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슝의 조각들을 모은 우리 가족의 시간
끝없이 펼쳐진 루프탑 수영장. 9월의 가오슝은 여전히 뜨거운 숨을 내뱉고 있었지만, 물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순간 피부를 감싸는 서늘한 감촉에 절로 탄성이 나왔다. 찰랑이는 물결 너머로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아른거렸고, 둘째가 물고기 흉내를 내며 지른 쾌활한 비명은 투명한 물방울이 되어 공중으로 흩어졌다. "아빠, 나 진짜 물고기 같지?"라고 묻는 아이의 눈동자에 옅은 푸른색 하늘이 그대로 담겨 있었고, 우리는 그 찰나의 순수함에 함께 젖어 들었다. (둘째가 가장 먼저 발견했다.)
포근함이 내려앉은 럭셔리 패밀리 룸.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빳빳한 하얀 시트의 감촉과 은은하게 감도는 새 가구의 향기가 여행의 긴장을 차분하게 고요해지혔다. 오후 4시, 창살 사이로 스며든 황금빛 햇살이 바닥의 나뭇결을 따라 길게 누워 낮잠을 자는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 아이들이 침대 위에서 뒹굴며 내는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방 안의 정적을 기분 좋게 깨뜨렸고, 우리는 그저 그 온기 속에 함께 머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를 받았다. (첫째가 침대의 푹신함에 먼저 감탄했다.)
리샹위안의 풍성한 아침 식탁. 갓 구워낸 빵의 고소한 풍미와 대만 특유의 짭조름한 육수 향이 공기 중에 층층이 쌓여 식욕을 자극했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하얀 김 사이로 아이들이 진지하게 과일을 고르는 모습은 마치 작은 탐험가가 보물을 찾는 과정처럼 보였다. 입가에 달콤한 잼을 묻힌 채 배시시 웃는 막내의 얼굴을 보며, 나는 천천히 식어가는 커피 한 잔에 가을의 초입을 느꼈다. 화려한 성찬보다 더 달콤했던 건 함께 나누는 다정한 대화였다. (막내가 가장 먼저 빵 코너로 달려갔다.)
창밖으로 흐르는 금융 지구의 소음. 고층 객실의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가오슝 시내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미니어처 도시 같았다. 바쁘게 움직이는 자동차들의 경적 소리는 높이 닿지 못한 채 아스라이 멀어졌고, 실내를 채운 에어컨의 서늘한 바람은 눅눅한 9월의 공기를 완벽하게 차단해 주었다. "세상이 정말 작아 보여요"라고 속삭이는 아이의 옆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우리는 도시의 소란함으로부터 안전하게 격리된 평온한 섬이 된 기분이었다. (내가 가장 먼저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역으로 향하는 8분간의 느린 산책. Gao Xiong Fu Hua Da Fan Dian의 문을 나서 아름다운 섬역으로 향하는 길,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는 습기는 오히려 여행의 생동감을 더해주었다. 보도블록 위를 구르는 캐리어 바퀴의 규칙적인 마찰음이 리듬감 있게 울려 퍼졌고, 길가 노점에서 풍겨오는 낯선 향신료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효율적인 이동보다는 아이가 멈춰 서서 바라보는 작은 간판 하나, 이름 모를 꽃 한 송이에 발걸음을 맞추는 시간이 우리 가족에게는 더 소중한 기록이 되었다. (첫째가 길가의 특이한 간판을 먼저 발견했다.)
아이의 젖은 머리카락에서 가오슝의 9월 냄새가 났다.
- 리샹위안 조식 뷔페에서 현지 제철 과일과 갓 구운 빵의 조화를 꼭 경험해 보세요.
- 체크아웃 후 아름다운 섬역까지 천천히 걸으며 가오슝 시민들의 소박한 일상을 엿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