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롄의 정적 속에서 찾아낸 다섯 가지 기억
1. 톡, 토독. 아이의 노란 플라스틱 장난감이 Lai Chuang Xing Lv의 매끄러운 노출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 차갑고 정갈한 무채색의 공간 속에 아이의 서툰 움직임이 경쾌한 리듬이 되어 튀어 오른다. 텅 빈 스케치북 같은 회색 방에 생동감이라는 원색의 물감이 툭툭 찍히는 기분이었다.
2. 쏴아. 창문을 통해 낮게 흘러들어오는 푸른 태평양의 숨소리. 11월 화롄의 공기는 22도쯤의 적당한 온도로 피부를 부드럽게 감싸고,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방 안까지 스며든다. "바다가 잠을 자고 있는 거야?"라고 묻는 둘째의 맑은 목소리에, 우리는 수평선 너머로 함께 침묵하며 서로의 온기를 확인했다.
3. 우물우물. 아침 식탁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쫄깃한 공정바오즈를 씹는 소리. 주인 부부가 정성껏 내어준 계화꿀 홍차의 은은한 꽃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고, 구름처럼 가벼운 티라미수가 혀끝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안경에 하얗게 서린 김 너머로 보이는 가족들의 얼굴이 그 어느 때보다 뭉툭하고 다정하게 느껴졌다.
4. 위잉. 로비 한구석, 안마의자가 내는 낮은 진동음. Lai Chuang Xing Lv의 차분한 산업풍 인테리어 속에서 배우자의 팽팽했던 어깨가 비로소 아래로 툭 떨어진다. 육아라는 긴 전쟁터에서 잠시 얻어낸 휴전 협정 같은 시간, 우리는 말없이 서로의 피로를 보듬으며 무용한 시간이 주는 가장 유용한 위로를 누렸다.
5. 왁자지껄. 동대문 야시장으로 향하는 길, 보도블록을 밟는 경쾌한 발소리들. 서늘한 11월의 공기 속에 무엇을 먼저 먹을지 다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흩어지고, 멀리서 야시장의 화려한 네온사인과 고소한 기름 냄새가 밀려온다. 조금은 소란스러웠지만, 그 소란함이야말로 여행이 가진 진짜 얼굴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넉넉해졌다.
노을이 지는 회색 벽 위로 아이들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있었다.
- 이른 아침, 호텔 문을 나서자마자 마주하는 짭조름한 바다 내음을 깊게 들이마셔 보길 권한다.
- 조식으로 제공되는 달콤한 계화꿀 홍차와 티라미수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꽤 근사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