히 흐르고 있었고, 멀리 보이는 관경탑의 실루엣이 도시의 풍경을 묵묵히 지키고 있었다.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 그저 가습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안개가 공기 중에 몽글몽글 흩어지는 것을 함께 바라보았을 뿐이다.
우리는 아직 서로의 보폭에 익숙해지는 중이었다. 어떤 단어를 골라야 할지,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숨을 쉬어야 할지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이 방의 온도는 다정했다. 살결에 닿는 시트의 서늘하면서도 깨끗한 감촉과 적당한 무게감의 이불이 우리 사이의 묘한 긴장감을 포근하게 덮어주었다. 당신이 따뜻한 차를 한 잔 따라 내밀었을 때, 찻잔에서 피어오른 하얀 김이 당신의 얼굴을 잠시 가렸다. 그 찰나의 가려짐이 오히려 편안했다. 억지로 서로를 확인하려 애쓰지 않아도, 이 고요한 공간에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 시간이었다.
밤 9시, 방 안의 작은 텐트와 송엽게의 기억
저녁은 호텔 내의 레스토랑에서 해결했다. 주말의 뷔페는 활기찬 소음으로 북적였지만, 우리의 세계는 오직 접시 위에 놓인 송엽게로 좁혀졌다. 붉은 빛이 도는 게다리 살을 포크로 조심스럽게 발라내어 서로의 접시에 놓아주던 순간, 입안에서 부드럽게 풀리는 게살의 단맛과 짭조름한 풍미가 겨울의 냉기를 완전히 지워냈다. "정말 달다"라는 짧은 감탄사가 오갔고, 우리는 거창한 미래나 관계의 정의보다는 지금 혀끝에 머무는 이 맛이 좋다는 진실에 집중했다.
방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는 이 객실이 '캠핑 테마룸'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정갈하고 고급스러운 호텔 객실 한가운데에 뜬금없이 놓인 작은 텐트 하나. 처음에는 누군가의 장난처럼 느껴져 황당한 웃음이 났지만, 우리는 자석에 이끌리듯 그 좁은 공간 안으로 기어 들어갔다. 천장의 밝은 조명 대신 텐트 내부를 감싸는 은은한 전구색 불빛이 우리를 포근하게 에워쌌다. 호텔이라는 거대한 성벽 속에, 다시 텐트라는 작은 요새로 들어온 셈이다.
이 이중의 고립은 묘한 안도감을 주었다. 텐트의 얇은 천에 몸을 기대고 누워 낮게 속삭이는 소리는 평소보다 훨씬 가깝고 선명하게 들렸다. 우리는 120인치 대형 화면으로 영화를 틀어놓았지만, 정작 영화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텐트 천을 타고 전해지는 서로의 온기와 규칙적인 숨소리에 귀를 기울였을 뿐이다. 어른이 되어 다시 경험하는 텐트 속의 밤은 생각보다 훨씬 아늑했다. 창밖에서는 여전히 차가운 겨울바람이 유리창을 두드리고 있었지만, 얇은 천 한 겹을 사이에 둔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은신처처럼 느껴졌다.
당신의 어깨가 내 팔에 살며시 닿았을 때, 나는 우리가 조금 더 가까워졌음을 직감했다. 무언가를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공간이 주는 아늑함이 우리를 자연스럽게 밀착시켰다.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의 목적을 모두 이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텐트 밖으로 희미하게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우리의 밤을 조용히 축복하고 있었다.
창밖으로 밀려오는 파도 소리가 아주 낮게 잦아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