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슝의 하루를 채운 다섯 가지 기억의 소리
"슈슉" 하며 매끄럽게 열리는 자동문 소리. 아이들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튀어 나갔다. 메리어트 가오슝 호텔에서 연결 통로를 통해 의향천지 쇼핑몰로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1월의 가오슝 공기는 적당히 미지근했으나, 실내로 들어서자마자 피부를 감싸는 쾌적한 냉기가 마치 얇은 리넨 셔츠처럼 상쾌했다.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쇼핑몰로 바로 연결되는 그 편리함은,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부모에게는 가뭄 끝의 단비 같은 구원이었다.
"첨벙!" 하고 정적을 깨는 커다란 물소리. 천장이 높게 트인 중정 수영장에서 둘째가 환호성을 질렀다. "엄마, 나 이제 진짜 물고기가 된 것 같아!" 따뜻한 물속에서 팔다리를 휘젓는 소리가 거대한 건축물 벽면에 부딪혀 웅장한 메아리로 돌아왔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투명한 햇살과 코끝을 스치는 은은한 소독약 냄새, 그리고 아이의 맑은 웃음소리가 섞여 이곳이 호텔인지 거대한 유리 온실인지 헷갈릴 정도로 몽환적이었다.
"칭-" 하고 찻잔과 은색 스푼이 부딪히는 맑은 금속음. 33층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 아내와 마주 앉았다. 아이들이 잠시 낮잠에 든 시간, 낮은 목소리로 나누는 대화 사이로 기분 좋은 정적이 꿀처럼 달콤하게 흘렀다. 창밖으로는 가오슝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고, 멀리 산과 바다의 경계가 수채화처럼 희미하게 번져 있었다. 벨벳 의자의 부드러운 촉감과 함께 찾아온 이 짧은 고요함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사치스러운 휴식이었다.
"툭, 투툭" 두꺼운 매트리스 위로 몸을 던지는 둔탁한 소리. 메리어트 가오슝 호텔의 객실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감탄한 것은 압도적인 공간의 너비였다. 아이들은 하얀 침대 위를 트램펄린 삼아 뛰기 시작했고, 발소리를 부드럽게 흡수하는 푹신한 카펫 덕분에 소음은 잦아들었지만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까지 지우지는 못했다. 빳빳하게 다려진 시트의 서늘한 감촉과 함께 낯선 도시의 긴장이 눈 녹듯 사라지는, 아주 안온한 소리였다.
"달그락" 접시들이 부딪히는 소란스러운 아침의 교향곡. 뷔페 식당에는 갓 구운 크루아상의 고소한 버터 향과 잘 익은 망고의 진한 달콤함이 공기 중에 층층이 쌓여 있었다. 옆 테이블 가족의 활기찬 대화 소리와 우리 아이의 작은 칭얼거림이 겹쳐 들렸지만, 그 무질서함이 오히려 이곳이 살아있는 공간임을 느끼게 했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온기가 손끝을 타고 전해질 때, 비로소 우리는 함께라는 충만함 속에 잠겼다.
햇살이 내려앉은 하얀 시트 위로 아이의 작은 발가락이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 호텔과 연결된 의향천지 쇼핑몰에서 아이들과 함께 가벼운 산책을 즐겨보세요.
- 중정 수영장의 따뜻한 물속에서 가오슝의 1월 햇살을 온몸으로 느껴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