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롄의 겨울, 우리 가족의 귓가에 머문 다섯 가지 조각
치익, 달궈진 불판 위에서 고기가 익어가는 요란한 소리와 사람들의 활기찬 외침. Li Xiang Jiu Dian 문을 나서자마자 닿은 화롄 야시장의 공기는 숯불 향과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뒤섞여 있었다. 멧돼지 구이가 지글거리며 내뿜는 연기 사이로 둘째가 "아빠, 이 고기는 어디서 왔어?"라고 묻는다. 나는 대답 대신 아이의 입가에 묻은 기름기를 다정하게 닦아주었다. 무질서한 소음의 파도 속에서도 우리가 함께 있다는 안도감이 포근한 온기가 되어 전해졌다.
첨벙, 욕조 속에서 물이 튀어 오르는 경쾌한 소리. Li Xiang Jiu Dian의 현대적인 패밀리룸 욕실은 창 너머로 끝없는 태평양을 품고 있었다. 아이들이 물속에서 작은 전쟁을 치르며 내지르는 웃음소리가 하얀 거품과 함께 천장까지 튀어 올랐다. 1월의 서늘한 바람이 창밖에서 웅웅거리며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욕조 안의 온도는 더없이 완벽했다. 아이들의 웃음은 마치 잔잔한 수면 위로 퍼지는 동심원처럼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끼익, 나무 바닥이 가늘게 숨을 몰아쉬며 우는 소리. 아버지가 손주들의 잠든 얼굴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딜 때마다 들려오는 낮은 울림이다. 누군가는 낡은 소리라 하겠지만, 내게는 그 소리가 가족을 향한 아버지의 정직하고 조심스러운 사랑처럼 느껴졌다. 소리를 죽이며 걷는 아버지의 굽은 뒷모습과 그 뒤를 쫓던 아이들의 작은 발소리가 겹쳐지며, 완벽하지 않은 공간이 주는 기묘한 편안함이 마음을 적셨다.
휘이잉, 창틀을 날카롭게 때리는 겨울 바람의 노래. 화롄의 1월은 생각보다 시리고 매서웠다. 어머니가 창밖의 푸른 수평선을 바라보며 낮게 한숨을 내쉬자, 바람이 창문을 흔들 때마다 방 안의 공기가 미세하게 떨렸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말없이 서로의 어깨를 맞대고 누웠다. 밖은 시린 겨울이었고 안은 눅눅한 온기였다. 그 극명한 온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우리를 더 밀착하게 만들었고, 서로의 체온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성벽이 되었다.
쩝쩝, 입안 가득 달콤하고 짭짤한 간식을 씹는 소리. 야시장에서 사 온 현지 음식들을 펼쳐놓고 나누어 먹는 시간, 아이들이 입을 크게 벌려 음식을 밀어 넣는 소리가 리드미컬한 음악처럼 들렸다. 특별한 대화는 필요 없었다. 그저 씹고 삼키는 소리만이 거실의 황금빛 조명 아래를 채웠다. 배가 부르자 소란함은 서서히 잦아들었고, 밀물처럼 밀려온 기분 좋은 정적이 우리 가족의 밤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거위털 이불 속에 파묻힌 세 개의 작은 숨소리.
- Li Xiang Jiu Dian 인근 야시장에서 멧돼지 구이와 화롄의 현지 길거리 음식을 맛보며 여행의 활기를 느껴보세요.
- 현대적인 객실의 욕조에 몸을 담그고 태평양의 수평선을 바라보며 일상의 소음을 잊는 시간을 가져보세요.