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아이스크림이 녹아 하얀 티셔츠에 툭 떨어졌다. 끈적였지만 아이는 상관없다는 듯 파란 바다만 바라봤다. 4월의 화롄은 모든 것이 파란색이었다. 하늘도, 멀리 보이는 산의 능선도, 그리고 우리가 머문 공간의 벽면도.
푸른 바다를 품은 이곳, 왜 가족과 함께여야 할까?
화롄역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도착한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코끝을 스치는 옅은 바다 내음과 함께 눈부신 흰 벽과 파란 포인트 컬러가 우리를 맞이한다. 마치 산토리니의 어느 골목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Qi Xing Tan Du Jia Fan Dian의 풍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소음을 잠재우는 마법이 있다. 정원의 분수대에서 튀어 오르는 차가운 물방울과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공중에서 기분 좋게 섞여 든다. 객실의 창을 열면 4월의 쾌적한 바람이 눅눅함 없이 밀려들어 오고, 빳빳하게 잘 관리된 하얀 시트의 서늘한 촉감이 피부에 닿는다. "와, 바다가 다 보여!"라고 외치는 아이의 목소리에 아내의 미소가 번진다. 넉넉한 공간 덕분에 서로의 어깨가 부딪혀 예민해질 일 없는 이 여유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관계를 더욱 부드럽게 이어주는 푸른 쉼표가 된다. 화려한 최신식 시설은 아니지만, 정갈한 공간이 주는 안온함이 우리를 감싸 안았다.
아이의 눈에 비친 가장 빛나는 발견은 무엇이었을까?
둘째 아이는 호텔에서 무료로 대여해 준 자전거에 완전히 마음을 빼앗겼다. 헬멧의 턱끈을 조이며 비장한 표정을 짓던 아이가 서툴게 페달을 밟을 때마다, 체인이 맞물리는 경쾌한 금속음이 귓가를 때린다. 자전거를 타고 도착한 칠싱탄 해변에는 고운 모래 대신 매끄럽게 닦인 조약돌들이 파도에 씻겨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자갈자갈' 하며 돌들이 서로 몸을 부딪치는 리드미컬한 소리가 들려온다. 아이는 허리를 숙여 가장 투명하고 둥근 돌 하나를 골라 내 손바닥 위에 조심스레 올려두었다. "아빠, 이건 바다가 우리한테 준 선물이야." 그 작은 손의 온기와 진심 어린 눈빛에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졌다. 돌아오는 길, 24시간 운영되는 스낵바에서 입안 가득 바삭하게 부서지는 쿠키의 달콤함과 시원한 음료의 청량함은 아이에게 그 어떤 화려한 관광지보다 강렬한 기억으로 각인되었을 것이다. 무용한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 비로소 여행이 된다는 것을, 아이의 작은 뒷모습을 보며 다시금 깨달았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때, 가슴 속에 남을 잔상은 무엇일까?
마지막 날 새벽, 우리는 루프탑 플랫폼으로 향했다. 짙은 남색의 태평양이 수평선 너머로 붉은 해를 밀어 올리는 광경은 압도적이었다. 새벽 공기는 살짝 서늘했지만, 곁에 선 가족들의 체온이 옷깃 사이로 스며들어 포근했다. 라운지 체어에 몸을 깊숙이 묻고 아무 말 없이 바다를 바라보는 정적이 편안했다. 조식 뷔페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뜻한 죽 한 그릇을 비우며, 이번 여행의 조각들을 천천히 맞추어 보았다. Qi Xing Tan Du Jia Fan Dian의 파란 지붕을 뒤로하고 떠나는 길, 대단한 깨달음은 없었지만 아이의 옷자락에 묻은 하얀 자갈 가루와 입안에 남은 우유의 고소한 풍미는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분했던, 그 정적의 시간이 우리 가족을 다시 숨 쉬게 했다.
아이들이 잠든 차 뒷좌석 위로 칠싱탄의 조약돌 하나가 외롭게 굴러다니고 있었다.
- 호텔의 무료 자전거를 이용해 칠싱탄 방문객 센터까지 가벼운 해안 산책을 즐겨보세요.
- 이른 새벽, 루프탑 플랫폼에서 태평양의 수평선을 가르는 웅장한 일출을 감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