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이 바다가 더 잘 보여!" 둘째의 외침에 첫째가 질세라 소리를 높였다. 누구의 방이 더 '무적 해경'인지 가려내기 위해 온 가족이 복도를 질주했다. 그 소란함조차 여행의 일부처럼 달콤하게 느껴졌다. Qi Xing Tan Du Jia Fan Dian의 복도는 생각보다 길었고, 아이들의 발소리는 경쾌한 리듬을 만들며 공간을 채웠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방을 확인하며, 푸른 바다를 품은 여행의 첫 페이지를 넘겼다.
우리 가족의 시선이 머문 다섯 가지 조각들
눈부신 흰색과 파란색의 외벽. 9월의 화롄 햇살을 정면으로 받은 지중해풍 외관은 시릴 정도로 하얗게 빛났다. 손끝에 닿는 벽면의 서늘한 촉감과 대비되는 뜨거운 공기가 묘한 쾌감을 주었다. 파란색 포인트 컬러가 하늘과 바다의 경계를 허무는 풍경을 보며, 평소 무뚝뚝하던 첫째가 먼저 "꼭 그리스에 온 것 같아"라며 나지막이 감탄했다.
덜컹거리는 무료 자전거. 호텔에서 빌린 자전거의 체인이 맞물리는 규칙적인 금속음이 귓가를 채웠다. 자갈길을 지날 때마다 온몸으로 전해지는 기분 좋은 진동과 뺨을 스치는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상쾌했다. 가이드를 자처했지만 길을 잘못 들어 낯선 풀꽃들 사이를 한참 헤매었다. 하지만 그 뜻밖의 경로가 주는 설렘과 발견의 즐거움을 가장 먼저 알아챈 건 호기심 많은 둘째였다.
한밤중의 은밀한 스낵바. 모두가 잠든 새벽, 로비의 스낵바에는 짙은 커피 향과 은은한 노란 조명이 감돌았다. 따뜻한 머그잔에서 전해지는 온기와 바삭하게 씹히는 과자의 식감이 고요한 밤의 정적을 기분 좋게 깨웠다. 낮의 소란함이 고요해지은 공간에서 나누는 비밀스러운 야식을 제안한 건, 잠이 오지 않는다며 내 옷자락을 살며시 끌어당긴 둘째였다.
바람이 머무는 옥상 테라스. Qi Xing Tan Du Jia Fan Dian의 탁 트인 전망대에서 마주한 태평양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짙은 인디고 블루였다. 푹신한 라운지 체어에 몸을 맡기면, 적당한 온도의 바람이 피부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아무런 말 없이 바다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이 공간의 평온함을 가장 먼저 만끽한 건, 가만히 눈을 감고 바람의 결을 느끼던 아내였다.
차갑고 매끄러운 칠성담의 자갈. 호텔에서 조금만 걸으면 닿는 해변에는 보석처럼 둥근 자갈들이 가득했다. 파도가 밀려왔다 빠져나갈 때마다 자갈들이 서로 몸을 부딪치며 내는 '촤르르' 하는 청량한 소리가 파도 소리와 어우러졌다. 물기를 머금어 반짝이는 돌의 매끄러운 촉감을 가장 먼저 좋아하며 작은 손으로 자갈을 움켜쥔 건 둘째였다.
멀어지는 파란 지붕을 보며, 우리는 다음 여름에도 꼭 이곳에 오자고 약속했다.
- 호텔의 무료 자전거를 이용해 칠성담 해변의 바람을 온몸으로 느껴보길 추천한다.
- 이른 새벽, 옥상 테라스에서 태평양이 푸르게 깨어나는 찰나를 가만히 지켜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